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오니마 스타일’ 시위
중국 당국의 행동은 신속했다.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가 인터넷에 ‘강남스타일’ 패러디 비디오를 올린 지 몇시간 만에 검열자들이 그 동영상을 삭제했다. 수염난 그가 검은색 재킷에 밝은 핑크색 셔츠를 받쳐 입고 수갑을 흔들며 말춤을 추는 비디오는 인터넷을 통제하는 성마른 관리들에게 지나치게 불온해 보였던 모양이다(Apparently it was just too subversive for the tetchy bureaucrats who control access to information online).
동영상 제목은 ‘차오니마(草泥馬) 스타일’이다. ‘차오니마’는 가상의 동물로 중국어로 읽으면 상대방을 심하게 모욕하는 욕설과 발음이 비슷하다. 중국 누리꾼들이 정부의 인터넷 통제와 검열을 비판하는 은어로 사용하는 표현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한국 강남의 뻔뻔한 물질주의를 비꼬지만 아이는 중국의 검열 체제를 조롱할 목적으로 이 패러디 비디오를 만들었다(Ai used the video to extend his middle finger toward China’s censorship regime).
아이는 차오니마를 오랫동안 하나의 마스코트로 활용했다. 2009년에는 ‘차오니마 당중양’이라는 제목을 단 자신의 누드 사진으로 공산당을 비판했다(동물 인형으로 사타구니를 가렸다). 당중양은 ‘가운데를 가리다’라는 뜻의 중국어로 공산당 중앙위원회를 빗댄 표현이다. 그는 지난해 인권운동과 관련해 81일간 비밀 장소에 구금되는 등 고초를 치른 뒤 중국 세무당국으로부터 체납 세금과 벌금을 포함해 1천500만 위안을 부과받았다. 그는 석방되면서 그 세금을 낼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기부해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며 차오니마의 노래를 불렀다. 그는 과세가 자신의 구금을 정치적으로 보이지 않게 하려는 시도라며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최근 2차 항소에도 패소했다.
그렇다면 차오니마의 진짜 의미가 뭘까? 아이는 이렇게 쓴 적이 있다. “만인을 위한 교육이 없다. 건강보험도 없고, 언론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도 정보의 자유도 없다. 원하는 곳에 살고 이사할 자유도 없다. 독립적인 사법부도 없고, 독립적인 노조도 없다. 국가에 소속된 군도 없다. 헌법도 보호되지 않는다. 남은 것은 차오니마 뿐이다.”
‘차오니마 스타일’에서 아이는 거구를 이끌고 껑충거리며 춤을 춘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치적 각본을 반복하는 무뚝뚝한 선전당국 관리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의 말춤에 친구들도 등장한다. 거기엔 중국 음악가 주오샤오 쥐저우도 있다. 그 직후 그의 집이 철거됐다. 아이는 지난 24일 수요일 자정이 지난 뒤 그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렸다. 몇 시간 만에 검열로 삭제되기 전까지 1만 건 이상의 조회를 기록했다.
“다음 날 아침 이미 수천 명이 그 동영상을 봤기 때문에 그들은 삭제할 뿐 다른 도리가 없었다”고 아이가 말했다. 아이는 당국의 발빠른 검열에 크게 낙담하지 않는다. “별로 개의치 않는다(I didn’t care that much)”고 그가 말했다. “너무도 오래 검열을 당해(I’ve been censored for so long) 이젠 이골이 났다. 중국 소셜 미디어에 내 등을 찍은 사진을 올리거나 ‘그 뚱보’라는 말을 올리면 곧바로 차단된다. 하지만 난 늘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수 있다(But I can always make something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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