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품개발자] 울샴푸를 울에만 쓰시나요

'아끼는 모든 옷엔~.’
애경산업의 울샴푸 용기에 쓰여 있는 문구다. 애경산업 마케팅팀 세탁세제 파트 장금숙(39) 파트장은 “울샴푸는 실크 블라우스, 시폰 원피스 등 아끼는 모든 옷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울샴푸는 1990년 11월에 출시된 액체 중성세제다. 중성세제로 세탁하면 알칼리성인 일반 세제로 빠는 것보다 옷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울샴푸는 출시 후 지금까지 중성세제 시장의 독보적 1위다. 현재 점유율도 70%대다. 울샴푸 독주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장 파트장은 “다른 브랜드가 세탁력을 앞세울 때 울샴푸는 옷을 관리·보호해준다는 점을 부각했다”고 말했다. 고가의
의류를 소중히 세탁하고 관리하는 장점을 소비자에게 강조했다는 말이다.
제품명에 ‘샴푸’가 들어 있다 보니 애경산업 소비자상담실에는 웃지 못할 일이 종종 벌어졌다. 출시 초기에 울샴푸로 머리를 감은 후 항의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울샴푸로 강아지를 목욕시키는 사람은 아직도 간혹 있다고 한다. 울에만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가끔 있다. 하지만 장 파트장은 ‘울샴푸’라는 이름을 버리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울샴푸가 이미 널리 알려진 이름이기 때문이다.
대신 ‘아끼는 옷에 사용한다’는 것을 알리려 노력한다. 장 파트장은 “중성세제로 빨아야 하는 옷이 의외로 많다”며 “하지만 사람들은 세탁법에 신경을 많이 안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판촉활동을 중성세제로 빨아야 하는 옷에 집중했다. 속옷매장에서 속옷을 구매하는 사람에게 샘플을 증정했다. 점원이 ‘이 옷은 중성세제로 빠는 것이 좋다’고 세탁법을 말하면서 울샴푸 샘플을 주는 형식이었다. ‘울샴푸 아웃도어’는 2008년에 나왔다. 아웃도어는 특수소재가 많다. 특수소재 세탁에 적합한 제품이 있다는 걸 알리는 것이 중요했다.
주 고객인 등산객은 주말에 많이 몰린다. 등산로 입구에서 진행되는 울샴푸 아웃도어 판촉 행사도 주말에 진행됐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은 주말을 포기해야 했다. 주말이면 직원들의 가족이 산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행사가 끝나면 함께 밥을 먹고 들어가는 것이 일상화됐다. 장 파트장은 원래 디자이너로 애경산업에 입사했다. 회사 쪽에서 마케팅 일을 해보겠느냐는 제안을 해 6년 후인 2008년 마케팅팀으로 와 세탁세제를 맡았다. 여기서 장 파트장은 울샴푸 오리지널·후레쉬·드럼전용 세제를 새로 출시했고, 아웃도어와 블랙&컬러를 내놓았다.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장 파트장은 “옷을 쉽게 사고 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잘 관리해 오래 입는 것이 환경에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새 옷처럼 입을 수 있도록 관리하는 제품을 계속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수정 기자 palindrom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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