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Y DEPOSIT FUND - 재테크 암흑기 투자 대안 위안화예금펀드
CNY DEPOSIT FUND - 재테크 암흑기 투자 대안 위안화예금펀드
재테크 암흑기. 저금리에 주식시장까지 지지부진해 새롭게 등장한 말이다. 과거에는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전문가들은 ‘투자 기회’라고 말했지만 요즘에는 ‘상황을 지켜봐야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투자하기가 팍팍해졌다. 이런 시기에도 자산가는 꾸준히 자금을 운용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자산가의 재테크전략은 대단한 게 아니다. 그저 0.01%라도 금리가 더 높은 상품을 찾는 것이다. 물론 안전은 담보돼야 한다.
지난해부터 자산가의 신종 재테크 수단으로 위안화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펀드가 떠오른다. 연 3%대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국 예금을 이용한 상품이다. 시중은행의 한 직원은 “없어서 못 팔정도”라는 말로 위안화예금펀드의 인기를 증명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위안화예금펀드의 인기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제기되는 중국 금융 위기설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에는 금융감독원이 직접 나서 중국계 은행에 위안화예금 판매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외채 증가와 예금 운용 과정에서 국내 외화가 중국으로 편중되는 상황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이에 위안화예금펀드의 신규 발행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곧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위안화예금을 우려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자 일부 시중은행과 증권사는 위안화예금펀드 신규 발행을 재개했다. 현재 IBK기업은행은 신용연계사모증권투자신탁 형태로 판매하고,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3월 3일 사모펀드형태의 위안화예금펀드을 신규 발행했다.
위안화예금펀드은 증권사가 중국계 은행의 정기예금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을 기초자산으로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발행하고, 이를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구조다.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과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이 같은 형태의 위안화예금펀드을 처음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홍콩 채권시장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채권에 투자하는 딤섬본드는 있었지만 중국계은행에서 발행하는 예금에 투자하는 형태의 상품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위안화예금펀드의 자금 유입이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같은 해 10월 말 16억4000만 달러(약 1조7556억2000만원) 수준이었던 위안화예금펀드 규모는 올 1월 말 75억6000만 달러로 8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1월 말 거주자외화예금이 위안화예금펀드의 증가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의 위안화예금펀드은 대부분의 투자자가 기관과 개인 자산가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사모펀드 형태라 최소 가입금액이 높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는 일반적인 펀드형태인 공모펀드와는 달리 투자자를 49인 이하로 제한을 두고, 펀드 운용방법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최소 가입금액이 공모펀드보다 높은 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최소가입금액이 10억원, IBK기업은행은 1000만원이다. 지난해 위안화예금펀드을 판매했던 삼성증권의 최소 가입 금액은 5000만원이었다.
기초자산인 중국계 은행 신용등급 확인 필요위안화예금펀드의 매력은 단기투자로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안화예금펀드가 처음 출시됐을 당시만 해도 금리가 4%를 넘어섰다.
이후 수요가 급증하면서 3%대 초중반으로 떨어졌으나 국내 정기예금금리보다 여전히 높다. 김현석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요 급증으로 추가 발행할 때 중국은행에서 예금금리를 낮게 잡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환헤지를 통한 초과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위안화를 직접 이용한 투자가 불가능해 스왑거래를 해야한다. 원화를 달러/원 스왑거래를 통해 달러화로 바꾼 후 다시 달러/위안 스왑 거래를 통해 위안화로 전환한다.
환헤지를 할 때도 달러/원, 달러/위안 두 번의 헤지가 이뤄진다. 이렇게 헤지하는 과정에서 초과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달러/위안을 헤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헤지 비용이 -0.77%이고 달러/원헤지를 할 때 발생한 헤지수익은 1.4%라면 이 차익인 0.63%가 초과수익이 된다.
환헤지를 하기 때문에 중도 환매는 할 수 없다. 다행히 위안화예금펀드의 만기는 3, 6, 12개월로 길지 않다. 이영아 IBK기업은행 시장분석가는 “3개월 단기투자로 3%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지난해부터 투자자가 많이 찾는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0.5%의 추가 수익을 얻기 위해 위안화예금펀드에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높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와 금융위기설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정책 리스크도 있다. 중국이 사회주의국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자국 통화의 해외 반출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현석 팀장은 “중국이 자국 기업을 상대로 자금 반출을 막은 적이 있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위안화예금펀드은 국내에 있는 중국계 은행의 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중국 본토의 예금을 끌어와 투자하는 만큼 중국 정부가 자금유출을 막을 경우 예금 만기가 돌아와도 출금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김 팀장은 중국 정부가 그런 정책을 섣불리 펴지는 않겠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정책 리스크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건 위안화예금펀드이 기초자산인 중국계은행의 파산이다. 이대희 하이투자증권 금융상품전략 팀장은 “위안화예금펀드는 중국계 은행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큼 해당 은행의 신용등급이 중요하다”며 “현재 중국의 은행 대부분이 국영이고 신용등급도 우리나라 은행보다 높아 안전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영은행인 중국공상은행이나 건설은행 등을 제외한 중국계 은행의 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경우에는 해당 은행의 신용등급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은행의 국제신용평가사 신용등급은 스탠더드앤푸어스(S&P) ‘A’, 무디스 ‘A1’, 피치 ‘A’로 양호한 수준이다. 위안화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서는 환헤지를 하기 때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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