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ience | 까마귀 지능 연구

동물의 왕국에선 까마귀가 아인슈타인이나 다빈치 같은 존재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일부 까마귀들은 인간의 얼굴을 기억하고, 특정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도구를 사용하며, 심지어 미래 사건을 예견할 수 있는 기이한 능력을 가졌다. 또 최근의 동물 지능에 관한 연구는 최소한 한 종의 까마귀가 5~7세 어린이와 맞먹는 문제해결 능력을 가졌다는 점을 입증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의 연구자들은 뉴칼레도니아 까마귀로 여러 실험을 했다. 뉴칼레도니아 까마귀는 호주 부근의 섬에 서식하며 도구를 사용할 줄 안다. 연구자들은 그 까마귀가 ‘물 치환성’을 실제로 이해하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물 치환성’이란 옛날 이야기에 뿌리를 둔 이론을 말한다.
이솝 우화 ‘까마귀와 물병’에서 갈증이 난 까마귀는 적은 양의 물이 담긴 물병에 조약돌을 계속 집어넣어 수위를 높여 물을 마신다. 연구자들은 실제로 까마귀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야생 뉴칼레도니아 까마귀 6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물이 찬 유리 실린더에서 먹이가 부리에 닿을 때까지 수위를 올리려고 여러 가지 물체를 집어 넣도록 했다.
연구자들은 여러 가지 물체를 물이 담긴 유리 실린더 앞에 놓았다. 일부는 물에 가라앉고 일부는 물위에 뜨는 물체였다. 예를 들어 무거운 고무 지우개와 가벼운 폴리스티렌 물체, 속이 빈 정육면체와 속이 꽉 찬 정육면체 등이 사용됐다. 과학 전문 웹사이트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까마귀들은 고기살점을 먹기 위해 무거운 물체나 단단한 정육면체를 물이 찬 유리 실린더 속에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까마귀에게 모래가 들어 있는 유리 실린더에 물체를 떨어뜨리도록 유도했다. 모래가 채워진 유리 실린더에서는 아무리 물체를 떨어뜨려도 먹이가 위로 올라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까마귀들은 모래 유리 실린더 과제만이 아니라 가벼운 물체와 무거운 물체의 원리도 신속하게 터득했다.
까마귀들은 물을 치환할 수 있는 단단한 물체를 고르는 경향을 보였다. 모든 물체가 똑같지 않다는 사실을 까마귀가 이해한다는 뜻이었다. 과학 학술지 플로스원에 게재된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의 실험 결과는 뉴칼레도니아 까마귀들이 치환의 일반적 속성에 관해 완벽하진 않지만 정교한 이해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5~7세 어린이들과 맞먹는 이해력이다.”
연구자들이 까마귀의 이해력을 두고 “완전하진 않다”고 말한 것은 폭이 좁은 유리 실린더와 넓은 실린더를 구분하는 부분에서 까마귀들이 기대에 못 미친 때문이다. 폭이 좁은 유리 실린더에 물체를 떨어뜨리면 수위가 빨리 상승하지만 넓은 실린더에 물체를 떨어뜨리면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 그런데도 대다수 까마귀는 넓은 쪽을 선택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자들이 인간 지능의 진화를 더 잘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오클랜드대 생물학자 새러 젤버트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 신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로 다른 인지 메커니즘의 진화로 이어졌을 수 있는 요인들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요인을 이해하면 인간의 인지력 진화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까마귀·어치·큰까마귀·떼까마귀를 포함하는 까마귀과를 대상으로 의도하는 목적을 달성하려고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한 실험은 이전에도 있었다. 2009년의 한 연구에서 떼까마귀들은 먹이에 닿기 위해 물병의 수위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심지어 그 목적을 위해선 큰 돌멩이가 조약돌보다 낫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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