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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소비엔 ‘R·E·A·S·O·N’이 있다

여자의 소비엔 ‘R·E·A·S·O·N’이 있다

안전하고(Risk-free) 단순하고(Easy and simple) 여성 기피적(Avoiding women) 공간소비(Spot-consuming) 일대일 선호(One on one) 가치소비(Noble but cheap) 중시



국내 30세 미만 젊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지난해 처음으로 남성을 앞질렀다. 여성의 고소득 전문직 진출도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여성이 직장에서 버는 돈이 많아졌고, 돈을 어디에 쓸지 정하는 결정권도 강화됐다. ‘돈줄’을 쥔 여성의 소비 심리를 자극하면 ‘대박’의 꿈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단, 그것은 여성이 어디에 돈을 쓰는지 제대로 알고 있을 때다. 이 시대 여성이 요구하는 제품·서비스의 조건은 무엇일까? 2013년 여성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비 트렌드 ‘여자사용설명서’를 정리했다. 여성의 경제적 위상은 얼마나 커졌고, 그 밑바닥에 흐르는 여성의 소비 심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여성 소비자는 유행에 민감하다. 제품과 서비스를 파는 기업은 이를 파악해 상품 개발·마케팅에 활용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여성의 소비 트렌드 파악이 성공의 열쇠다. 여성은 언제 지갑을 열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여성 소비 트렌드를 설명하는 단어를 분석했다. 안전하고(Risk-free), 단순한(Easy and simple) 상품에 여성은 관심을 보인다.

여성 기피적(Avoiding women) 콘텐트, 공간 소비(Spot-consuming)는 빠르게 확산 중이다. 일대일(One on one) 서비스, 가치소비(Noble but cheap)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소비를 통해 존중 받으려는 여성의 심리가 반영됐다.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이 6가지 ‘REASON(이유)’이 있을 때 여성은 지갑을 연다.



“우리 사회가 무서워요”(Risk-free) - 혼자 사는 여성 급증

서울 신림동에 사는 김가희(31)씨는 3월 내내 친구집에서 지냈다. 그가 사는 원룸에 누군가 침입한 흔적을 발견해서다. “그때 혼자 집에 있었다면” 하고 생각하면 지금도 오싹하다. 한 달 만에 집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집안에서 불안하고 깊은 잠을 못 이룬다.

그가 찾은 대안은 보안시스템이다. 밖에서 창문을 열면 경보가 울리는 창문경보기와 현관용 도어센서를 달았다. 그래도 불안해서 집 안팎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홈CCTV까지 설치했다.

원룸이나 다가구 주택에 혼자 사는 여성이 늘었다. 경비원이 상주하지 않거나 CCTV 등 보안시스템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갈수록 흉폭해지는 강력 범죄에 불안을 느낀 여성 주거자가 보안시스템을 많이 찾는다. 수요가 늘자 관련 기업도 빠르게 반응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룸 거주 여성 전문 보안 서비스, 여성 밤길 귀가 도움 상품, 스마트폰 원터치 경보 서비스 등 다양한 상품이 시장에 등장했다. 최신 장비를 사용해 침입을 막고 보안 요원이 정기적으로 순찰하며 기기를 점검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인근 요원이 즉각 출동해 문제 해결을 돕는다.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집안을 확인할 수 있어 마음 편히 귀가할 수 있다. 가격은 매월 6만~10만원 선이다.

혼자 사는 여성을 위해 공공기관이 준비한 서비스도 등장했다. 서울시와 ADT캡스가 함께 준비한 보안상품이 좋은 예다. 다세대 주택이나 저가 원룸에 사는 여성은 월 9900원에 방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집에 설치한 경보기가 울리면 가까이 있는 대원이 즉각 출동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저소득 여성 대상 범죄를 막기 위해 준비한 서비스”라며 “올해는 3000명만 모집하지만 2015년에는 1만명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안전제품 시장도 호황이다. 옥션에서 판매 중인 호신상품 종류는 8000여 개에 달한다. 4월 한 달간 호신용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 호신용 스프레이와 전자 호루라기 등 휴대가 간편한 1만원 내외의 상품을 찾는 수요가 많다. 호신용 스프레이는 립스틱 정도 크기로, 버튼을 누르면 최루 액체가 발사되는 분무 형태의 제품이다. 전자 호루라기는 위기 발생 때 100db 이상의 시끄러운 소음으로 상황을 모면하는데 도움을 준다.

