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요코하마·치바 잇는 마이스 삼각벨트
도쿄·요코하마·치바 잇는 마이스 삼각벨트
9월6일 오전 10시. 개관 시간에 맞춰 일본 도쿄의 일본미래과학관을 찾았다. 교복을 입은 한 무리의 학생들이 재잘거리며 과학관을 찾았다. 엄마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도 눈에 띈다. 이 곳은 일본 정부에서 지은 과학박물관이다. 이 건물 5층 천장에는 LED로 만든 커다란 구(求)형태의 조형물이 매달려 있다. 이름은 지오 코스모스. 둥그런 LED화면에 각 대륙의 모습과 대기의 움직임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지오코스모스 아래로는 천장에서 1층까지 뻥뚫려 있다. 1층에서도 지오코스모스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래과학관의 쓰치야 마나부 씨는 “휴관일에는 의자를 치우고 이 공간에서 여러 행사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곳은 여러 이벤트를 할 수 있도록 음향·조명 시설을 갖추고 있다. 1층에는 작은 오리엔테이션 룸이 2개있다. 7층은 컨퍼런스와 여러 행사를 소화할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미라이칸 홀’은 300석 규모로 프로젝터와 대형 스크린, 오디오 조정실, 조명 조정실, 녹화를 위한 카메라 등을 갖추고 있다. 과학 실험을 위해 무대에 가스와 수도관을 연결해놓은 게 일본 사람들의 세심함이 엿보였다.옆에는 좀 더 작은 규모의 이노베이션 홀과 세 개의 컨퍼런스 룸, 행사 전후로 스탠딩 파티 등을 할 수 있는 라운지를 갖추고 있다. 미라이칸 홀과 이노베이션 홀, 컨퍼런스 룸 역시 보조 룸이 딸려 있다. 인근 전망이 한 눈에 들어오는 ‘스카이 뷰 레스토랑’도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인기다.
쓰치야 씨는 “과학과 관련된 행사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에 시설을 대여한다“고 말했다. 미래과학관은 비즈니스를 위한 공간을 따로 설명한 안내자료를 비치해놓고 있다. 호텔과 컨벤션센터 이외의 곳에서도 MICE 관광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일본 정부는 ‘VISIT JAPAN’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도쿄만 인근 지역인 도쿄·치바·요코하마를 묶은 ‘도쿄 베이 에어리어(Tokyo Bay Area)’를 MICE 산업의 중심지로 키우고 있다. 2010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해 올해 3년 째다.
야심찬 VISIT JAPAN 프로젝트
요코하마의 야마테 서양관과 산케이엔은 모두 공익재단에서 관리·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MICE 관광에 대한 의지는 기업 못지 않다.요코하마의 야마테 언덕에 들어서니 아담한 서양식 주택들이 보인다. ‘야마테 서양관’이다. 이중 ‘야마테111번관’에 들어갔다. 안내원은 일본어로 된 팜플렛을 건네며“이 집은 1926년 지어진 라핀이라는 미국인의 집”이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고풍스럽고 아담한 서양식 집이다. 주말이면 이 건물은 결혼식 장소로 바뀐다. 지하 창고를 개조한 카페는 결혼식 피로연이나 모임 장소로 활용된다. 작은 건물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회의와 연회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전통 정원 산케이엔. 17만5000㎡에 달하는 정원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입구에서 연못을 따라 걷다 마주한 큰 건물의 이름은 가쿠쇼카쿠(鶴翔閣). 산케이엔을 만든 하라 산케이와 교류하던 일본 문화인과 정재계 인사들이 자주 출입하던 곳이다. 신발을 벗고 통로를 지나자 넓은 공간이 나왔다. 산케이엔을 관리하는 산케이엔보승회의 타키타 아쓰시 씨는 “이 곳에서 2010년 APEC정상회의 만찬이 열렸다”고 자랑했다. 이 공간은 여러 크고 작은 모임, 연회, 결혼식 피로연 장소로 빌려준다고 타키타 씨는 덧붙였다. 그는 “조상이 남긴 유산을 MICE 관광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바현 골프장들은 하네다공항과 나리타 공항에서 가깝다. 