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시장 ‘대어’ 약발 다했나 - 고평가 논란 속 삼성SDS·제일모직 부진
공모시장 ‘대어’ 약발 다했나 - 고평가 논란 속 삼성SDS·제일모직 부진

한 달 뒤인 11월 14일에는 삼성SDS가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 됐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19만원)의 두 배 수준인 38만원으로 거래가 시작됐다. 이후 7영업일 만에 42만8000원(11월 25일)까지 올랐다. 삼성SDS 상장 열기는 제일모직으로 이어졌다. 12월 18일 상장된 제일모직도 공모가(5만3000원)의 두 배가 넘는 11만300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제일모직의 공모주 청약증거금은 30조원에 달할 정도로 돈이 몰렸다. 지금까지 IPO 청약증거금 규모 중 사상 최대다.
삼성SDS와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연관된 만큼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제일모직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 계열사다. 이렇다 보니 제일모직이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11.2%)다.
삼성 오너 일가, 삼성SDS 지분 매각 가능성

앞으로 주가를 발목 잡을 부정적 요인도 상존한다. 이재용 부회장 등이 삼성SDS 주식을 내다 팔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계열사 중 하나인 삼성생명 주식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부터 상속받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주식 매각은 삼성SDS 지분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는 5월 중순 이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보호예수는 소액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주주 등이 일정 기간 보유 지분을 매매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신건식 BS투자증권 연구원은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긴 어렵다”고 예상했다. 제일모직도 미래 가치로 인한 이익과 현재 사업구조에 따른 이익 간의 괴리가 크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렇다 보니 주가 전망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유안타증권과 LIG투자증권는 삼성SDS 목표 주가를 각각 40만원, 35만원으로 내렸다. BoA메릴린치는 제일모직의 목표 주가를 현 주가보다 낮은 10만5000원으로 내놨다. 증권가에서는 제일모직과 삼성SDS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삼성생명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생명은 2010년 공모가 11만원에 상장했지만 이후 곧바로 급락했다. 지나치게 공모가를 높게 책정한 탓이다. 삼성생명 주가는 상장 뒤 4년 간 공모가를 밑돌다가 지난해 10월 말 공모가를 회복했다. 삼성생명 주가는 1월 28일 종가 기준으로 11만6500원이다.
목표 주가는 낮아졌지만, 두 회사의 성장성 전망은 긍정적이다. 삼성SDS는 삼성전자의 해외 사업장 물류통합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2016년부터 물류BPO(업무처리 아웃소싱)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CLSA는 보고서를 통해 ‘물류 BPO로 향후 3년간 연 평균 54% 성장하고 2017년 4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일모직도 중국 의류시장과 바이오 사업이 성장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2020년 제일모직 매출이 9조6000억원으로 지난해(5조원)보다 약 2배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와 제일모직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성과 성장성, 그룹 지배구조 변화 이슈 등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성장성 전망은 긍정적
청약증거금
유상증자나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 주식을 사기 위해 계약금 형식으로 내는 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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