식물성 최루액이 든 호신용 가스총과 3단 호신봉은 5만~10만원대로 비교적 비싸지만 최근 수요가 늘었다. 서호성 옥션 홍보팀 과장은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호신용품 구매가 증가했다”며 “일반적으로 노출이 심한 여름철에 판매가 늘곤 하는데 최근에는 성추행과 성범죄 사건 언론 보도가 늘면서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여성 고객의 요구에 따라 로비의 조명 밝기, 주차장의 전구, 지상 3층 높이의 창문까지 꼼꼼히 살피곤 한다”며 “안전에 대한 여성의 욕구는 남성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건 싫어”(Easy and simple) - 단순함이 성공 지름길

직장인 김유나(27)씨는 모바일 게임에 푹 빠져 있다. 출퇴근길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게임을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친구를 만날 때도 스마트폰을 꺼내 게임을 하고 현금으로 구매한 아이템을 친구에게 선물한다. 침대에 누워 게임을 하다가 잠드는 건 일상이 됐다. 얼마 전부터는 남자친구도 같은 게임을 시작했다.

가입하면 저절로 제공되는 게임 아이템을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예전에 남동생이 하는 PC게임은 뭔가 어렵고 복잡해 보여서 관심이 없었는데 모바일 게임은 조작이 복잡하지 않고 게임 규칙도 쉬워서 자꾸 하게 된다”고 말했다.

남성 중심의 게임 시장에 여성 이용자가 늘면서 모바일 게임 전성시대를 부추겼다. KT계열 디지털 미디어렙인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2013NPR(Netizen Profile Research)’ 자료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의 모바일게임 이용률은 각각 69.5%와 62.6%로 비슷해졌다.

PC 온라인 게임 이용자의 절대 다수가 10~20대 남성인 것에 비하면 여성 이용률이 매우 높다.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성공하려면 여성 유저를 잡아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여성 유저가 몰리면 남성 유저가 따라오는 유인효과까지 있어 예전과 달리 게임 업계의 여성 마케팅이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여성 유저가 늘어난 데에는 모바일 게임의 단순함이 크게 작용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쉽고 단순한 모바일 게임의 인터페이스가 잠재 수요의 진입장벽을 낮춰 직장 여성이나 주부 등 기존에 게임을 하지 않던 계층을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애니팡’ ‘다함께 차차차’ ‘윈드러너’ 등 1000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한 흥행 모바일 게임은 모두 여성이 선호하는 캐주얼 게임이다. 캐주얼 게임은 플레이 시간이 짧은 대신 반복해서 즐길 수 있고 복잡한 스토리를 통한 재미가 아니라 짧은 순간 즐기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인터페이스뿐 아니라 캐릭터의 디자인도 단순하다. 게임 룰 자체도 간단해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모바일게임 개발자 김희영씨는 “별도의 게임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단순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외면 당한다”며 “특히 게임 경험이 많지 않은 여성에게서 그런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단순화’는 게임뿐 아니라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의 화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들도 단순함에 주목한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특히 단순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강조한다. 이것저것 선택하고 눌러보게 하는 게 아니라 ‘본 다음 바로 선택(See and Point)’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단순한 서비스가 접근하기 쉽고 그만큼 여성에게 인기가 많다는 설명이다.

카메라 시장에서도 조작이 쉬운 미러리스 카메라가 여심을 잡았다. 이용석 올림푸스코리아 홍보팀 과장은 “DSLR 카메라의 여성 사용자 비율이 50%를 넘지 못했는데 미러리스 카메라는 58%가 여성 사용자”라며 “유행에 민감한 여성의 판매 확장성이 좋아 매출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군대에서 축구하는 얘기 재밌네”(Avoiding women) - TV 남성 캐릭터 전성시대

KBS ‘해피선데이-1박 2일’, SBS ‘일요일이좋다-런닝맨’, MBC ‘무한도전’,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4월 종영)’에 고정 출연한 여성 연예인은 몇 명일까. 정답은 1명. 런닝맨의 송지효가 전부다. 그 또한 남성처럼 털털한 캐릭터다. 평균 시청률이 잘 나오는 주말 황금시간대(오후 6~8시) 예능은 요즘 남성 캐릭터 전성시대다. 유재석·이경규·엄태웅·박명수·이수근·지석진·김국진 등 남성 천지다.