치바현 인바운드촉진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카노잔 골프장의 카즈타카 이케다 씨는 “치바현 골프장들은 차로 나리타 공항에서 45분에서 80분, 하네다 공항에서 35분에서 50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고객만을 전문으로 받는 골프장도 있다”며 “한국 대기업도 주요 고객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주 타깃은 한국과 중국도쿄베이에어리어의 타깃은 한국과 중국이다. 요코하마컨벤션뷰로의 호소노 아키코 주임은 “다른 지역은 한 번에 20~30명 정도 온다”며 “하지만 한국과 중국은 한 번에 100명 이상 인센티브 관광을 온다”고 밝혔다. 그만큼 잠재 수요층이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실제 일본정부 관광국이 밝힌 지난해 일본 방문 외국인 621만 8747명 가운데 한국 26.7%, 중국 16.8%로 1, 2위를 차지했다.호소노 주임은 “홍보 팜플렛을 중국어 간자체로 1만 부,한국어로 5000부 제작해 일본 국내와 한국·중국에 배포했다”며 “현지 세미나를 개최하고 매체 광고도 적극적으로 하는 등 우리 지역을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국제회의 유치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010년에는 미국에 이어 2위,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여파가 있었지만 싱가포르와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일본의 국제회의 개최 건수는 2001년 233건이던 게 2007년 486건, 2010년 741건 등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그 중심에 도쿄베이가 있다. 실제 지난해 아시아-오세아니아 도시별 국제회의 개최 건수를 보면 도쿄가 153건으로 3위, 요코하마가 84건으로 8위에 올랐다. 일본에서 이 두 도시의 개최 건수가 가장 많다. 케이지 계장은 “지난해에는 지진 때문에 외국인 방문자 수가 줄었지만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일본 정부는 국제회의, 전시회, 연수 등의 목적으로 방문하는 외국인 수를 2016년 17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 수가 2010년에는 130만명이었다.
타케다 마사지로 요시다야 대표
240명 수용할 다다미방 연회장 마련치바현 가모가와시에는 리조트형 료칸 가모가와칸이 있다. 회의시설과 연회장을 갖춘 료칸이다.가모가와칸을 운영하고 있는 타케다 마사지로(69)요시다야 대표를 만났다. 요시다야는 가모가와칸과 가모가와토륨건강센터 등을 운영한다.
가모가와칸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아버지가 가모가와 시내에서 호텔업을 하셨다. 30대 초반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내가 그 일을 물려받았다. 1981년 이 자리에 가모가와칸을 지었다.”
다른 료칸이나 해변에 인접한 호텔과 다른 점은.
“보통 해변에 인접한 곳은 하와이 같은데 있을 법한 리조트나 호텔 형태로 꾸미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모가와칸은 설계부터 순 일본식으로 지었다. 일본의 좋다는 료칸은 거의 다 가봤다. 바다를 바라보는 온천이 간혹 있지만 바다를 향한 객실들이 전부 좁았다. 가모가와칸은 객실 전면을 넓게 해서 전망을 좋게 했다. 객실 크기도 56㎡로 큰 편이다. 그래서 객실수가 밖에서 보는 것보다 많지 않다. 70개밖에 안 된다.
컨벤션이나 모임을 위한 시설은 어떤 것이 있나.
“400명 규모의 회의실이 있다. 교회식으로 결혼식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2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다다미방으로 된 연회장도 있다.
한 해 이용객은 얼마나 되나.
“숙박하는 사람만 5만명 정도인데 부대시설을 이용하는 사람까지 합하면 7만~8만명 가량 된다.”
앞으로 계획은.
“하네다공항, 나리타공항과 가깝기 때문에 외국인 이용객을 늘리고 싶다.나리타공항에서 치바현까지 연결되는 도로가 내년 3월 완공된다. 그러면 접근성이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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