- 와인은 여자와 같아 적당히 마시면 밤에 좋아
"심장에 좋은 것은 성에도 좋습니다. 관상동맥 직경이 3~4㎜지만 음경 혈관의 직경은 1~2㎜에 불과해요. 고지혈로 동맥경화가 올 때 가장 먼저 막히는 것이 바로 음경 혈관입니다. 그래서 음경은 작은 심장(small heart)이라고도 불리죠. 와인이 심장에 좋다면 성에도 당연히 좋겠죠.”
김세철 교수는 국내 최초로 남성불임증 진단법을 도입한 한국 남성의학의 개척자로 불린다. 전국 대학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베스트 닥터로 선정된 적이 있다.
허 화백이 김세철 교수를 만난 곳은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개화옥.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추고 불고기, 보쌈 등 우리 음식을 창조적으로 되살린 퓨전 한식집이다. 된장으로 맛을 낸 된장국수부터 시원한 김치말이 국수, 부추와 차돌박이 구이는 이 집이 자랑하는 별미다.
보유한 와인이 다양하고, 가지고 온 와인에 대한 코르크 차지도 저렴해 와인 애호가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개화옥은 김 교수의 추천에 따라 남성 전립선 건강에 좋은 친환경 야채구이와 제주 흑돼지 보쌈, 한우 떡갈비 등을 내놓았다. 김 교수에 따르면 성생활은 건강의 바로미터다.
심장이 좋지 않은 사람의 경우 이미 음경 혈관에 문제가 발생한 상태다. 김 교수는 “남성들의 발기 문제는 심장 건강을 미리 체크할 수 있는 지표”라며 “심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2명 중 1명 이상이 성기능에 장애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뇨 역시 마찬가지다. 당뇨는 성기능을 10년 이상 떨어뜨린다.
혈압과 전립선도 성생활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모든 병의 원인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입니다. 장님이 코끼리를 볼 때 꼬리 만진 사람은 꼬리 얘기하고 코 만진 사람은 코를 얘기하죠. 실체는 코끼리인데 부분만 보기 때문입니다. 당뇨, 심장병, 고혈압, 발기부전, 배뇨장애 등은 모두 하나로 묶여 있다고 보면 돼요.”
이를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김 교수는 “운동을 하면 혈압이 내려가고 혈당이 내려가고 체중이 내려가고 발기력은 향상된다”며 “모두가 연계돼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자주 사용하는 기관은 발달하고 그렇지 않은 곳은 퇴화한다는 용불용설(用不用說)도 성기능에 적용된다.
성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힘을 아끼는 게 아니다. 부부관계를 하고 나면 발기력이 되레 높아졌음을 느끼게 된다. 김 교수는 “성관계 후 남성호르몬 수치는 더 올라간다”며 “매일 운동하는 육군사관학교 생도보다 여학생들을 캠퍼스에서 많이 보는 일반 대학 남학생들의 성호르몬 수치가 훨씬 높고 더 남성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밝히는 사람이 더 밝힌다는 것도 사실”이라며 웃었다.“일생 동안 성생활 횟수가 한정돼 있다더라”는 허 화백의 질문에 김 교수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조선시대 왕이 과도한 성생활로 빨리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평균 수명이 47세로 일반인들보다 10세 이상 오래 살았다”며 “젊어서 바람을 피워 다 소진하면 나중에 나올 게 없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자 허 화백은 “전부 여자들이 지어낸 말이구먼”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흥미로운 건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남자들에게만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비아그라의 동물 임상시험에선 암컷들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람에게 적용하자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 이는 성욕을 일으키는 원인이 남녀가 다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남자는 자극이 있으면 바로 흥분하지만 여자는 브레인으로 섹스를 한다”며 “성생활에서 여자들의 감성과 청각을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거짓말이라도 아름답다거나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는 나이대별로 성욕을 느끼는 시기도 다르다.
▎김세철 교수는 적당량의 와인은 성기능에 좋다고 강조했다.
생물학적으로 남성의 성은 17~18세에 전성기를 맞고 30세를 넘으면서 내리막을 걷게 된다. 반면 여성의 성적 욕구는 평생 학습과정으로 37~38세에 최고조에 이른다.
남성의 성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이다. 김 교수는 미국 MIT대학 노화연구소의 논문을 소개했다. 미국의 30대에서 70대 사이의 건강한 남자들을 8년 동안 지켜봤을 때 전체 17%가 발기장애가 있었다.