수 년 전만 해도 방송국 프로듀서 사이에서 남성만 득실거리는 콘텐트 제작은 금기(禁忌)에 가까웠다. 최대 고객인 여성 시청자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아서다. 드라마에서 백마 탄 왕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신데렐라 여주인공이 많은 이유다. 분위기가 좀 달라졌다. 남성만 나오는 이른바 ‘여성 기피(Avoidingwomen)’ 콘텐트가 유행이다. 얼핏 남성 시청자를 더 겨냥한 것 같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역설적으로 여성에게 더 인기다.

호주 출신 방송인 샘 해밍턴. 요즘 그를 보러 TV 앞에 앉는 여성이 적잖다. 푸른 눈에 뽀얀 피부. 잘생기진 않았다. 펑퍼짐한 몸매다.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며 간혹 우스꽝스러운 행동으로 코미디언 뺨치는 유쾌함을 선사한다. 최근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 출연하면서 주목 받았다. 군에 가상 입대해 겪는 이야기를 엮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직장인 이선화(33)씨는 일요일 저녁마다 이 프로그램을 보려고 TV 앞에 앉는다. “이방인이 ‘뽀글이(군대식 라면)’를 먹으며 행복해 하는 모습이 신선했어요. 남자친구나 동생에게 군대 얘기 들을 땐 막연한 거리감이 있었는데 TV를 보니 군인들이 이렇게 고생이 많구나 싶었어요.”

시청률 조사기관인 TNmS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 1~3회(4월 28일까지 방영분)를 가장 많이 본 계층은 40대 여성(6.2%)이다. 20대에서도 여성(4.1%)이 남성(3.8%)보다 많이 봤다. ‘여성은 군대 이야기를 싫어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졌다. tvN 드라마 ‘푸른 거탑’ 역시 이례적으로 군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시즌2 제작을 추진할 만큼 인기다. 케이블 채널이지만 여성 시청자의 입소문을 탔다. 이들은 남성 이야기를 적극 소비한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군대 이야기는 남성들의 고생담이라는 점에서 그간 인기를 끈 리얼 버라이어티의 연장선”이라며 “서열사회인 군대로 비슷한 분위기의 한국사회를 압축해 보여줄 수 있어 공감대 형성이 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영(31)씨는 “남자들이 여자대학에 호기심을 갖는 것처럼 남성으로만 구성된 집단이 주로 뭘 하고 어떤 걸 좋아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한다. 요컨대 여성 입장에선 휴식시간 틈틈이 보며 공감하거나 호기심을 채우고 즐기기에 적합하다. 쉴 틈은 적고 각박해진 사회에 군대 이야기 등 여성 기피 콘텐트가 인기인 이유다.



“커피 아닌 공간을 마신다”(Spot-consuming) - 5000원은 커피값 아닌 분위기 값

디저트 카페 망고식스는 지난해 인기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간접광고(PPL)를 하면서 유명해졌다. 드라마 주인공들이 데이트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무대로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는 SNS를 통해 드라마 시청자와의 커뮤니케이션과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 참여 고객의 80% 이상이 여성 고객이었다.

참가자들은 드라마 주인공과 같은 공간에서 음료를 마신 경험을 블로그나 각종 SNS를 통해 공유하며 만족감을 얻었다. 강훈 망고식스 대표는 “여성고객이 주요 소비자인 커피 전문점은 대부분 방송 드라마 PPL을 많이 한다”며 “여성 고객들은 단순히 메뉴를 소비하는데 그치지 않고 드라마 판타지를 경험하러 온다”고 말했다.

여성 고객의 입맛에 맞춰 카페도 변신을 거듭한다. 커피만 마시는 공간이던 카페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단순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벗어나 뷰티·의료·IT 등 색다른 분야를 결합한 테마 카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여성 소비자의 발길을 붙잡는다. 서울 동교동에는 화장품을 판매하는 독특한 카페가 있다. 이곳은 차(茶)는 물론 차를 주원료로 한 화장품을 판매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다.

카페 내부에는 별도의 파우더룸이 있다. 파우더룸에서는 차 성분으로 개발한 화장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구입할 수 있다. 카페를 찾은 이민영(23)씨는 “차를 마시면 매장 내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무료로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평범한 카페보다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소유를 위한 소비가 아닌 경험을 위한 여성들의 소비 트렌드는 관광·레저 분야에도 나타난다. 인터파크투어가 지난해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을 성별·연령대 별로 분석한 결과, 전체 해외 여행객 중 여성 비중이 54.4%에 달했다. 특히 20~30대 여성 비중(45.8%)이 높았다. 여행사 하나투어는 “최근 3개월간 유럽 여행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는데 그중 여성 비중이 62.9%로 남성에 비해 월등히 크다”고 말했다. 이들을 겨냥한 ‘여성 한정’ 여행 상품도 출시됐다.

