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R] 박치현 천일오토모빌 대표

서울 강남 도산대로는 수입차 메카다. 최초, 최대, 최다 수입차 브랜드가 이곳에 밀집해 있다. 그래서 경쟁이 어느 곳보다 치열하고 각 브랜드의 흥망 성쇠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소리 없이 문을 닫는 곳이 있는가 하면 대형 전시장을 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업체도 있다.
가장 최근에 도산대로에 등장한 것은 천일오토모빌에서 운영하는 재규어 랜드로버 전시장이다. 10월 17일 문을 연 이곳은 1600㎡(484평) 크기에 3층으로 구성됐다. 각 층은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은 테마로 꾸몄고 모두 12대를 전시 할 수 있다. 최고급 인테리어로 꾸민 전시장에는 방문 고객의 편의를 위해 별도의 고객대기실 및 컨설팅 룸을 갖췄다.
천일오토모빌은 박치현(34) 사장이 이끌고 있다. 부산 굴지의 운송회사인 천일여객그룹 창업자 박남수 회장의 장손이다. 어려서부터 자동차를 좋아해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국내 수입차 시장이 어려움을 겪던 2008년 말 수입차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후 공격적인 경영으로 불과 3년 만에 서울 강남에만 3곳의 전시장을 열었다. 11월 10일에는 성수동에 초대형 서비스 센터도 선보였다. 재규어 랜드로버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는 지금이 투자의 적기라판단한 것이다. 11월 14일, 강남 전시장 4층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자신감이 넘쳤다.
3년 전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입차 사업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모두 말렸습니다. 경기가 바닥을 치던 시기였습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 성공에 회의적인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성공 확신이 있었죠. 2~3년 안에 수입차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재규어는 성능과 브랜드 파워에 비해 저 평가 된 브랜드라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새로운 모델 출시와 함께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재규어는 세계 3대 디자이너로 꼽히는 이안 칼럼을 수석 디자이너로 영입하며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그는 2007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컨셉트카 ‘C-XF’를 공개한 데 이어 양산형 모델인 ‘XF’를 출시했다. 재규어의 고유 디자인을 현대 감각에 맞게 재해석해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먼저 미국과 유럽에서 새 스타일의 재규어 시리즈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박 사장은 한국에서도 통할 거라고 믿었다. 점차 개성이 중시되는 한국 자동차 문화도 그가 주목한 대목이다. 재규어의 경쟁군은 벤츠 S 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과 같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최고급 세그먼트다. 독일 브랜드에 식상한 고객들에게 영국의 귀족적 분위기를 풍기는 재규어가 관심을 끌 것으로 생각했다.
요즘 시장 상황을 어떻게 분석하고 계신가요.“올해 들어 성장세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9월말까지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재규어 24.2%, 랜드로버 46.5% 성장했어요. 전체 수입차 성장률인 20%를 상회하는 수치지요. 강남에 전시장을 마련하고 A/S센터도 크게 신축했습니다. 고객이 관심을 보여 줄 때 더 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재규어 랜드로버의 판매는 재규어 XF,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레인지로버 스포츠 등이 이끌고 있다. 재규어의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 XJ와 11월에 출시한 콤팩트 SUV 레인지로버 이보크도 반응이 괜찮다. 천일오토모빌 관계자는 “차량 주문 시 몇 달씩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천일오토모빌은 재규어 랜드로버 본사에 더 많은 차를 보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판매가 느는 만큼 고객 관리는 어려워집니다. 국내 수입차 브랜드의 공통적인 문제가 바로 A/S 입니다. 천일오토모빌은 고객을 위해 어떤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까.“국내 서비스센터 중 유일하게 24시간 접수를 받고 있죠. 자동차에 문제가 생겼는데 다음날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얼마나 속상하겠습니까. 서비스센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서초동과 잠원에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최근에 성수동에도 오픈 했습니다. 성수 센터는 지하 1층, 지상 7층의 초대형 서비스센터입니다. 딜러 규모에 비해 많은 투자를 한 거죠. 성수 서비스센터는 18개의 워크베이를 갖춰 하루 평균 60대, 월 평균 1500대까지 정비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영 철학을 가지고 조직을 이끌고 있습니까. “고객에 앞서 우리 직원들에게 최선을 다합니다. 직원이 편하고 행복해야 고객에게 잘하지않겠습니까. 직원이 왕입니다. 저는 나이도 젊고 경험도 부족합니다. 젊은 경영자지만 CEO의 역할은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지요. 직원이 행복해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만큼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갑니다. 그래야 회사가 발전하고요.”
박 사장은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다. 누구나 찾아올 수 있도록 사장실 문을 아예 없앨 생각이다. 또 직원이 이메일·문자·전화로 연락을 하면 곧바로 답을 한다. 드럼통을 잘라 만든 석쇠에 고기를 구우며 소주를 마시는 자리도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현장 직원을 통해 생생한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전략이 궁금합니다.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라인업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하나 같이 개성이 강하고 탁월한 품질을 가지고 있는 명차입니다. 각 모델을 알리는 상세한 자료를 준비 중입니다. 고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마케팅도 하려고 합니다.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도 꾸준히 확대해야죠. 어려서부터 신뢰는 할아버지께서 강조하셨던 원칙이였고 가장 소중한 가치라고 배웠습니다. 천일에서는 믿고 차를 구입할 수 있다는 신뢰가 쌓이도록 할겁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이건주, 프랑스 입양 남동생 찾았다 “미안해. 보고 싶었어” 오열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이데일리
이데일리
“故김새론과 약속 지키고 싶었다”…베일 벗은 유작 ‘기타맨’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3대 이모님 가전답네”…더러운 우리집 새집 만드는 ‘이것’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백기사’로 얽힌 재계…경영권 분쟁 때 빛나는 동맹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유바이오로직스 ‘영업이익률 42.7%’, 백신기업 1위...고수익 유지 가능할까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