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자인 경영" Balance of Reason and feeling
- "삼성전자 디자인 경영" Balance of Reason and feeling
![]() ![]()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디자인경영센터에서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시안을 놓고 토론하고 있다. |
“삼성의 디자인 경쟁력은 1.5류다.”
2005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삼성그룹 디자인 전략회의에서 임직원들을 숨죽이게 한 이건희 회장의 발언이다. 직접 사장단을 이끌고 밀라노 가구박람회를 둘러본 이 회장은 이날 ‘밀라노 디자인 경영’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1996년 ‘디자인 혁명’ 선언 이후 10년에 걸쳐 강력한 디자인 혁신을 추진해 왔지만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이다.
삼성은 이듬해인 2006년 그룹 차원의 디자인 전략을 선포하고 ‘제2의 디자인 혁명’을 시작했다. ▶독창적 디자인과 유저 인터페이스 체계 구축 ▶디자인 우수 인력 확보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 조성 ▶금형기술 인프라 강화가 핵심 내용이었다.
5년이 흘렀다. 삼성전자의 디자인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 그동안 TV를 비롯해 휴대전화, 노트북, 카메라, 가전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된 디자인 전략이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해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인 보르도 TV 개발 이후 2006년부터 TV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를 달성했다.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삼성 휴대전화는 전체 판매 대수에서는 노키아에 밀리지만 고가 시장을 휩쓸고 있다.
최근엔 세계적인 디자인 공모전 수상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3일 미국 산업디자이너협회가 주관하는 디자인 공모전 IDEA에서 총 7개 제품이 수상했다. 개별 기업별로 따지면 최다 수상이다. 기업부문 은상 등 4개, 학생부문에서 은상 등 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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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훈 디자인경영센터 전무는 “디자인은 삼성전자 제품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라며 “미적·기능적으로 우수한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1000명 디자이너의 시너지 효과
삼성전자의 디자인 혁명은 과감한 디자인 경영과 해외 디자인 연구 거점, 삼성디자인멤버십·SADI 등 여러 프로그램이 시너지를 내 결실을 거뒀다. 그 결과 21세기 소프트 경쟁력의 핵심인 디자인에서 경쟁사들을 앞서 나간 것이다.
디자인에 대한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의 관심은 각별하다. 특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오래전부터 “디자인이 곧 경쟁력”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는 삼성전자 사장단 전체의 화두가 됐다.
지난 4월 26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정기 출근을 시작한 이 회장이 첫날 둘러본 곳이 바로 10층에 있는 디자인경영센터다. 이 회장은 김순택 그룹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50분 가까이 디자인경영센터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다.
2001년 조직 개편된 디자인경영센터는 디자인을 총괄 지휘하는 곳이다. 부서별 디자인팀을 조율하고 디자인 인재를 육성한다. 2009년 서초사옥 첫 입주 시 다른 부서를 제치고 가장 먼저 들어갔을 정도로 삼성전자 내에서 위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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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경영센터의 사령탑은 윤부근 TV담당 사장이 맡았다. “CEO가 디자인센터장을 겸하는 것은 디자인을 최우선 과제로 챙긴다는 뜻”이라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몸담고 있는 디자이너는 1000명이 넘는다. 이는 필립스(500명), 소니(200명)보다 2~5배 많은 수치다. 디자이너들의 전공 또한 미술은 물론 심리학·인지과학·사회학·작곡 등 다양하다. 이는 그래픽, 사운드 등 소프트웨어 디자인과 플랫폼 전략에 디자이너의 경험을 담기 위함이다.
갤럭시S 시리즈의 소프트웨어를 디자인한 이성식 삼성전자 디자인팀 상무가 전형적인 케이스다. 그는 영화 조감독, 대학 교수를 지냈다. 2008년 삼성전자의 인재 영입 프로그램으로 입사해 지난 연말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받기도 했다.
