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충북 단양 - 전국 유일의 ‘마늘 한정식’ 맛 보세요
Travel 충북 단양 - 전국 유일의 ‘마늘 한정식’ 맛 보세요
한때 육쪽마늘이 인기를 끌었던 때가 있다. 육쪽마늘은 통마늘에서 갈라지는 조각이 여섯쪽이라는 뜻으로 한지형 마늘을 말한다. 전남 해남·진도, 경남 남해 등 따뜻한 지역에서 재배하는 마늘은 난지형 마늘이다. 반면 한지형 마늘은 충남 서산, 충북 단양, 강원 삼척 등 추운 지역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요즘 육쪽이란 말은 잘 쓰이지 않는다. 김용선 단양마늘동호회 사무국장은 “마늘의 쪽은 다섯 조각일 수도, 일곱 조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육쪽이든 아니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봄이 되면서 새싹이 나는 한지형 마늘의 맛이 좋다는 것이다. 충북 단양의 마늘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추운 지역의 마늘 맛 좋아하지만 한지형 마늘의 출하량은 갈수록 줄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어서다. 그래서 전통적인 한지형 마늘 산지에서도 근래에는 한지형과 난지형 마늘을 병행해 농사를 짓는다. 충북 단양 읍내에는 마늘 전문 식당이 수십 곳에 달한다. 물론 마늘로 만든 메뉴만을 내놓지는 않는다. 보통의 한정식 음식점처럼 다양한 메뉴를 내놓는데, 그중 마늘 특화 음식을 곁들이는 것이다. 어쨌든 ‘마늘 한정식’을 내놓는 곳은 전국에서 단양 한군데밖에 없다.
한지형 마늘은 남쪽 지방에 비해 수확 시기가 늦다. 마늘 줄기에서 나는 꽃대인 ‘마늘종’을 5월 말에 뽑고, 6월 22일 하지가 돼야 비로소 마늘 수확에 들어간다. 더구나 올해는 이상저온으로 예년보다 며칠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단양에는 마늘을 주종으로 하는 영농조합법인이 많다. 여기에 속한 농가에서는 수확 시기에 맞춰 마늘 체험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보통의 농촌체험은 감자·고구마 캐기, 옥수수 따기가 일반적이다. 단양에 가면 밭에서 마늘종을 뽑고, 알토란 같은 마늘을 수확하는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단양마늘농호회는 군내 270여 마늘 농가가 가입된 영농조합이다. 각 농가당 약 0.5㏊(4950㎡)의 마늘 농사를 짓는다. 마늘밭은 산재해 있지만, 체험 농장은 경치 좋기로 유명한 도담삼봉 근처에서 이뤄진다.
도담삼봉 공사장 임시 다리를 건너 비포장길을 한참이나 달린 후에 푸른 마늘밭을 만났다. 튼실한 마늘이 푸른 산세와 어울려 푸른 강을 이루고 있다. 비닐을 씌운 마늘밭에 마늘이 ‘이열 종대’로 심어져 있다. 한 구멍에 2개의 마늘이 심어진 이유는 ‘손수 손으로 심은 마늘’이라서다. 반면 기계로 심은 마늘은 일렬로 세워져 있다. 5월 중순 현재, 단양 마늘밭은 아직 마늘종이 나오지 않았다.
김용선 사무국장의 단양 마늘 자랑을 들어봤다. “단양 마늘은 먹어도 속이 쓰리지 않다. 물론 맵기는 하다. 하지만 위에 들어가면 속이 쓰리지 않는 게 단양 마늘의 특징이다. 단양 마늘은 브릭스(Brix·당도)가 35~40 사이를 오간다. 일반 과일“의 브릭스가 15~20인 것과 비교하면 당도가 엄청나다.”
매우면서도 달콤단양 마늘이 매우면서도 단맛을 내는 것은 전통적인 우리 마늘이기 때문이다. 김 국장의 마늘 자랑은 계속 이어졌다. “단양 땅은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황토지만, 흙의 성분이 석회질의 진흙이다. 반면 남쪽 지방의 황토는 마사토로 물이 금방 빠진다. 마늘은 성장기에 수분이 머금고 있어야 잘 자란다. 또 단양 마늘밭은 보는 것처럼 산에 자리 잡고 있는데, 보통 산도가 6~7이다. 마늘연구소에서 그러는데 그 정도가 마늘 재배에 좋은 땅이라고 한다”
단양 마늘밭에 가면 신기한 마늘을 만날 수 있다. 마늘종이라 부르는 꽃대에서 올라온 씨를 받아 심은 마늘이다. 전문 용어로 ‘주아 재배’라고 한다. 보통 마늘은 줄기가 시누대처럼 통통한데 반해, 주아 재배한 마늘은 보리 새싹 같다. 김용선 국장의 말이다. “꽃대에서 나온 씨를 주아라고 하는데, 주아를 심으면 외통마늘이 나온다. 쪽이 하나 밖에 없는 통마늘이다. 이것을 다시 마늘 밭에 심는 것이다.” 주아 재배는 번거롭지만 그만큼 좋은 마늘을 생산할 수 있다. 김 국장은 “주아 재배를 하지 않고, 마늘 종자를 계속해서 3년 이상 쓰게 되면 마늘이 작아지고 맛이 없다”며 “그래서 전체 면적 기준으로 3분의 1 정도는 주아 재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외통마늘은 단양의 마늘 전문 식당에서 흔히 맛볼 수 있다. 살짝 익혀 내놓는데, 양념 없이 조리하는데도 단맛이 난다. 마늘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마늘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단양의 마늘 전문 식당에서 내는 마늘이 단양산이 아닌 다른 지역 마늘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단양 마늘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비싸서다. 주상철 단양마늘동호회 대표는 “아무리 가격이 비싸다고 해도 외지에서 온 손님에게 다른 지역의 마늘을 내놓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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