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chel Herbelin _ 모던하지만 튀지 않는다

그간 면세점에서만 볼 수 있었던 시계 브랜드 미셸 에블랑을 국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시계 브랜드 수입 전문 회사인 우림FMG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다. 론칭 파티는 6월 1일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열렸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프랑스 본사 피에르 미셸 에블랑(Pierre Michel Herbelin) CEO가 한국을 찾았다. 그만큼 이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다.
“미셸 에블랑은 현재 50여 개국에 진출했고, 동북아시아에선 한국이 최초입니다. 15년 전 한국 면세 시장에 진출했지만 제한적이었죠. 본격 진출을 위해 파트너를 모색하던 중 지난해 바젤 시계박람회에서 우림FMG의 김윤호 사장을 알게 됐습니다. 아시아 마케팅에 힘쓰던 중이라 시기도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동북아시아 시계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많은 시계 브랜드가 한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미셸 에블랑은 가격대가 합리적이면서 디자인이 아름다워 전 세계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에도 매니어 층이 형성 됐을 정도다. 레드 오션이라고 할 만큼 포화상태에 있는 한국 시계시장이지만 여러 브랜드가 상륙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시계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진입이 어려운 편이죠. 하지만 소비자 층을 봤을 때 중산층이 잘 형성돼 있는 성숙한 시장이라 매우 매력적입니다. 한국 소비자들이 유럽적인 브랜드, 특히 프랑스 브랜드에 호감을 가지고 있죠. 프랑스의 디자인이나 품질 등에 좋은 이미지를 가진 소비자 층이 형성돼 있어 안착이 어렵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미셸 에블랑은 유럽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프랑스, 독일, 남아공에서는 ‘국민 시계’라 불릴 정도로 히트를 쳤다. 성공요인이 뭘까.
“우리가 성공한 시장의 특징은 최소 20년에서 30년 넘게 동일한 파트너와 장기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죠. 미셸 에블랑은 현지 파트너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기업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LVMH처럼 거대 마케팅 그룹이 아닌 가족경영을 기반으로 한 독립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대기업에 비해 본사 지원이 상대적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는 우리 브랜드에 100% 신뢰를 갖고 있는 적절한 파트너를 찾아야만 성공할 수 있죠.”
신뢰를 기반으로 한 파트너십도 주효했지만, 미셸 에블랑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프랑스 특유의 감성을 살린 디자인에 스위스 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를 꾀합니다. 전문 시계 메이킹 기업으로서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려는 고집도 버리지 않고요. 디자인 측면에서는 모던하지만 너무 튀지 않습니다. 유행에 앞서지 않지만 뒤처지지 않는 컨셉트를 유지합니다. 오늘 사면 10년 후에도 찰 수 있는 시계를 모토로 합니다.”
피에르 미셸 에블랑은 3대 CEO로 브랜드 창립자의 둘째 아들이다. 장남에 이어 지난해 경영 바통을 이어받았다. 형이 창조적인 마인드로 브랜드에 멋을 더했다면 시계 장인 출신인 동생은 기술적인 진보에 치중할 계획이다.
피에르는 시계 제작 학교를 졸업하고, 쥐라 지역을 여행하면서 여러 시계 제작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안목을 키웠고, 디자인부터 시계를 만들어내는 것까지 전문성을 갖추게 됐다.
형이 새로운 시계를 개발했을 때도 적합한 무브먼트를 선택하는 건 그의 몫이었다. 그는 미셸 에블랑이 세계적인 시계 회사로 발돋움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는 형이 은퇴하면서 자연스레 회사의 수장이 됐다.
“가족경영 기업의 강점은 CEO가 회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는 거죠. 저는 시계공장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접한 부분이 많았고 30년간 이곳에서 일해 왔습니다. 힘든 점은 아버지와 형을 거쳐 경영권이 변화를 맞고 있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조급하게 할 생각은 절대 없습니다. 멀리 봐야죠. 스물여섯 살 된 아들이 2년 전부터 회사에서 함께 일하고, 형의 딸도 직원이기 때문에 가족경영은 계속되리라 봅니다.”
그는 시계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반기면서 한편으로는 우려의 시각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진짜 시계 전문회사에서 개발된 시계가 각광받게 될 것입니다. 최근 유명 브랜드에서 문어발 식으로 품목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시계에도 손을 뻗치는 분위기라 걱정되긴 합니다. 주력 상품의 초점이 흐려지는 대신 브랜드 위주로 가고 있습니다. 한 브랜드에서 이것저것 만들다 보면 진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현명한 소비자라면 결국 다시 되돌아오리라 믿습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SK케미칼, ‘2024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권은비, 파격 의상에 잘록한 허리 '당당'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安 당대표 출마 "비대위, 혁신안 통과 의지 없다"(종합)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한산한 회사채 시장… 7년물 발행하는 HD현대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유럽 동정적 사용은 ‘효과 입증’ 필수…젬백스, 알츠하이머 임상2상 성공 청신호?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