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주택담보대출은?] ‘장기 고정금리’로 ‘올해’ 받는 게 유리
[내게 맞는 주택담보대출은?] ‘장기 고정금리’로 ‘올해’ 받는 게 유리
‘집을 살까 말까?’ 전세 세입자들의 고민이 점점 더 깊어만 간다. 주택 전세가가 매매가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오르면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72.9%를 기록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성북구 전세가율은 80%를 넘어섰다. 이처럼 전세가격 상승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차라리 집을 구입하겠다는 세입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 9월 말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은행 등 6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31조8844억원으로 전달보다 3조9043억원이 늘었다. 지난 2010년 9월 이후 월별 상승폭으로는 최고액이다. 시장에서는 은행의 대출잔액이 더 늘 것으로 본다. 가을 이사철과 강남의 재건축 이주 수요 때문에 전세 수요가 늘어 내년까지 전세가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출 부담을 안고서라도 내 집 장만에 나설 수밖에 없는 세입자들을 위해 내 조건에 맞는 주택자금대출 상품에 대해 알아봤다.
직장인 김경민(33)씨는 서울 당산동 원룸(36㎡)에서 준전세(반전세)를 살고 있다. 보증금 7000만원에 월세 30만원이다. 오는 11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씨는 최근 집 주인에게서 월세를 40만원으로 올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월세가 부담된 그는 이 참에 차라리 집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아직 미혼이고 현재 결혼 계획도 없기 때문에 지금이 내 집 장만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김씨처럼 1인 가구가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면 한국주택금융공사 상품인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을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개인 소득 6000만원(생애 첫 주택구입은 7000만원) 이하인 만 30세가 넘는 무주택자는 최대 2억원(주택담보인정비율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단 전용면적은 85㎡이하, 6억원 이하 주택이어야 한다. 대출기간은 10·15·20·30년이고 대출금리(10월 7일 기준)는 연 최저 2.3%에서 최고 3.1%다. 본인 명의로 청약저축에 가입했다면 0.1~0.2% 포인트 금리 우대가 가능해 이자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이 상품은 모두 고정금리로 이자와 원금을 분할상환해야 한다.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은 최대 1년까지다. 만약 디딤돌 대출을 통해 2억원의 대출을 받았는데 추가로 더 필요하다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이용하면 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충족되면 디딤돌 대출과 별개로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DTI는 60%까지 가능하다. 예컨대 DTI가 60%일 경우, 연봉이 5000만원이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인 3000만원 이내에서 대출 받을 수 있다. DTI는 담보인정비율(LTV)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다. 현재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평균 금리는 3~4%대다. 시중은행이 주로 판매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대개 3~5년 정도 고정금리로 적용되다가 이후에는 6~12개월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금리상품이다. 신한은행 울산금융센터 임기흥 리테일지점장은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디딤돌 대출보단 금리가 조금 높지만 주거래 은행이나 실적 등에 따라 우대금리를 받으면 금리를 1%포인트 이상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경우 소득에 맞춘 상환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1인 가구는 외벌이로 대출 상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만약 결혼 등과 같은 목돈이 들어갈 때에는 유동성 확보가 어렵다”며 “이런 투자자들은 조급하게 상환하는 것보단 10년 이상 고정금리 비거치식 분할 상환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만약 원리금을 빠른 시일내에 갚고 싶다면 1년 또는 3년 단위로 갚아 나가는 게 좋다. 