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가항공’ 대표주자 제주항공 성장의 비밀

‘118억원에서 1584억원으로.’
‘저가항공’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제주항공의 성적표다. 제주항공은 2005년 1월 애경그룹과 제주도가 합작해 만들었다. 현재 애경그룹이 81.7% 지분을 갖고 있다. 2006년 118억원이던 이 회사의 연 매출액은 지난해 1584억원으로 치솟았다.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연평균 91.5%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 24일 창립 6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김종철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현재의 추세로 간다면 2015년에는 연 매출 5100억원을 달성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2005~2006년 사이 한성항공, 제주항공 등 이른바 저가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이 취항을 시작할 무렵만 해도 이들의 미래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았다. 항공시장엔 이미 두 대형 항공사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6년, 제주항공은 그런 주위의 우려를 보기 좋게 무너뜨렸다. 현재 제주항공은 국내선 외에도 일본(오사카, 나고야, 기타큐슈), 태국(방콕), 필리핀(마닐라·세부), 홍콩 등 4개국 7개 도시 8개 정기노선에 취항 중이다. 전체 매출에서 국제선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23%에서 1년 만에 46%로 늘었다.
항공여행 대중화 이끌어제주항공 측은 ‘항공 대중화’를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는다. 제주항공 등 저가항공사들의 시장 진출로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이 대중화됐다는 얘기다. 실제 제주항공의 제주선 이용객 증가 추이는 제주 방문객 증가율과 맞아떨어진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제주 방문 관광객 증가율은 연평균 1%대에 불과했지만, 제주항공 취항 이후인 200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평균 9%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저가항공사들의 진출로 항공 운임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국내선 항공 운임은 1996년 이후 연평균 8.5% 안팎으로 증가했지만 2004년 이후 현재까지는 동결됐다.제주항공 측은 “제주항공 취항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제주항공을 벤치마킹해 진에어와 에어부산을 설립하고 이스타항공 등 저가항공 후발주자도 시장에 진입하면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국제선 진출로 시장 확대국내선에만 머물지 않고 국제선으 시장을 확대한 것도 성공 비결 중 하나다. 제주항공은 취항 2년 만인 2008년 7월 국제선에도 뛰어들었다. 2009년 3월 인천에서 일본 오사카와 기타큐슈에 두 개정기노선을 개설했고, 현재는 4개국 7개 도시 8개 정기노선에 취항한다. 제주항공 측은 “제주항공이 일본 노선에 취항한 이후 1년간 한·일 양국을 방문한 관광객은 약 474만 명으로 취항 이전 연도에 비해 약 10% 증가했다”며 “운임이 다양해져 항공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운항 안전성 강화에도 노력운항 안전성을 높이는 데도 노력을 기울인다. 제주항공은 2009년 LCC로는 이례적으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표준평가제도인 IOSA(IATA Operation Safety Audit)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개정된 ‘3rd Edition’을 신청해 ‘무결점’(Zero Finding)으로 통과했다. IOSA는 2003년 IATA가 개발한 항공사의 안전운항과 품질보증 관리체계에 대한 평가시스템이다.
안전관리, 운항, 정비, 객실, 운송, 운항관리,항공보안 등 8개 부문의 900여 개 항목에 걸쳐 평가한다. IOSA 인증을 받은 국내 항공사는 제주항공을 비롯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4개 회사다. 제주항공 측은 “‘3rd Edition’ 인증을 받은 항공사는 국내에선 제주항공이 처음”이라며 “제주항공의 안전운항관리시스템이 국제공인 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동북아 진출로 안정적인 성장세 목표제주항공은 이 같은 성장세를 앞으로도 지속해 나간다는 목표다. 전략노선으로 삼은 일본 노선의 성장 속도를 높이고자 항공기를 추가로 사들이고 일본항공(JAL) 출신의 조종사도 영입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측은 “일본 공항은 고도의 숙련도를 요하는 곳이 많아 현지 공항 사정에 정통한 이들을 영입해 운항 안정성을 끌어올리려고 한다”며 “이르면 3월 안에 JAL 출신의 베테랑 조종사 두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6년까지 10대 안팎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라며 “조종사를 안정적으로 수급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의 성장을 발판으로 장기적으로는 동북아 노선의 ‘LCC 대표주자’가 목표다. 김종철 대표이사는 “이제 저비용 항공은 대안이 아닌 선택이 됐다”며 “제주항공은 향후 일본 노선에서 선도적 입지를 굳히고 홍콩 노선의 운항횟수를 확대한 뒤 내년부터는 중국, 몽골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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