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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card] 신용카드 한 장의 힘

[credit card] 신용카드 한 장의 힘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때 카드사별, 용도별로 분류하고 각각의 혜택을 꼭 비교해 봐야 한다. 마일리지든 할인이든 이왕이면 혜택을 많이 받는 쪽이 낫다. 카드마다 강조하는 혜택이 다를 때는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 받아 사용해야 이득이다. 그래서 교통카드, 제휴할인카드, 공연용·쇼핑용·식사용 카드 등을 따로 발급 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카드 한 장의 연회비로 다른 모든 카드의 연회비가 면제되는 ‘굴비카드’를 활용하면 추가적인 비용부담 없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이미 이렇게 하고 있다면 당신은 ‘체리피커’다.

다양한 혜택도 좋지만 불편한 게 사실이다. 다섯 장이 넘는 카드를 모두 갖고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또 지갑을 점령한 신용카드들 때문에 다른 카드들은 서랍 속으로 쫓겨났는지도 모른다. 상품이나 음식값을 지불할 때마다 지갑을 뒤적거리면서 카드를 찾기도 해야 한다. 그나마 이런 수고는 시간이 흐르면 익숙해지지만 혜택을 챙기려고 카드 마다 실적을 따지다 보면 마치 거래처 실적을 관리하는 영업사원이라도 된 듯하다. 그러다 카운터에서 지불이 좀 늦어지면 점원의 눈초리가 적잖이 불편하다. 카드가 워낙 많다 보니 각각 어떤 혜택이 있는지 가물가물할 때도 있다.

‘여러 카드의 혜택을 한 장에 모을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나온 상품이 KB국민카드의 ‘혜담카드’다. ‘고객이 원하는 혜택만 골라서 담을 수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보통 폭넓은 혜택을 주는 카드는 그만큼 혜택이 부실할뿐더러 불필요한 혜택도 여럿 포함된다. 가장 큰 걸림돌은 ‘통합할인한도’다. 이런 카드는 문화, 음식, 주유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지만 이용은 크게 제한된다. 가령 통합할인한도가 1만원일 경우, 문화 분야에서 1만원을 할인 받으면 다른 혜택은 제공받지 못한다. 결국 다른 수많은 혜택은 그림의 떡이 된다.

혜담카드는 다르다. 이 카드는 대중교통, 통신비, 생활상점 세금 ・공과금등의 혜택을 하나로 묶은 생활서비스와 12가지의 라이프스타일서비스로 구성된다. 고객은 12가지의 라이프스타일서비스 중 필요한 서비스를 골라서 자신이 원하는 혜택이 담긴 카드를 만들 수 있다. 각 서비스의 할인한도와 할인율이 모두 별도로 적용될 뿐만 아니라 할인한도와 할인율을 1구간과 2구간 중에서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다. 2구간이 1구간보다 한도가 크고 할인율이 높은 대신 연회비는 더 든다. 1구간 서비스를 하나 추가할 때는 5천원(단, 마일리지 서비스는 1만원), 2구간 서비스를 추가할 때는 1만5천원(단, 마일리지 서비스는 6만원)을 내면 된다.

신입사원의 소비패턴을 바탕으로 혜담카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봤다. 월 70만원 정도를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자가용이 없으며 아파트에 살지 않는다고 하자. 주유, 자동차, 아파트관리비 서비스는 불필요하다. 예측할 수 없는 회사생활 때문에 정기 휴가 외에는 여행이 여의치 않다. 따라서 여행과 마일리지 서비스도 필요 없다. 그럴 경우 생활서비스와 음식·주점, 교육, 스타일푸드, 공연·영화가 남는다. 대중교통과 대형마트를 많이 이용하므로 생활서비스를 2구간으로 설정했다. 매달 고정적으로 10만원 이상 지출하는 교육과 공연·영화 서비스는 2구간으로, 지출이 유동적인 음식·주점과 스타일푸드는 1구간으로 설정했다. 생활서비스 1구간은 기본 제공이기 때문에 생활서비스 2구간 상향은 1만원만 더 내면 된다. 그 외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2구간 2개가 3만원, 1구간 2개가 1만원, 국내전용 상품연회비가 5천원이니 총 5만 5천원이다. 가입 첫해에는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1구간을 신청하면 서비스 1개(5천원)가 무료 제공되므로 총 연회비는 5만원이었다.

