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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리는 중국 소비주 - 화장품·유아용품 관련주만 웃다

희비 엇갈리는 중국 소비주 - 화장품·유아용품 관련주만 웃다

중국의 소비력은 최근 주식시장을 이끈 주요 테마다. 올 한 해 많은 중국 소비 관련주가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중국 관광객 증가로 백화점 등 서비스·소비재 관련 주가가 약진을 거듭했다. 화장품·면세점이 대표적이다.

중국 소비주의 영향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유아용품·엔터테인머트까지 중국 수혜주의 범위에 포함되는 추세다. 그러나 한때 중국 수혜주의 대표주자로 꼽혔던 종목 중 락앤락·베이직하우스 등은 최근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이에 따라 ‘중국 소비재’라는 테마만 쫓다가는 헛발질만 할 공산이 크다는 경고도 나온다.
 실적 받침 안 되면 손해 보기 십상
현재 가장 눈에 띄는 중국 수혜주는 화장품이다. 국내 최대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12월 9일 기준 연초 대비 130% 올랐다. 상하이 뷰티사업장 준공일인 10월 23일 장중에는 265만4000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최근 주춤하긴 했지만 한국화장품은 올해 들어서만 3배 가까이 오르면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 중 하나로 꼽혔다. 계열사인 한국화장품제조 주가도 180% 상승했다.

다른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도 상승세다. 한국콜마홀딩스는 같은 기간 1만3900원에서 4만7150원으로 239% 올랐다. 코리아나도 143% 올랐다. 이현정 SK증권 연구원은 “화장품은 중국 여성 구매력 및 해외출국자수 증가 수혜의 대표 제품으로, 중국 여성의 구매력이 상승하면서 국내 화장품 업종의 구조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장품에 이어 유아용품 관련주도 중국 소비 수혜주로 급부상했다. 중국의 출산 정책이 완화되면서 외동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중국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랑시그룹에 매각된 아가방컴퍼니의 주가는 12월 9일 6870원으로 올해 초 5090원에 비해 35% 올랐다. 보령메디앙스도 비슷한 수준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피아노 제조업체 삼익악기는 중국 수혜주의 다크호스가 됐다. 삼익악기는 올 들어 중국 판매 신장에 힘입어 주가가 48%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고가 제품 시장을 장악한 독일·일본 업체, 중·저가 시장의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세계 피아노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은 피아노 보급률이 아직 2.7%에 불과해 성장 전망이 밝은 편이다. 이 밖에도 한류 영향을 받은 CG CGV,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키이스트 등의 엔터테인먼트주도 중국 테마주에 포함되면서 주가가 들썩이고있다.

중국은 경제구조가 생산에서 소비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산업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부상했다. 이 영향을 받은 국내 증시의 주도주 역시 달라진 모습이다. 생산 기반의 중후장대 산업에서 생활용품 업체로 중국 수혜주가 바뀌었다. 특히 필수 소비재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여성의 소비력의 증가하면 명품 소비와 필수형 소비 시장이 성장하는데, 최근 중국에서 부패 척결과 개혁사정 열풍이 불면서 특히 필수형 소비재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적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테마주에 묶여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중국 수혜주로 꼽혔던 카지노주는 올해 부침이 심했다. GKL과 파라다이스는 상반기만 해도 중국의 중추절(추석)과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 인천 아시안게임 등을 계기로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방문해 매출이 늘 것이란 기대감에 약진을 거듭했다. 변화가 생긴 건 가을부터다. 9월 이후 12월 9일까지 파라다이스는 34%, GKL은 21% 하락했다. 원인은 실적이다. GKL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56.2% 감소했고, 파라다이스는 같은 기간 25.7% 줄었다. 카지노의 ‘큰손’ 요우커가 중국의 부패 척결 정책으로 인해 영향력이 줄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GKL의 매출액 중 중국인 비중은 45%, 파라다이스는 60% 수준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 중국 소비주의 선봉에 서있던 이른바 ‘밥솥주’도 하반기 들어서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PN풍년은 12월 9일 기준으로 지난 7월 18일 고점(6340원) 대비 50% 떨어졌다. 리홈 쿠첸도 8월 5일 고점을 찍고는 41% 하락했다. 쿠쿠전자도 상장 이틀째였던 8월 7일 고점에 비해 1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밥솥주들의 밸류에이션(이익 대비 주가)이 상반기에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목표 주가를 단숨에 뛰어넘을 만큼 상승세가 가파르다 보니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는 지적이다. 하반기 상장한 쿠쿠전자의 12개월 이익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도 여전히 20배를 웃돈다.

실적면에서도 일부에서는 연초 예상과는 달리 1980년대 한국에서의 ‘일본 코끼리 밥솥’ 신화가 중국에서 재현되기란 쉽지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중국 밥솥시장에서 저가 제품은 중국산이, 600위안 이상의 중고가는 일본 업체가 과점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의 주력인 1000위안 급 고가 제품 수요가 제한적이란 점은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소비주의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중국 소비주의 전망이 밝은 것은 분명하지만, 폭락할 수 있는 종목도 수두룩하다는 설명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시장 개척 선두주자로 꼽혔던 밀폐용기 업체가 현지 시장에서 차별화에 실패한 사례로 꼽힌다.
 여성 위주 소비력 예측 어려워
밀폐용기 제조업체 락앤락의 주가는 올해 초(2만2400원) 이후 12월 9일 1만11950원까지 47% 급락했다. 이렇다 할 반등 시도 조차 없이 줄곧 내리막이다. 2분기 중국법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2% 줄고 영업이익이 83.4%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의 영향이 크다. 현지에 모방제품이 활개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오온수 연구원은 “현지 시장 진입 초기에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다가 이후 실제 매출 성장세에 따라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이유로 매출이 급감하기도 한다. 의류 업체 베이직하우스 주가는 올 들어 줄곧 약세를 보여 3월 4일(2만8100원) 이후 49% 빠졌다. 특히 10월 이후 급락세다. 중국 수혜 기대감과는 달리 실제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매장의 수요가 갑작스레 감소하면서 베이직하우스 중국법인 성장이 둔화됐다”고 말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시황팀장은 “중국 소비의 주역은 20대 여성이어서 유행이 짧고 예측이 쉽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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