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RKET - 알리바바의 주문에 깨어난 월스트리트

뉴욕 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은 아침 내내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개시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조달액이 218억 달러에서 인수회사들이 초과배정 옵션(over-allotment option, 공모주를 추가 배정받을 수 있는 옵션)을 행사할 경우 잠재적으로 250여억 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옵션을 처음 행사한 회사가 1919년 설립된 그린슈 매뉴팩처링 컴퍼니였다. 그 회사 이름을 따서 ‘그린슈’로 불린다).
주식매매를 얼마에 시작해야 할지 투자자들이 숙고하며 뜸을 들이는 호가조정 과정을 거친 뒤 거래가 시작됐다. 그 뒤 기다렸다는 듯이 2억 주 이상의 손바뀜이 일어났다. 거래 개시 후 처음 90분 동안 그 가격이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과열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거래 열기가 뜨거웠다.
참고로 설명하자면 알리바바 그룹 홀딩사는 BABA라는 종목코드(ticker symbol)로 거래된다. 카리스마 넘치는 창업자 겸 회장인 잭 마가 이끄는 15년 된 회사다. 잭 마는 지난 9월 중순 나이 50줄에 올라섰다.
마는 근성 있고 사교적이고 겸손하다고 알려졌다. 미국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1990년대 초 미국 여행 중 인터넷을 처음 접하고 온라인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열정을 품게 됐다. 1995년 차이나 옐로페이지스를 창업했다. 그뒤로 중국 최초의 인터넷 기반 사업체로 인정받는 회사다.
마는 곧잘 “중국 최고 부호”로 불린다. 다른 여느 성취 지향적인 첨단기술 창업자와는 다른 스토리로 미국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얻었다. 삼수를 해서 중국 대학에 들어갔으며 최소한 그만큼의 시도 끝에 성공적인 온라인 사업체를 구축했다는 내용이었다.
9월 19일 알리바바의 상장 직전 마는 경의의 표시로 대형 ‘타오 인형’을 뉴욕증권거래소에 선물했다. 거래소는 그것을 영구 전시할 계획이라고 트윗에 올렸다.
그러나 그것은 미시적 차원의 스토리에 불과하다. 알리바바의 거시적 스토리는 맨손으로 일어선 기업의 이야기다. 중소업체들을 온라인 장터로 끌어들여 자기 브랜드로 제품 판매를 시작하도록 지원했다. 그 과정에서 세계에서 손꼽히는 막강한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자리매김했다. 아마존 같은 온라인 소매유통업체와 비견된다.
그러나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아마존을 뛰어넘는다. 아마존이 1500억 달러인 데 반해 1680억 달러 선에 달한다. 유례를 찾기 힘든 글로벌 온라인 쇼핑 공룡이 됐다. 그리고 세계 40대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알리바바 주식 투자는 안정성이 크게 떨어져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많은 사람이 경고했다.
한편으론 미국 시장에 상장하는 알리바바 같은 중국 기업들의 주가는 전통적으로 미국의 시장평균주가를 밑돌았다. 또 한편으론 마와 그의 회사는 야심적인 실리콘밸리 ‘파괴적 혁신’ 기업군과 어렵지 않게 같은 그룹으로 분류될 수 있다. 전통적인 수익창출 모델에서 다소 벗어나며 고객을 최우선하는 경향을 보이는 기업들 말이다. 알리바바는 지난 3월로 끝난 회계연도에 8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두 가지 특성이 혼합된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을 기업혁명의 다음 유력 후보지로 지목하는 경제 분석가들이 갈수록 늘어난다. 미국 첩보 기관들의 전반적인 예측이 이를 뒷받침한다. 2030년에는 “국내총생산, 인구규모, 군사지출, 기술투자에 근거할 때 글로벌 영향력 면에서 아시아가 북미와 유럽이 결합된 수준을 능가할 것이다.”
실제로 향후 20년 동안 아시아가 부상하면서 “1750년 이후 서방의 역사적인 부상”을 뒤집고 “글로벌 경제와 세계 정치에서 아시아의 비중”을 부활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의 전망이다.
다시 말해 아시아의 대형 IPO와 이른바 ‘글로벌 블루칩’에 관한 한 이제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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