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ck - 헬스케어株가 슬슬 움직인다

원격 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7월에 국회에 제출됐다. 원격 의료란 지역적으로 고립되거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컴퓨터와 화상통신 등의 기술을 활용해서 돌보는 의료 활동을 말한다. 현행 의료법 33조에는 의료기관 내에서만 의료 행위를 하도록 규정했다. 응급환자나 환자 또는 보호자의 요청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료기관을 벗어난 의료 행위를 금지한다. 정부는 2010년 원격 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그러나 최근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만성 퇴행성 질환이 증가하면서 원격 의료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정부도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원격 의료가 의료산업 활성화와 해외 환자 유치,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보고 적극 추진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3월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도서·벽지처럼 (진료) 혜택이 못 가는 곳부터 원격 의료를 시범 도입해 성공 케이스로 만들면 공감대를 확산할 수 있지 않느냐”며 원격 의료 시행을 촉구했다.
헬스케어주 인성정보 77% 급등원격 의료가 허용되면 정부는 우선 산간벽지나 도서 지역 주민, 장애인, 병원 이용이 어려운 군인·경찰 등 의료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진료를 시작할 계획이다. 원격 의료가 시작되면 ICT를 활용한 원격 건강관리, 원격 환자 모니터링 등 U-헬스케어(Ubiquitous health care) 산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원격 의료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증시에서 관련주도 오르고 있다.
가정용 원격 진료 기기를 생산하는 인성정보 주가는 8월 14일 현재 5900원으로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기 직전인 6월 28일(3330원)보다 77% 급등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비트컴퓨터의 8월 14일 주가는 4245원으로 6월 28일 3595원보다 18% 올랐다.
U-헬스케어 관련주인 유비케어는 3015원으로 같은 기간 5.2%, 인피니트헬스케어는 8870원으로 7.5% 상승했다. 김나연 대우증권 연구원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헬스케어 산업이 활황기를 맞을 것”이라며 “앞으로 수혜 기대감에 관련 주가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원격 의료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하지만 여러 기업이 이 분야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인 나오엔텍은 개인의 몸 상태를 언제 어디서나 분석해 수치화할 수 있는 기기인 현장진단기기를 개발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중국 식품의약품관리국(SFDA)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올해 초 ‘스마트케어서비스(원격 의료)’ 시범 사업을 완료했다. 2010년부터 진행한 이 사업은 지식경제부와 보건복지부가 주도하고 삼성전자·SK텔레콤 등이 참여했다. 당뇨환자가 집에서 자신의 건강정보를 의료기관으로 전송하면 의료진이 처방·권고 등을 온라인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SK 텔레콤은 정보 전달 플랫폼을, 삼성전자는 당뇨관리 의료기기 제작을 맡았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원격 의료 분야가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한국의 수준 높은 의료 기술과 세계 최강의 ICT를 감안하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원격 의료 이용률이 전체 인구의 20%로 늘면 이용자는 985만5000명에 이른다. 시장 규모는 2조3653억원, 관련 장비 시장은 4021억원으로 커진다.
U-헬스케어 관련 산업을 준비한 대형 병원도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기다린다. 대형 병원들도 U-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지만 의료법상 규제로 사업을 본격화하지 못했다. 미국·유럽·일본 등이 원격 의료를 허용하고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선 것과 다른 모습이다. 미국의 경우 이미 국민의 약 25%가 원격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대형 병원들은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순천향대와 비트컴퓨터는 최근 캄보디아 프놈펜의 국립 꼬사막 병원과 인근 보건소에 원격 진료·모니터링 등이 가능한 U-헬스케어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내년 6월경 마무리할 계획이다.
U-헬스케어 연 평균 12% 성장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은 2011년 국내 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한국관광공사 지소에서 ‘원격화상진료시스템’인 U-헬스케어 진료를 시작했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은 “블라디보스톡을 시작으로 현재 하바로브스크, 우즈베키스탄 등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는 물론 미국 애틀랜타에도 확대될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U-헬스센터 개소 이후 현지 블라디보스톡 총영사관에서 발급하는 한국 의료관광객 비자 발급 건수가 2010년 1474건에서 2011년 3644건, 지난해 7469건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도 U-헬스케어 산업의 미래를 밝게 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령화 등으로 의료 수요가 더욱 늘면서 의료기기 경쟁력이 커지고 정부도 관련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 전망이 밝은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U-헬스케어 산업은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최첨단 ICT와 선진화된 의료 행정, 의료 전문가 등이 어우러지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기 제조업체 메딕콘의 하동훈 대표는 “지난해 U-헬스케어 국내시장 규모는 3조원으로 2020년까지 연 평균 1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헬스케어(Ubiquitous health care) 유비쿼터스(Ubiquitous)와 건강관리(Healthcare)를 합친 용어다. 원격 의료 기술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 건강·의료 서비스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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