그러나 만약 3년 이내에 원금을 상환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은행들은 대출의 조기 상환시 수익보전을 위해 3년 이내 기간에 대출을 상환하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받는다. 3년 이내 상환시 수수료는 보통 1.2%다. 만약 1억원의 대출을 1년 안에 상환할 경우 120만원의 금융비용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대출 금리는 다소 높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거나 절반 정도만 부담하는 상품을 찾아 가입하는 것이 좋다. 은행권에는 일부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상품이 있긴 하지만 대출 금리가 보통 연 2~3% 더 높아 이자 부담이 크다. 전세난이 심회되면서 생애 최초로 내집 마련을 하는 세입자도 늘고 있다. 지난 9월 결혼한 이지성(36)씨는 신접살림을 차릴 전셋집을 찾아 헤매다 고민 끝에 송파구 문정동의 한 소형 아파트를 샀다. 그는 주택구입을 위해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대출 상품을 이용했다. 주택금융공사에서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이 저리에 대출 받을 수 있는 대표 상품은 보금자리론과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이다. 그러나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금리가 보금자리론보다 조금 더 싸지만 부부합산 소득이 연 7000만원이라는 제약이 있다. 때문에 소득이 7000만원을 넘는다면 소득에 상관없이 대출이 가능한 보금자리론 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주택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의 주택을 매입할 때 최대 5억원(주택담보인정비율 70%)까지 대출해준다. 보금자리론은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과 같이 고정금리로 받을 수 있다. 대출기간도 디딤돌 대출과 같이 10·15·20·30년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대출금리는 연 3.15~3.4%다. 상환방식은 거치 기간 없이 대출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야 한다. 3년 내에 원리금을 갚는 중도상환 수수료는 최대 1.2%다.
부부의 소득이 연 7000만원이 넘지 않는다면 디딤돌 대출을 이용하면 된다. 30년간 장기대출 고정금리는 연 3.1%로, 자녀 3명 이상의 다자녀가구는 0.5%포인트,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는 0.2%포인트를 추가 우대해준다(중복 적용 불가). 만약 대출금이 부족하다면 시중은행 상품을 이용해 추가로 대출이 가능하다. 단 30대 또는 40대인 경우 자녀들 학비나 생활비 등이 늘어나기 때문에 원리금 부담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출기간을 최대한 장기로 설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신한은행 울산금융센터 임기흥 리테일지점장은 “요즘처럼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는 변동과 고정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며 “연말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고정금리 대출을 받으면 나중에 금리가 오르더라도 이자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고정금리로 가져가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추가 매입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경우 부채 부담이 커지는 만큼 이자 비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연봉 7000만원을 받는 40대 직장인 김영식씨는 올 초 서울 강남의 중소형 아파트를 매입했다. 그는 경기도 동탄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지만, 초등학교 진학을 앞둔 자녀를 생각해 큰 마음 먹고 강남 학원가 인근의 아파트를 사들였다. 주택 매입 자금은 현재 거주 중인 동탄 아파트를 전세 놓으면서 확보한 3억8000만원과 강남에 새로 구입한 집을 담보로 받은 은행 대출 3억6000만원을 포함해 총 7억4000만원이 들었다. 김씨는 동탄 아파트를 매입할 때 받은 주택담보대출이 아직 5000만원 가량 남아 있던 상황이라, 새로 받은 대출까지 감안하면 총 4억1000만원의 은행 부채를 지게 됐다. 그는 부채 부담을 덜기 위해 기존 대출을 정부가 운영하는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탔다. 지난 2011년 5%대 변동금리로 받은 대출이라 2%대 고정금리 상품으로 전환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은 판매가 종료된 탓에 다주택자의 이자비용을 줄여주는 정책상품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더구나 정부의 가계부채 축소 정책으로 내년부터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인 70%까지 대출 받으면 10%는 원리금 분할상환을 즉시 시작해야 하는 탓에 상환 부담도 커졌다. 조금이라도 금리가 더 낮은 은행으로 옮겨 이자 부담을 줄여야 하는 상황. 우선 개인의 신용등급에 맞춰 여러 은행의 대출 상품을 찾아봐야 한다.