혜담카드를 발급받고 한 달 동안 어떤 혜택을 얼마나 받는지 따져보자.

첫째 주 카드를 발급받자마자 중국어학원으로 달려갔다고 하자. 중국어학원은 라이프스타일서비스 중 ‘교육’에 해당된다. 교육을 2구간으로 설정했으니 월 10만원 이용금액까지 10% 할인 받는다. 한달 수강료로 6만원을 결제하고, 근처 서점으로 가서 중국어 교재를 구입하고, 1만2천원짜리 학습용 다이어리도 샀다고 하자. 책과 문구류 구입 또한 교육서비스에 포함된다.

둘째 주 주말에 영화 티켓을 예매(2장에 1만8천원)하려고 예매대행 홈페이지에 접속했더니, 좋아하는 오케스트라가 다음달에 내한한다는 광고가 눈에 띈다. 놓칠세라 급하게 7만원을 들여 좋은 자리를 잡았다. 공연과 영화는 2구간으로 설정한 ‘공연·영화’ 서비스에 포함되므로 월 10만원 이용금액까지 20% 저렴하게 입장할 수 있다. 영화관 근처 패밀리레스토랑에도 저녁을 예약했다. 인터넷에서 메뉴를 보고 4만원 정도로 예산을 잡았다. ‘스타일푸드’ 서비스에 포함되는 패밀리레스토랑은 1구간 서비스이기 때문에 월 10만원 이용금액까지 10% 할인이 적용된다.

셋째 주 주말에는 좋아하는 축구팀의 경기에 간다면 공연·영화 서비스에 포함돼 20% 할인을 받는다. 경기가 끝나고 근처 술집에서 친구와 한잔하고 술값 4만원을 결제하면 ‘음식·주점’ 서비스로 5% 할인을 받는다.

넷째 주에는 머리를 깎으러 미용실에 갈 때 여자친구가 따라왔다고 하자. 고마운 여자친구에게 피부관리실에서 마사지라도 받으라 했다고 하자. 머리를 깎는 데 1만원, 피부관리에 8만원이 들어간다. 미용실을 나서면서 근처 헬스클럽을 월 6만원에 등록했지만 아무런 혜택은 없다. 오늘 지출한 미용실과 피부관리실, 헬스클럽 비용은 모두 ‘뷰티·헬스’ 서비스에 포함됐으나 이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중교통비와 통신비, 그리고 집 앞 마트와 편의점에서 한 지출은 ‘생활 서비스’ 항목으로 10% 할인됐으며 점식·저녁식사, 커피값 등 자주 사용한 항목들도 모두 할인된 가격으로 청구된다. 이렇게 해서 총 할인된 금액은 한 달에 5만원을 넘어간다. 연회비 5만원은 쉽게 회수하는 셈이다. 총 사용액을 70만원으로 했을 때 약 7%에 가까운 금액을 할인 받은 셈이다. 만약 15만원을 지출한 뷰티·헬스 서비스를 2구간으로 가입했더라면 더 많은 혜택도 가능했다.

혜담카드는 이용 도중에도 서비스 추가가 이뤄진다.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다음달부터 뷰티·헬스 서비스 2구간을 추가하겠다고 요청하면 그만이다. 사람들은 생활패턴이 매달 거의 비슷하다. 뷰티·헬스 서비스 2구간을 추가하면 한 달에 약 7만원씩 1년간 약 83만원 정도가 할인된다. 그럴 경우 연회비 6만 5천원의 약 13배 가량이다.

혜담카드는 여러 서비스를 한 장에 모아서 사용하는 셈이다. 여러 장의 카드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 한번 서비스를 선택했어도 다른 서비스가 필요하면 콜센터에 전화해 구간 상향이나 새로운 서비스 추가가 간편하게 이뤄진다. 한 장의 카드로 통장은 배불러지고 지갑은 한결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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