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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의 세계은행 대항마 생긴다

브릭스의 세계은행 대항마 생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왼쪽부터)이 브라질 포르탈레자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 후 손을 마주잡았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대항마로 나설 새 통화기구가 지난 7월 15일 출범했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정상들이 제6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대망의 독자적 개발은행과 위기대응기금의 설립을 발표했다. 서방의 글로벌 경제지배, 그리고 불안정한 달러의 영향으로부터 탈피의지를 천명하는 조치다.

이 ‘신개발은행’ 프로젝트에선 5개 회원국이 향후 7년 동안 20억 달러를 출자하게 된다. 은행의 최대 자본금은 1000억 달러로 설정된다. 신개발은행은 2016년부터 본격 차관업무를 시작한다. 그 뒤에는 브릭스가 아닌 국가도 회원국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말했다. 은행이 내세운 목표는 신흥경제의 안정 유지다. 불안을 유발하는 자본유출이 발생할 경우 균형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브릭스 국가가 미국에의 경제 의존에서 한 발 더 벗어나는 첫걸음이 된다.

최근 브릭스 지도자들의 세계은행에 대한 불신이 확대됐다. 그들은 세계은행이 구미 경제 아젠다에만 집중한다고 비판해 왔다. 그런 배경에서 신개발은행이 출범했다. 신개발은행은 7월 15일 브라질 포르탈레자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출범했다. 본부는 중국 상하이에 두고 인도에서 초대 총재를 맡기로 결정됐다. 총재 임기는 5년으로 회원국이 돌아가며 맡기로 했다. 러시아는 결정과정에 이렇다 할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지만 운영 차원에서 계속 주도적인 자세를 견지할 듯하다.

또한 별도의 브릭스 프로젝트로 국제통화기금(IMF)의 대안 기능을 하는 위기대응기금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실루아노프가 확인했다. 성사될 경우 비례 분납 조건으로 어떤 회원국에게든 추가로 1000억 달러가 제공된다. “현재와 같이 자본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선 우리 회원국들이 국제통화기금 외에 이 같은 완충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실루아노프가 말했다. 위기대응기금은 2015년에 조성된다. 각 브릭스 회원국이 인출 가능액만큼 총 자본의 일정 비율을 출자하게 된다. 최대 출자국인 중국과 최소 출자국인 남아공에만 예외가 적용된다.

중국은 총 출자액 410억 달러 중 절반만 인출이 가능한 반면 남아공은 출자액 50억 달러의 2배 규모를 인출할 수 있게 된다. 러시아·인도·브라질은 각자 외환보유액 중 180억 달러를 갹출해 전액을 인출할 수 있게 된다. “달러로 통화스왑(화폐교환)을 제공함으로써 자본유출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메카니즘을 구축하려는 취지”라고 실루아노프가 말했다. 브릭스 개발은행은 2012년에 하나의 가능성으로 처음 거론된 이후 그동안 지지부진했다. 은행의 자금조달과 집행부를 둘러싼 이견에 발목이 잡혀 왔다.

그러나 최근 인도와 중국 모두 경기침체를 겪었다. 외환시장 변동성이 원인이었다. 2013년 저리 달러자금이 시장에 넘쳐났다. 더 자립적인 브릭스 연합의 필요성이 우선과제로 떠올랐다. 마찬가지로 러시아도 크림반도 위기를 둘러싸고 미국과의 통상관계가 갈수록 축소됐다. 그에 따라 다른 지역과 경제적 유대를 구축하려는 노력의 확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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