국내 17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신용등급별로 따져보면, 은행별 격차가 0.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예컨대 국내 시중은행 중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9월 말 기준 신한은행이 2.77%로 가장 낮지만, 1~2등급(CB사 기준)의 경우는 KB국민은행이 2.66%로 신한은행(2.71%)보다 낮다. 9~10등급의 하분위 등급의 경우 KB국민은행이 3.65%인데 비해 IBK기업은행은 3.16%로 0.49%포인트 벌어지는 등 적잖은 차이가 있다. 또한 대출 변경에 소요되는 비용과 이익 중 어느 것이 더 큰지 비교해야 한다. 대출 변경에는 인지세와 담보 설정에 따른 국민주택채권 매입·할인 비용 등이 발생한다. 인지세는 대출액 1억원 이상의 경우 13만~15만원이며, 이중 50%는 은행이, 나머지 절반은 대출자가 부담해야 한다. 국민주택채권 매입·할인 비용은 모두 대출자 부담이다. 한편, 주택 구매 계획이 있거나 추가 대출을 받을 생각이라면 올해 중으로 받는 것이 좋다. 내년부터 대출심사 구조가 DTI 방식에서 ‘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DTI 방식은 신용대출이나 자동차 할부, 카드론 같은 ‘기타 부채’는 연간 이자 납입액만 계산할 뿐 원금상환액은 계산하지 않는데 비해, DSR 방식은 기타 부채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계산하기 때문에 대출이 까다로워진다. 특히 새로 주택을 구입하기 이전에 보유 중이던 ‘기존 주택’ 대출도 DSR에 포함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을 추가로 받기 어려워진다. 아울러 사려는 집의 매도자가 대출을 갚고 있는 중이라면 대출 승계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자금 순환 문제로 매도자의 대출을 그대로 인도받고 일부 차액을 현금 지급하는 식으로 집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재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앞으로 기준금리가 추가로 내려갈 수 있어 기존 대출을 정리하고, 매입할 집을 담보로 대출을 새로 받는 편이 좋다. 주택에 대출 한도가 있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을 새로 받기 위해서는 매도자의 기존 대출을 빨리 갚도록 종용하거나, 매매 중도금을 지급해 조기 상환을 유도해야 한다. 전세를 끼고 새 집을 장만할 때는 전세 보증금을 받는 날과 잔금 지급일이 맞지 않는 미스매치도 골치 아픈 일이다. 전세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사할 집에 잔금을 못 주면 오도가도 못하는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대기업 종사자라면 사내의 저금리 직장인 대출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간단하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는 다양한 금융 상품을 찾아봐야 한다. 요즘에는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카드 상품이 많이 이용된다. 이 상품은 일반은행 주택담보대출과는 달리 근저당 설정 없이 마이너스통장식 대출카드를 근거로 2000만원 안팎의 돈을 빌려준다. 사용 기간 중에 발생한 이자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긴급자금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실제로 주택 거래가 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새로 받아 미스매치를 해결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중도상환 수수료다. 전세금이 들어올 때까지 짧은 기간 대출을 이용하기 때문에 중도상환 수수료를 오롯이 내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대출 금리는 다소 높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거나 절반 정도만 부담을 하는 상품을 찾아 가입하는 것이 좋다. 보험사들도 마이너스대출(한도대출)의 방식으로 중도상환수수료를 절반만 부담하는 2~4%대 상품이 있다. 한화생명은 매일 2%씩 누적 차감 후 최대 50%를 깎아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교보생명·KB손해보험 등은 50%를 즉시 면제해 주는 상품을 팔고 있다.
한편 정부가 가계대출을 옥죄기 시작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생활자금으로 활용하던 장년층 하우스푸어들의 자금 융통 방안도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이들은 대출 여력이 줄자 주택을 담보로 한 2·3금융권 대출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삼섬동 아파트 두 채에서 나오는 주택담보대출을 생활자금으로 활용하던 70대 최인철씨의 경우 올 들어 담보한도가 한계에 다다르자 주택을 담보로 한 저축은행 마이너스론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주택을 모두 팔기 위해 내놓은지 오래지만 부동산 거래가 부진한 탓에 주택담보대출 대출과 저축은행 상품 이용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한다. 최근 신용카드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정부의 대출규제, 하우스푸어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이사철을 맞아 은행들이 대출 태도를 신중하게 취하는 등 1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줬다. 주택담보대출의 한계에 몰린 경우라면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 김성희·김유경 기자 kim.sunghee@joins.com
☞ 주택담보인정비율(LTV) -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비율이다. LTV가 70%면 대출 한도는 집값의 70%까지다.