주 원인은 운동 부족이었다. 김 교수는 “매일 30~40분씩만 걸으면 8년 후 발기장애의 50%를 예방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운동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식습관이다. 그는 “한국인의 전립선암 발병률은 3%지만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전립선암 발병률은 12%에 달한다”며 “과도한 육식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와인이 성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일단 긍정적이다. 먼저 사랑을 나눌 때 체면을 중시하는 뇌 기능을 억제시켜 흥분 효과를 유발한다. 특히 아이스 와인처럼 달콤한 술은 사랑을 나누라고 나온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일부 논문에 따르면 술이 발기장애를 치유하는 데 효과가 있다. 특히 레드와인은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수치를 올리는 반면 동맥경화를 줄여 성기능에 효과적이다.
문제는 적정량이다. 김 교수는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전날 술을 마셨는지 마시지 않았는지 구분이 안 될 정도가 최적의 양”이라고 밝혔다. 지나친 음주는 심장보다 간에 악영향을 미쳐 해롭다. 김 교수는 “와인은 여자와 같다”며 “지나치게 가까이 가도, 지나치게 멀리해도 안 된다”고 말했다.
복분자의 효능도 인정했다. “얼마 전 지자체의 부탁으로 쥐에게 복분자를 먹이는 생체실험을 했다”며 “전립선엔 보통 항생제가 잘 먹히지 않는데 복분자를 주니 쥐의 전립선염이 바로 없어지더라”며 놀라워했다. 그는 “복분자엔 와인에 있는 폴리페놀 성분뿐 아니라 배뇨근을 수축하는 효과까지 있는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야채구이와 아르헨티나 소비뇽 블랑 야채류는 남성 전립선 건강에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산성 식품인 고기, 생선 등과 함께 먹을 경우 영양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와인과 함께할 때는 야채의 신선함과 본연의 맛을 누그러뜨리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요령. 풋풋한 풀 향기가 후각을 자극하는 소비뇽 블랑이 대표적이다.
특히 아르헨티나 와인회사인 노통이 만드는 ‘영 버라이틀 소비뇽 블랑’(Bodega Norton Young Varietals Sauvignon Blanc)은 신선한 허브향이 느껴지는 상큼한 풍미가 인상적인 화이트 와인이다. 구운 야채 요리와 함께하면 마치 생야채를 즐기는 듯한 발랄함과 상쾌함을 선사한다. 노통은 오스트리아 크리스털 회사인 스와로브스키가 소유하고 있는 와인회사로 유명하다.
보쌈과 이탈리아 몬테풀치아노 보쌈은 고기를 수육 형태로 삶기 때문에 다른 조리법에 비해 몸에 해로운 고지방 성분이 대부분 제거돼 고기를 낮은 칼로리로 즐길 수 있는 건강 음식이다. 세계적인 장수지역 일본 오키나와의 눈에 띄는 특별한 식습관 중 하나도 삶은 돼지고기를 많이 먹는 것이다.
특히 돼지고기는 체내에 축적된 수은, 납 등 공해물질을 배출시키는 해독작용을 도와 요즘 같은 황사철에 일등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기름기가 쏙 빠진 담백한 보쌈엔 타닌의 부드러움이 강조된 와인이 조화를 이룬다. 연해진 육질 사이사이로 와인이 부드럽게 스며들어 고기의 질감을 제대로 살려주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와인 ‘몬테풀치아노 일리코’(Montepulciano Ilico)는 비단과 같은 타닌의 느낌을 바탕으로 탄탄한 균형감이 있어 보쌈의 담백한 맛을 한껏 높여준다. 한우 떡갈비와 칠레 카베르네0.0.0.7 쇠고기는 비장과 위를 보호하고 기혈을 돕는 등 건강에 이로운 육류다. 특히 성장과 뼈, 정자 생성에 관여하는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풍부해 남성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을 준다.
떡갈비는 일반 갈비요리와는 달리 갈비살을 곱게 다져 익히기 때문에 연하고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구운 고기와 카베르네 소비뇽은 마리아주의 기본 중 기본으로 통한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안주와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와인 품종의 만남이기도 하지만, 고기 맛을 살려주는 데 카베르네 소비뇽만의 매력이 남다르다.
코리아 와인 챌린지 2010에서 최고의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꼽힌 ‘비냐 마이포 카베르네 소비뇽 리제르바’(Vina Maipo Cabernet Sauvignon Reserva)는 우아한 향으로 다진 떡갈비의 부드러운 질감을 유연하게 감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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