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리서치센터장과 차 한잔 - LG화학·SK이노베이션 주목
- [Stock] 리서치센터장과 차 한잔 - LG화학·SK이노베이션 주목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우리 인베스트포럼’을 열어 2012년 코스피지수가 상반기에 상승하고 하반기에 하락하는 ‘상고하저’ 경향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이 이런 전망을 내놓자 ‘왜’라고 반문하는 업계 관계자가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만 해도 세계를 강타한 유럽 재정위기가 심각한 상황이었고 2012년 2월에서 4월 사이 남유럽 국가의 대규모 국채만기가 도래하면 증시가 다시 한 번 출렁일 수 밖에 없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도 부담이었다. 이 때문에 국내 24개 주요 증권사 중 75%인 18개 증권사는 상반기에 움츠렸다가 하반기에 회복세에 접어드는 ‘상저하고’ 추세를 예상했다. ‘상고하저’를 예상한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대신증권 등 3곳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상황만으로 판단하면 우리투자증권의 예측이 맞았다. 1월 중순부터 외국인을 중심으로 대량 매수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더니 마침내 2000선을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예상하지 못한 흐름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며 “6월쯤 2300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점 찍고 떨어질 장세 아니다
“유럽 재정위기 같은 위험 요인이 있었지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국의 공조체제가 잘 이뤄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얼마 전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1300억 규모의 구제금융에 합의한 게 대표적입니다. 예상보다 빠른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에도 기대를 걸만했고요. 유럽 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소 해소됐고 세계 경제 회복에 핵심 키를 쥔 중국 역시 최근 긴축을 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외적인 여건은 앞으로 더 나아질 것으로 봅니다. 이미 많이 오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고점을 찍고 떨어지는 장세는 아닙니다.”
불안 요소는 남아 있지만 유럽의 재정위기는 큰 고비를 넘기고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고용이나 주택 지표를 볼 때 미국 역시 점진적인 경기 회복이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송 센터장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다. 중국 인민은행은 2월 18일에 대형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21.0%에서 20.5%로, 중소형 은행은 19.0%에서 18.5%로 각각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12월 한 차례 지급준비율을 낮췄다. 이를 두고 부동산 버블을 차단하기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던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조치가 실제 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지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이 긴축을 계속해왔는데 그 사이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중국 정부로서도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을 테고 이번 조치는 이러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3월 3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3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중국 정부가 지준율 인하라는 통화 정책을 쓴 만큼 연이어 실제로 돈을 얼마큼 풀겠다는 구체적인 재정 정책을 내놓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송 센터장은 당분간 외부 변수가 나빠지지 않으리란 관측과 함께 우리 기업의 우수한 경쟁력 또한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기업의 영업실적이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상의 장점 역시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적으로 검증된 위기 극복능력 역시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이유”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의 말처럼 대내외적인 여건이 괜찮은 상황임에도 현재 주가는 2000선에서 답보하는 상태다. 1차 목표선인 2050에 근접했지만 다시 내려앉았다. 상승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펀드 환매다. 주가가 2000대에 올라서면서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3조8000억원 정도다. 1월에만 2조7000억원 가량이 빠져나갔는데 이 때문에 환매로 인한 증시 조정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송 센터장은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조정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 코스피지수는 5일 이동 평균선을 따라 잘 버텨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주식형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다 플러스로 돌아서는 시점이기 때문에 차익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최근 기관의 매도세가 뚜렷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려면 코스피지수가 2100 정도는 돼야 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러므로 지금의 환매는 시장을 이탈하는 자금이라기보다는 상품을 갈아타는 목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개인의 환매가 큰 폭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면 국내 증시에 큰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 긴축 가능성·대선 리스크는 하반기 악재송 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하반기에는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그렇다고 급격하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리스크가 많다”고 말했다. 중국까지 본격적인 경기 부양에 나설 경우 글로벌 유동성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지만 이 유동성이 실물 경제와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면 또 한 번의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하반기에 미국이 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과 엔화 약세, 대선 리스크 등을 악재로 꼽았다.
송 센터장은 경기에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상반기에 철강·화학 등 중국 관련 소재주와 건설·운송 등이 상승세를 보이리라 예상했다. 유가 상승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정유와 건실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IT 업종도 추천했다. 그는 “화학과 정유는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지난해 4분기를 바닥으로 강한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다”며 “중국의 긴축 완화가 가시화하면 실질적인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물산·대림산업 등이 그가 추천한 종목이다. 반면 자동차 관련 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데다 주가도 이미 많이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경기 회복에 따라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철강과 해외 플랜트 수주가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이는 건설업종도 유망합니다. 3월 15일 한·미 FTA 발효에 따라 물동량이 늘면 항공·운송 업종의 수혜도 예상할 수 있고요. 또 유가가 오르는 추세인 만큼 해양 플랜트 건설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삼총사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원석 이코노미스트 기자 ubiquitous8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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