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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코오롱 증시서 돈 모아 덩치 키운다

[Company] 코오롱 증시서 돈 모아 덩치 키운다

2011년 매출 10조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코오롱그룹은 예전에는 10대 또는 20대 그룹에 들었다. 지금은 30대 밖이다. 구조조정과 지주회사 전환 등으로 그룹 체질을 바꾼 이웅열 회장은 부쩍 ‘덩치’를 강조한다. 이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2011년은 그룹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매출 10조원을 돌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매출 3조2000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40%에 이르는 실적을 올린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배영호 사장이 “그룹을 30대 반열에 올려놓는 게 단기 목표”라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제조업이 주력인 코오롱그룹에서 매출을 올리려면 투자가 절실하다. 제조업 특성상 투자로 공장을 새로 짓거나 규모를 키워야 자연히 매출도 올라간다. 그러려면 돈이 필요하다. 코오롱그룹이 우량 계열사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30대 그룹 재진입 목표코오롱그룹은 화학·소재·패션 전문 기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자회사 코오롱플라스틱과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을 유가증권 시장에, IT(정보기술) 서비스 기업 코오롱아이넷의 자회사인 코리아e플랫폼을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코오롱아이넷은 유가증권 시장 편입을 앞두고 있다. 코오롱플라스틱은 6월 15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올해 말 상장이 목표다. 코오롱아이넷은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예심을 청구했다. 코오롱아이넷의 자회사인 코리아e플랫폼은 올해 말까지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6월 3일 현재 증시에 상장된 코오롱그룹 계열사는 5곳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건설, 그룹 지주회사인 코오롱은 유가증권 시장에 있다. 코오롱아이넷과 코오롱생명과학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오롱그룹이 투자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상장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이 좋은 알짜 계열사를 잇따라 증시에 입성시켜 자금을 조달해 투자를 늘려 그룹의 덩치를 키울 것이란 분석이다. LIG투자증권 김영진 연구원은 “상장을 앞둔 코오롱그룹 계열사들은 공모주 청약으로 들어오는 돈으로 생산시설을 증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동차와 화학섬유 업계의 호황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코오롱플라스틱과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의 상장 타이밍이 적절하다는 평가다.

코오롱플라스틱이 딱 그런 사례다. 자동차 경량화용 소재로 쓰이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제조업체인 이 회사의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07년 이후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54.3%에 이른다. 지난해엔 매출 1661억원과 영업이익 191억원을 올렸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생산시설 확대에 나섰다.

코오롱플라스틱은 공모주 청약으로 유입될 331억~374억원을 경북 김천 공장 증설에 활용할 계획이다. 코오롱플라스틱 김호진 대표는 “생산시설이 늘면 2015년 매출 5000억원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조진남 부장은 “올 연말 김천 공장 증설이 끝나면 생산량이 지금보다 두 배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의 자동차 시장이 커지고 유럽 국가들이 속속 친환경 소재를 채택하고 있어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시장의 성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이런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증설이 매출 확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공모 자금으로 공장 증설코오롱그룹의 계열사 상장 작업은 지주회사 전환으로 속도를 내게 됐다. 지주회사 체제 출범 후 독립경영과 책임경영을 강조하면서 계열사별로 자율적으로 경영하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김영진 연구원은 “코오롱그룹이 구조조정과 지주회사 전환을 거치며 사업 분야를 깔끔하게 정리해 계열사가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계열사 상장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지주회사인 코오롱의 기업 가치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코오롱플라스틱의 현재 장부상 기업 가치를 390억원으로 잡고 있다. 상장 후에는 다르다. 코오롱플라스틱의 공모가는 주당 4300원이다. 상장 후 기업 가치는 800억원대로 껑충 뛴다. 코리아e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모회사인 코오롱아이넷 이유나 차장은 “코리아e플랫폼이 상장되면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상장은 코오롱그룹의 다른 회사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지주회사인 코오롱, 코오롱플라스틱과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의 모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다만 그룹 전체 차원에서 볼 때 코오롱건설 등 실적이 나쁜 계열사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으면 그룹 가치를 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들과 달리 이미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코오롱아이넷은 유가증권시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지난해 이 회사는 매출 1조70억원과 영업이익 185억원을 올렸다.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기면 기업의 브랜드 가치와 신인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미래에셋증권 박재철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유가증권시장에 집중하게 마련이어서 이들의 재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계열사 잇따른 증시행

KT스카이라이프·신세계인터내셔널 하반기 상장


KT와 신세계도 계열사 상장을 앞두고 있다. KT 계열의 디지털위성방송업체인 KT스카이라이프는 3월 31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내고 공모 절차에 들어가 6월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309억원, 영업이익 372억원을 올렸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5월 26일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예비심사 적격 판정을 받았다. 올 7월 상장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널의 매출액은 5831억원, 영업이익은 448억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상장에 우호적인 조건이 조성됐다”며 “앞으로도 계열사 기업 공개에 나서는 대기업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as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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