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ience - 모기는 왜 나만 물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공항 건물 밖으로 나갈 때와 같다.” 뉴욕시 록펠러 대학의 냉방된 실험실에서 모기 방으로 이동하면서 레슬리 보스홀 박사가 말했다. 덥고 습한 공기가 밀려들었다.
라벨이 붙은 투명 플라스틱 ‘벌레 기숙사들(bug dorms)’이 벽을 장식하고 있었다. 상자마다 모기 떼가 윙윙거리고 있었다. 상자 벽과 천장에 붙어 있던 모기들이 철망에 튕겨나가면서도 집요하게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참, 모기 공포증이 있는지 묻지 않았네요” 그가 말했다.
엄밀히 말해 공포증은 없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내게는 유독 모기들이 많이 달려드는 편이다. 야외 바베큐 파티를 하거나 등산할 때 모기들이 항상 내게로 몰려드는 듯하다. 내가 보스홀의 실험실을 찾은 이유도 그가 최근 이 같은 현상에 대한 6개월간의 조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답을 알고 싶었다.
세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곤충?나뿐이 아니다. 최근 모기가 자신의 먹잇감를 어떻게 선택하는지 좀더 알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들은 빌과 멜린다 게이츠 재단, 미국 국립보건원, 또는 보스홀의 경우처럼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의 후원을 받는다. 모기는 세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곤충이라고 일부 과학자는 말한다. 말라리아, 뎅기열, 웨스트나일 열병 같은 질병을 통해 1년에 100만 명 이상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새로운 지역에서 대단히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줬다.
중고 타이어 속의 물, 장식용 대나무, 화물 컨테이너 속에 숨어 세계를 떠돌면서 금방 현지 환경에 적응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인간의 모기 퇴치 전략 중 다수가 여전히 즉흥적이었다. 모기가 어떻게 먹이를 사냥하는지에 관한 정보의 부족이 원인이었다.
모기가 정말로 다른 사람들보다 특히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보스홀은 장담한다. 그 증거 사례가 숱하게 많은데도 이 같은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모두가 거의 똑같이 물리지만 모기의 항응고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면역체계를 가진 사람들이 물린 사실을 더 많이 알아차릴 뿐이라고 생각했다.
보스홀은 이 같은 변수를 배제하도록 시범 연구를 설계했다. 자원자 팔뚝의 일부를 노출시킨 뒤 기계로 바람을 보내 모기를 덫으로 유인했다. 그 결과 모기들이 특정인의 체취에 다른 사람보다 4배나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이 정말 모기를 잘 불러모으는지 아닌지 모른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그는 샘플의 다양성을 위해 모기가 달려들었는지 외면했는지를 피험자에게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답변은 실제 결과와 전혀 상관관계가 없었다”고 그가 말했다. 그는 모기유인도는 모두 상대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모기 유인도가 100점 만점 중 40점일지라도 다른 가족이 모두 10점일 경우에는 모기가 그에게 몰린다. 하지만 유인도가 80점대인 그룹과 어울리면 안전해진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유급 자원자들이 실험실을 방문해 모기 유인도 테스트를 받게 된다. 일부는 시범 조사에서처럼 ‘체취 덫’에 팔뚝을 넣으며 나머지는 상자 안에 팔을 넣어 모기가 피를 빨아먹도록 한다. “그 광경을 지켜보지 않아도 되도록 HBO 영화 앱이 깔린 아이패드를 준다”고 보스홀이 말했다.
그는 모기의 유인과 관련된 모든 요소를 찾는다. “그에 관해서는 온갖 속설이 있다”고 그가 말했다. “피의 단 맛, 혈액형, 식습관, 성별, 피부온도, 체구, 마늘, 매운 음식, 특정 비타민 등.” 임신하기 전에는 모기에게 많이 물렸는데 그뒤에는 사람도 있었다. 맹장수술을 받은 뒤 모기가 멀어졌다고 확신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혈압약 때문에 모기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올 여름에는 채식주의자들이 그를 찾아와 모기가 자신들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모르지만 모기가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을 더 좋아한다는 점은 어느 정도 확신하는 드문 사실 중 하나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피를 빨아먹는 모기를 대상으로 유인도가 성공적인 번식과 관련성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모기 암컷만 피를 빨아먹는다. 오로지 알을 낳는 데 필요한 여분의 단백질을 얻으려는 목적이다(수컷은 과즙을 먹는다). 알을 더 많이 낳도록 하는 피를 가진 사람을 찾아 모기가 진화했을까, 아니면 어떤 다른 요인이 유인도를 결정할까? 그는 체취가 분명 열쇠지만 인간이 여러 복합적인 요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일부 요소는 모기를 유인하는 반면 쫓아버리는 요소도 있다. 모기가 달려드는 사람의 경우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
남들보다 모기에게 더 많이 물리는 사람이 있다는 증거 사례는 풍부한데 그 원인을 정확히 짚어내기가 어려운 데는 이유가 있다. 모기들이 피를 찾아 다닐 때 여러가지 다른 변수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사냥할 때 사용하는 전략과 일부 비슷하다”고 보스홀이 말했다.
“모든 변수를 감안한다.” 먼저 사람의 냄새를 맡는다. 우리 피부의 박테리아 분자와 호흡의 이산화탄소를 감지한다. 더 가까이 접근하면 열기를 고려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내려앉으면 다리의 수용기를 통해 맛을 본다. 각각의 요소가 저마다 역할을 한다.
모기의 사냥방식을 많이 알면 알수록 그들로부터 우리 몸을 더 잘 지켜낼 수 있다. DEET 살충제는 1952년 군의 요청으로 농무부 화학자들이 개발했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그것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뿐 어떻게 그런 효과를 내는지 아무도 몰랐다. 보스홀은 최근 ‘네이처’에 한 논문을 발표했다.
모기에게서 한 가지 유전자를 제거했더니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내용이었다(가령 뎅기열을 옮기는 이집트 숲모기는 유독 인간을 사냥하도록 진화했다). 그리고 더 이상 DEET 냄새를 맡지 못했다. 하지만 일단 그 위에 내려앉으면 여전히 DEET의 맛을 싫어했다. DEET가 모기의 냄새 수용기를 차단할 뿐 아니라 불쾌한 맛을 내는 식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맥주 마시는 사람 좋아해그런 이유에서 기본적인 조사가 중요하다고 보스홀은 말한다. 사람들은 DEET보다 더 효과적인 약제가 필요하다고 계속 말한다. 하지만 60년 동안 아무도 더 나은 약을 내놓지 못했다고 그는 말한다. 모기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여전히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스홀은 모기 연구, 그리고 그들이 옮기는 말라리아와 뎅기열 연구를 HIV·에이즈 연구에 비유한다. “그것은 인간을 공격하는 질병이다. 에이즈를 치료해야 한다고 말만 하면 바로 약이 준비되지 않는다. 그 바이러스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모기는 정말 교활하지만 그 병원균은 훨씬 더 교활하다”고 그가 말했다. “말라리아는 HIV처럼 변신한다. 항상 카드를 다시 섞어 새 병원균을 만든다.” 백신을 이겨내도록 진화한다. 모기와의 싸움에선 적수인 모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통합적인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보스홀은 믿는다. HIV에 혼합 치료제가 효과적이 듯 모기장·살충제·기피제 그리고 모기 및 그들이 옮기는 질병을 막는 백신을 혼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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