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STYLE] 정승우 유중아트센터 대표
[CEO&STYLE] 정승우 유중아트센터 대표
서울 방배동에 가면 음악과 미술이 한 공간에서 버무려진 독특한 복합 문화 공간이 있다. 유중재단에서 후원하는 유중아트센터다. 관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신개념 공간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곳이다. 정승우 대표는 젊고 신선한 감각을 유중아트센터에 불어넣었다.
이곳에는 클래식 음악을 위한 100석 규모의 아트 홀이 있다. 오케스트라 연습이 가능하도록 최신 시설 및 악기도 마련해뒀다. 뮤직 스튜디오는 앙상블 연습실, 그랜드 피아노 연습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시각 예술을 중심으로 여러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아트 갤러리도 있다. 6명의 아티스트를 분기별로 선정해 창작 스튜디오를 지원하기도 한다. 1층에 있는 갤러리 카페 ‘카페 드 유중’에서는 매달 신진작가를 선정해 카페 벽에 작품을 전시한다. 카페 수익금은 아티스트 장학금과 재단 운영에 쓰인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하는 CEO 지난 1월 5일 이가자 헤어비스 청담점에서 만난 정승우 대표는 30대 중반의 젊은 CEO 답게 편안한 캐주얼 차림이었다. 20대 청년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동안이다. 정작 대화를 해보니 겉보기와는 달랐다. 풍부한 사회 경험 탓인지 생각이 깊고 자신만의 뚜렷한 비즈니스 원칙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유중이라는 이름으로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존경하는 외조부님의 호입니다. 아버님께서 그룹 회장을 맡고 계시고 저는 유중아트센터와 유중재단 이사장을 겸하고 있죠. 재단을 설립한 이유는 지·덕·체 삼위일체의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입니다.”
그에 따르면 재단은 지(知), 2·3층 아트센터는 덕(德), 1층 카페는 체(體)에 해당한다. “요즘에는 문화, 음식 등 모든 면에서 융합과 퓨전이 화두입니다. 그래서 음악과 미술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보다는 한 공간에 함께 있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죠. 클래식 음악 아트 홀과 갤러리를 함께 설계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는 건축에도 관심이 많아 아트센터의 디자인 설계에 직접 관여하며 현장 감독까지 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건물 각층에 삼림욕 기계를 설치했는데 1층은 삼림욕 카페라고도 불린다. 피톤치드 향이 은은해 도심 속에서 삼림욕을 즐기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법학을 공부하면서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 같아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들었죠. 미술 전시도 취미 삼아 즐겼어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비즈니스로 연결이 됐죠.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다 보니 스트레스도 줄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는 아침 출근길에 제일 먼저 카페에 들러 메뉴 샘플을 시식한다. 그 다음 아트 홀과 갤러리 스케줄을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모르는 분들에겐 이 일이 근사해 보이나 봐요. 하지만 세세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죠. 직접 재단까지 운영하다 보니 단순한 이익 추구가 아닌 자선 활동에 더욱 깊은 관심과 애정이 갑니다.”
그는 지난해 모교인 고려대 인촌 기념관에서 열린 소프라노 신영옥의 아이티 후원 자선음악회 ‘뷰티풀 콘서트’를 후원했다. 상업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뜻 깊은 일을 하는 게 재단의 철학과 잘 맞았기 때문이다. 플루티스트 배재영이 국내외 전문 연주자들과 함께 한 ‘사랑의 플룻 콘서트’에 참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프리카 케냐 난민들을 위해 집과 학교를 지어줬고 한국으로 유학 온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주었다.
“최종 목표는 예술의전당과 같은 대규모 전시 및 연주 홀을 운영하는 것이죠. 더불어 재능은 뛰어나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예술대학을 설립하고 싶어요.”
Back to the basic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만나다 보니 의상 선정에 고민이 많아요. 캐주얼도 즐겨 입지만 슈트를 입는 날이 더 많죠. 특히 연세 많은 어르신들과 미팅할 때는 다소 보수적인 슈트를 입어요. 너무 타이트하고 몸매가 드러나는 옷차림은 어르신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죠.”
청담동에 위치한 이탈리아 남성복 편집 매장인 란스미어를 방문해 단정하고 깔끔한 이미지에 신뢰감을 주는 스타일을 제안했다. 연세가 많은 분들뿐 아니라 어느 연령대를 만나도 편안하지만 품격이 느껴지는 슈트 2벌이다.
첫 번째는 우아함이 느껴지는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 은은한 핀 스트라이프에 고급스러운 소재와 날렵한 실루엣이 클래식한 감성의 유러피언 귀족을 연상케 한다. 슈트의 칼라 깃이 뾰족한 피크드 라펠은 드레시 하면서도 남성적인 느낌이 강해 샤프한 이미지를 준다. 몸에 비해 유독 팔이 길어 유러피안 핏이 잘 맞는 체형과 자칫 어려 보이는 외모를 좀더 강하게 커버할 수 있어 안성맞춤이다.
“슈트를 고를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넥타이에요. 실크 소재같이 화려한 색상보다는 톤 다운된 넥타이를 고르죠.”
30대 젊은 CEO일수록 슈트 스타일링을 할 때 ‘Simple is the best’ 또는 ‘Back to the basic’이라는 표현을 염두에 두는 게 효과적이다. 이번 룩의 넥타이는 슈트와 비슷한 소재에 튀지 않는 색상으로 잔잔한 빗살무늬 패턴이 들어간 것으로 매치했다.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를 입을 때 중후한 노신사가 아니라면 넥타이는 이처럼 차분한 색상을 고르는 게 훨씬 자연스러워 보인다.
두 번째 스타일은 정통 나폴리 슈트의 진수가 느껴지는 코디네이션이다. 날렵한 피트에 마치 몸과 하나가 된 것처럼 가벼우면서도 편안한 스타일의 브라운 색상 체크 재킷에 고급스러운 모직 팬츠를 입었다. 소재에서 느껴지는 부피감 때문에 모직 타이뿐 아니라 니트 타이와도 찰떡 궁합을 보여주는 체크 재킷은 겨울철 멋쟁이가 갖춰야 할 필수 아이템이다. 고급스러운 클래식 풍미가 느껴져 어느 자리에서도 격식을 갖춘 것처럼 스타일링을 다양하게 응용 할 수 있는 까닭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넥타이와의 조합. 체크 패턴과 충돌하지 않는 솔리드 타이에 비슷한 소재를 선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조금 모험을 하고 싶다면 작은 문양이 들어간 은은한 색상의 넥타이를 선택 할 것. 색상이 조화를 이룬다면 세련미를 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브라운 색상의 레이스업 구두로 마무리해 자연스러우면서도 깊이 있는 룩을 완성했다.
정 대표는 젊은 나이에 하고 싶은 분야에서 성취를 이뤘다. 은퇴한 후, 아니면 당장 음악과 미술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자 하는 사람들이 시샘할 만 하다.
“못 살던 시절에는 먹고 살기 위해서 일했지만 세상이 바뀌다 보니 이제는 ‘슬로비족’이나 ‘다운 시프트족’처럼 즐기면서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죠. 저도 그런 부류인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에 확신을 가지고 천천히 꾸준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와 명예가 따라올 거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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