☞ 총부채상환비율(DTI) - 연봉 가운데 대출 원리금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직장인 김경민(33)씨는 서울 당산동 원룸(36㎡)에서 준전세(반전세)를 살고 있다. 보증금 7000만원에 월세 30만원이다. 오는 11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씨는 최근 집 주인에게서 월세를 40만원으로 올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월세가 부담된 그는 이 참에 차라리 집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아직 미혼이고 현재 결혼 계획도 없기 때문에 지금이 내 집 장만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김씨처럼 1인 가구가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면 한국주택금융공사 상품인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을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개인 소득 6000만원(생애 첫 주택구입은 7000만원) 이하인 만 30세가 넘는 무주택자는 최대 2억원(주택담보인정비율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단 전용면적은 85㎡이하, 6억원 이하 주택이어야 한다. 대출기간은 10·15·20·30년이고 대출금리(10월 7일 기준)는 연 최저 2.3%에서 최고 3.1%다. 본인 명의로 청약저축에 가입했다면 0.1~0.2% 포인트 금리 우대가 가능해 이자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이 상품은 모두 고정금리로 이자와 원금을 분할상환해야 한다.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은 최대 1년까지다. 만약 디딤돌 대출을 통해 2억원의 대출을 받았는데 추가로 더 필요하다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이용하면 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충족되면 디딤돌 대출과 별개로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DTI는 60%까지 가능하다. 예컨대 DTI가 60%일 경우, 연봉이 5000만원이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인 3000만원 이내에서 대출 받을 수 있다. DTI는 담보인정비율(LTV)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다.
1인 가구는 디딤돌 대출 유리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경우 소득에 맞춘 상환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1인 가구는 외벌이로 대출 상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만약 결혼 등과 같은 목돈이 들어갈 때에는 유동성 확보가 어렵다”며 “이런 투자자들은 조급하게 상환하는 것보단 10년 이상 고정금리 비거치식 분할 상환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만약 원리금을 빠른 시일내에 갚고 싶다면 1년 또는 3년 단위로 갚아 나가는 게 좋다. 그러나 만약 3년 이내에 원금을 상환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은행들은 대출의 조기 상환시 수익보전을 위해 3년 이내 기간에 대출을 상환하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받는다. 3년 이내 상환시 수수료는 보통 1.2%다. 만약 1억원의 대출을 1년 안에 상환할 경우 120만원의 금융비용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대출 금리는 다소 높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거나 절반 정도만 부담하는 상품을 찾아 가입하는 것이 좋다. 은행권에는 일부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상품이 있긴 하지만 대출 금리가 보통 연 2~3% 더 높아 이자 부담이 크다.
