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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 주식 황제주는] 더블유게임즈·바디텍메드 거래가 ‘와우’

[장외 주식 황제주는] 더블유게임즈·바디텍메드 거래가 ‘와우’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가운데)이 지난 4월 13일 비상장사인 서울 강남구 더블유게임즈를 방문해 김가람 더블유게임즈 대표(좌)로부터 게임 설명을 듣고 있다.
오는 10월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정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모바일 멀티플랫폼 게임 개발사 더블유게임즈. 8월 3일 장외 주식 시장에서 이 회사의 거래가격은 주당 680만원대. 말 그대로 장외 시장의 ‘황제주’로 불린다. 올 2월 장외 거래 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에서 200만원대에 거래된 더블유게임즈 거래가격은 6개월 만에 400만원이나 올랐다. 더블유게임즈는 세계 220여 나라, 15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SNS 게임 전문 업체다. 이 회사의 대표작인 ‘더블유카지노’는 출시 2년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더블유카지노의 지난해 매출액은 713억원, 영업이익은 293억원이었다. 여기에 지난 4월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회사를 직접 방문해 상장을 독려하면서 거래가격이 탄력을 받았다.
 더블유게임즈 거래가격 680만원대
하반기 상장을 앞둔 바이오 업체들 몸값도 만만치 않다.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정인 진단시약·기기 전문업체 바디텍메드의 거래가격은 8월 3일 15만원대다. 장외 거래 사이트인 프리스닥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장외 시장에서 6만원에 거래된 바디텍메드는 상장 계획이 발표되면서 150% 넘게 급등했다. 세계 70여개국에 진출한 바디텍메드는 매출의 98%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는 수출 강소기업이다. 지난해 30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바이오 벤처기업 케어젠도 현재 거래가격이 20만원대로 두 달만에 100% 올랐다. 케어젠은 노화방지와 색소침착 등의 기능성 물질 원료를 라프레리·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에 공급하고 있다.

장외 주식 시장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을 사고 파는 비공식 주식 시장을 말한다. 장외 주식 시장은 개별적으로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전체 시장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장외 거래는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프리보드와 사설 장외 주식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정인식 프리스닥 대표는 “올해 한국거래소가 기업공개(IPO) 확대 정책을 펴면서 장외 시장 거래도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 가능성이 큰 바이오·헬스케어, 게임 등의 기업에 관심이 커지고 IPO가 늘면서 관련 종목 가격도 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외 주식이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는 이유는 IPO를 앞둔 기업에 미리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대개 수백 대 1에 달한다. 그러나 장외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을 매입하면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 제이스톡 관계자는 “IPO까지 시간은 걸리겠지만 장외 시장에서 매입해 기다리면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장외에서 매수에 투자 수익을 얻은 투자자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24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삼성SDS의 8월 4일 종가는 29만4500원이다. 상장 때 삼성SDS 공모가는 19만원. 공모를 받은 투자자라면 상장 후 지금까지 50% 이상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장외 주식 시장에서 지난해 2월까지 삼성SDS 거래가격은 12만원대였다. 이 때 투자해 지금껏 보유하고 있다면 100%가 넘는 수익을 낸 셈이다. 최근 상장한 신소재 개발기업인 펩트론의 공모가는 1만6000원. 상장 10일 차인 8월 4일 종가 기준으로 펩트론 주가는 6만2400원이다. 지난해 11월 장외 주식 시장에서 1만원대에 매수한 투자자라면 현재 600%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이다.

이렇다 보니 IPO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장외 시장에서 관련 종목의 거래가격이 요동친다. 특히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비상장 계열사는 장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종목이다. 정인식 대표는 “기업 규모가 클수록 거래가 늘어난다”며 “가령 상장이 미뤄진다고 해도 시기적인 문제일 뿐 재무 안정성이 좋아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와 프리스닥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거래가격은 올 들어 30% 넘게 올랐다. 현재 4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하반기 상장 예정인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2869억원)을 기록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장외 거래 주식을 사는 방법은 두 가지다. 장외 주식 사이트나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에서 사고 팔 수 있다. 장외 주식을 거래하려면 우선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주요 장외 주식 사이트인 프리스닥·제이스톡·38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해 장외 주식 정보를 확인한 뒤 매수자와 매도자가 만나 가격과 수량을 협상한다. 비상장 주식 거래는 결제 불이행 위험이 있다. 따라서 거래 전 신원 확인이 필수다. 매수자는 계좌에 주식이 입고된 것을 확인한 후 결제해야 한다. 증권사 비상장 주식 중개를 통해 거래하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유안타증권·SK증권 등에서 장외 주식 거래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증권사에 1%가량의 수수료를 내면 거래부터 계약 체결까지 전 과정을 중개한다.

K-OTC에서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컴퓨터에 설치하고 매매 주문을 넣으면 된다. 매매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로 정규 주식 시장과 동일하다. K-OTC는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가 맞으면 바로 거래가 체결되고 증권사를 거쳐 거래가 진행된다. 증권사 위탁수수료는 기존 온라인 주식 거래와 동일하게 0.1% 안팎이다. 단, 장내 시장에서 거래하는 주식은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비상장 주식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다. 세율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10%, 대기업 20%다. 양도차익이 발생한 분기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에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직접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물량 적어 주식 매수·매도 쉽지 않아
장외 주식 시장에서 IPO 되기 전 미리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유통 물량이 적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물량이 적다 보니 특정 종목의 매매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일부 우량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도 심하다. 장외 종목인 만큼 기업공시 등 각종 투자정보도 부족한 편이다. 기업의 재무상태와 관련 이슈를 투자자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상장이 된다고 무조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7월 4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미래에셋생명은 상장 이 전 지난 5월 장외 시장에서 주당 1만2000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상장 이후 시초가는 공모가(7500원)보다 낮은 7400원에 거래됐다. 8월 4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는 6930원으로 더 떨어졌다. 5월 장외 시장에서 미래에셋생명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현재 40% 넘게 손해를 봤다. 이처럼 단순히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만 듣고 투자하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이 조언이다. 정인식 대표는 “투자할 때 2년 이내에 상장 계획이 있거나 중견·대기업에 투자한다면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작은 기업일수록 당장의 실적보다 1년 후에 기업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를 살펴보고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ins.com

☞ 기업공개 IPO(Initial Public Offering) - 기업이 최초로 외부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 매도하는 것으로 보통 코스피나 코스닥 등 주식 시장에 처음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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