해외 디자인 연구소도 삼성전자 디자인의 창조성을 키우는 힘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LA, 영국 런던,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이탈리아 밀라노, 인도 델리 등 총 6개국에 해외 디자인 연구 거점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번 미국 IDEA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장애인용 휴대전화 ‘터치 메신저’와 시각장애인용 카메라 ‘터치 사이트’는 900만 시각장애인이 살고 있는 중국의 상하이 소재 디자인연구소에서 기획한 제품이다. 해외 디자인연구소가 상품 디자인뿐만 아니라 지역별 소비자 형태분석 등 정보 조사를 통해 삼성의 글로벌 디자인 역량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 인재육성 제도도 돋보인다. 199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삼성 디자인 멤버십’은 우수 디자이너를 키우고 예비 디자이너에게 자유로운 활동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디자인 연구
삼성디자인학교(SADI)도 눈에 띈다. 1995년 설립된 이 학교는 2011년 2월까지 총 789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국내외 디자인계에서 명문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아울러 iF 디자인 공모전 세계디자인학교 순위에서 2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자인경영센터의 총괄 지휘와 계획 수립, 6개의 글로벌 해외 디자인 거점, 인재육성 프로그램 등이 잘 어울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자인의 힘 보여준 갤럭시S
특히 지난 4월 출시한 갤럭시S2는 국내뿐 아니라 영국, 독일 등 유럽 시장에서도 인기몰이를 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4월 말 국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갤럭시S2는 출시 55일 만에 누적판매 300만 대를 돌파했다. 하루 5만 대 이상, 1.5초에 1대씩 팔린 셈이다. 특히 영국에서 17주 연속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주간 1위를 기록하는 등 유럽에서의 선전이 눈에 띈다. 갤럭시S2의 인기 비결은 다양한 기능과 함께 소프트웨어 디자인의 탁월함 때문으로 분석된다. 본체 디자인도 뛰어나지만 안에 담긴 소프트웨어(프로그램)가 편리하게 구성돼 있다는 평가다. 갤럭시S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담당한 이성식 삼성전자 디자인팀 상무의 설명이다. “여행을 떠나 버스를 타고 산에 간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 과정 속에서 보고 들은 게 의미가 있다. 단말기도 사용자의 경험이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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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진열대에서 특정 제품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간은 평균 0.6초다. 짧은 시간에 고객의 발길을 붙잡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이건희 회장이 1996년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말이다. 이 철학은 디자인 혁명 15년이 지난 지금도 삼성전자에서 유효하다. 최근엔 외관 디자인과 함께 소비자의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 노력이 보태졌다. ‘선 디자인, 후 개발’ 전략이 그것이다.
디자인경영센터는 디자인이 단순히 제품 외관을 차별화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한 후 상품 컨셉트를 정하고, 그에 따른 상품의 기획과 개발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삼성의 첫 텐 밀리언 셀러 제품인 모바일폰 T100에서부터 최근의 크리스털 로즈 LED 7000, LED 9000 TV 등에 적용됐다.
‘밸런스 오브 리즌 앤드 필링(Balance of Reason and feeling)’ 철학은 차세대 삼성전자 디자인 혁명의 핵심 내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는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의 총체적 경험 제공을 뜻하는 것”이라며 “외관 차별화는 물론 오랜 시간 우러나오는 사용의 편안함과 즐거움,
그리고 사용자의 이야기를 담는 ‘디자인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용자를 모르면 디자인도 없다’는 모토 아래 사용자를 최우선에 둔 혁신적인 디자인 개발에 나선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삼성 디자인은 라이프 스타일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사용환경 기반의 제품 디자인, 소재·기능·구조의 통합 디자인, 경험 기반의 스마트 환경 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는… iF 디자인 공모전은 최근 출시됐거나 3년 이내에 출시 예정인 제품을 대상으로 디자인과 혁신성, 환경에 대한 배려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Creative, Company, University 등 3개 카테고리에 대해 순위를 매긴다. 점수는 최근 3년 사이 받은 상의 수에 의해 정해진다. 상 하나에 20점씩 축적되고 iF Gold Award를 수상하면 100점을 받는다. 업계 일각에서는 iF 디자인 공모전의 경우 애플보다 제품 라인업이 다양한 삼성전자가 유리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Creative 부문 외에도 Company 부문에서도 1위에 오르며 논란을 잠재웠다. 삼성은 제조사 기준으로 2520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필립스, 소니, 보쉬, 애플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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