생애 최초 구입자는 ‘보금자리론’ 유리
부부의 소득이 연 7000만원이 넘지 않는다면 디딤돌 대출을 이용하면 된다. 30년간 장기대출 고정금리는 연 3.1%로, 자녀 3명 이상의 다자녀가구는 0.5%포인트,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는 0.2%포인트를 추가 우대해준다(중복 적용 불가). 만약 대출금이 부족하다면 시중은행 상품을 이용해 추가로 대출이 가능하다. 단 30대 또는 40대인 경우 자녀들 학비나 생활비 등이 늘어나기 때문에 원리금 부담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출기간을 최대한 장기로 설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신한은행 울산금융센터 임기흥 리테일지점장은 “요즘처럼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는 변동과 고정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며 “연말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고정금리 대출을 받으면 나중에 금리가 오르더라도 이자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고정금리로 가져가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추가 매입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경우 부채 부담이 커지는 만큼 이자 비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연봉 7000만원을 받는 40대 직장인 김영식씨는 올 초 서울 강남의 중소형 아파트를 매입했다. 그는 경기도 동탄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지만, 초등학교 진학을 앞둔 자녀를 생각해 큰 마음 먹고 강남 학원가 인근의 아파트를 사들였다. 주택 매입 자금은 현재 거주 중인 동탄 아파트를 전세 놓으면서 확보한 3억8000만원과 강남에 새로 구입한 집을 담보로 받은 은행 대출 3억6000만원을 포함해 총 7억4000만원이 들었다. 김씨는 동탄 아파트를 매입할 때 받은 주택담보대출이 아직 5000만원 가량 남아 있던 상황이라, 새로 받은 대출까지 감안하면 총 4억1000만원의 은행 부채를 지게 됐다. 그는 부채 부담을 덜기 위해 기존 대출을 정부가 운영하는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탔다. 지난 2011년 5%대 변동금리로 받은 대출이라 2%대 고정금리 상품으로 전환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은 판매가 종료된 탓에 다주택자의 이자비용을 줄여주는 정책상품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더구나 정부의 가계부채 축소 정책으로 내년부터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인 70%까지 대출 받으면 10%는 원리금 분할상환을 즉시 시작해야 하는 탓에 상환 부담도 커졌다. 조금이라도 금리가 더 낮은 은행으로 옮겨 이자 부담을 줄여야 하는 상황. 우선 개인의 신용등급에 맞춰 여러 은행의 대출 상품을 찾아봐야 한다.
국내 17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신용등급별로 따져보면, 은행별 격차가 0.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예컨대 국내 시중은행 중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9월 말 기준 신한은행이 2.77%로 가장 낮지만, 1~2등급(CB사 기준)의 경우는 KB국민은행이 2.66%로 신한은행(2.71%)보다 낮다. 9~10등급의 하분위 등급의 경우 KB국민은행이 3.65%인데 비해 IBK기업은행은 3.16%로 0.49%포인트 벌어지는 등 적잖은 차이가 있다. 또한 대출 변경에 소요되는 비용과 이익 중 어느 것이 더 큰지 비교해야 한다. 대출 변경에는 인지세와 담보 설정에 따른 국민주택채권 매입·할인 비용 등이 발생한다. 인지세는 대출액 1억원 이상의 경우 13만~15만원이며, 이중 50%는 은행이, 나머지 절반은 대출자가 부담해야 한다. 국민주택채권 매입·할인 비용은 모두 대출자 부담이다.
중도상환 수수료 없는 상품 찾아야
주택보유 고령층은 주택연금 고려할 만
한편 정부가 가계대출을 옥죄기 시작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생활자금으로 활용하던 장년층 하우스푸어들의 자금 융통 방안도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이들은 대출 여력이 줄자 주택을 담보로 한 2·3금융권 대출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삼섬동 아파트 두 채에서 나오는 주택담보대출을 생활자금으로 활용하던 70대 최인철씨의 경우 올 들어 담보한도가 한계에 다다르자 주택을 담보로 한 저축은행 마이너스론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주택을 모두 팔기 위해 내놓은지 오래지만 부동산 거래가 부진한 탓에 주택담보대출 대출과 저축은행 상품 이용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한다. 최근 신용카드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정부의 대출규제, 하우스푸어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이사철을 맞아 은행들이 대출 태도를 신중하게 취하는 등 1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줬다. 주택담보대출의 한계에 몰린 경우라면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 김성희·김유경 기자 kim.sunghee@joins.com
☞ 주택담보인정비율(LTV) -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비율이다. LTV가 70%면 대출 한도는 집값의 70%까지다.
☞ 총부채상환비율(DTI) - 연봉 가운데 대출 원리금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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