호텔 업계에서도 ‘여권’이 두드러진다. 친구들과 독립된 공간에서 파티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여성 고객이 늘자 아예 이들을 위한 상품이나 시설을 개발한 호텔이 등장했다. 롯데호텔 서울은 2008년부터 여성 전용층을 운영한다. 자동보안시스템을 갖춘 22층 유리문 출입구는 여성고객만 드나들 수 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확산되고, 파티를 목적으로 호텔을 찾는 젊은 여성층이 늘면서 마련한 시설”이라며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여성 고객을 위해 모든 객실에 여성전용 화장품과 헤어스타일링 세트를 구비하고 인테리어도 취향에 맞게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나만을 위한 서비스”(One on one) - 대출부터 차량 정비까지 1:1 마케팅

2년 전 아반테를 구입한 이민정(가명, 32)씨는 최근 현대자동차가 운영하는 ‘블루미’를 찾았다. 자동차 점검을 위해서다.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블루미는 올 초부터 현대차가 운영하는 여성 전용자동차 종합 검진센터다.

그는 “1년에 한두 번 정비센터에 가거나 카센터에 가서 자동차 검진을 받을 때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설명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이곳은 1시간 내에 끝나고 전문가가 일대일로 자세히 설명해 주기 때문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루미는 차량 정비에 어려움을 느끼는 여성 고객을 위해 만들었다. 현대차 블루미 운영팀 조용진 차장은 “현대차 여성 고객은 전체의 25%에 달하지만 여성들이 마음 편히 차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요구에 따라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곳은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담당 전문가가 점검은 물론 자동차에 이상이 있으면 직접 정비업체로 옮겨 수리하고 수리가 끝나면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옮겨주는 ‘블루미 딜리버리서비스’도 한다.

이런 맞춤 서비스인 일대일 마케팅은 남성보다 여성들의 마음을 공략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여성들은 남성보다 감성적이고 섬세한 만큼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대일 마케팅은 여성들이 즐겨 찾는 피부과·에스테틱 등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많아지고 소득이 늘면서 남성의 구매영역이던 자동차 관련서비스업이나 금융권에서도 여성전용 서비스가 늘었다.

서울 방배동의 ‘Q엔느 주유소’는 여성용 주유소다. 이곳에 여성운전자 차량이 들어서면 발레파킹을 위해 직원이 달려 나온다. 워셔액 교체와 공기압 체크 서비스는 기본이다. 이 주유소의 가장 큰 자랑은 ‘네일아트 서비스’다. 회사원 김미영(31)씨는 “자동차 기름을 채우기 위해 주유소에 방문한다기보다 주유소에 들어가는 순간 VIP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며 “주유소 화장실은 파우더 룸 설치까지 돼 있어 호텔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부업체인 미즈사랑은 여성 전용 대출회사다. 여성 고객을 겨냥해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미즈사랑 조성익 팀장은 “대부업체라고 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있어서 여성들이 이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여성만이 이용할 수 있다는 이미지와 신속하고 빠른 대출로 여성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여성 경제활동 인구가 많아지고 1인 가구가 늘면서 여성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면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만큼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라고 말했다.



“비싼 게 전부는 아니죠”(Noble but cheap) - 명분 있어야 아낌 없이 쓴다

‘명품 가방이 날 빛내 주나요. 예뻐지면 그만 뭐든 할까요. 자고나면 사라지는 그깟 봄 신기루에 매달려 더 이상 울고 싶진 않아.’ 가수 이효리의 신곡 ‘미스코리아’의 한 소절이다. 외모 꾸미기와 소비에 얽매인 여성의 삶을 돌아보는 내용이다. 그는 근래 동물보호운동에 앞장서며 기금 마련 바자회를 열거나 유기견 돕기 봉사활동에 나섰다. 그가 모델로 등장한 달력은 동물보호기금 모금용으로 활용해 1억2000만원어치가 팔렸는데 구매자의 80%가 여성이었다.

‘명분 있는 소비’에 여자의 지갑이 열린다. 대형마트에서 비닐봉투 대신 에코백을 들고, 스타벅스에서 종이컵 대신 가져온 텀블러에 커피를 담는다. 친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회용 생리대 대신 면생리대를 쓰는 사람도 늘었다. 개인의 취향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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