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보릿고개 넘을까
애플이 보릿고개 넘을까
애플이 보릿고개를 만났다. 이전 아이폰 모델들이 너무 잘 팔려서 아이폰 6S는 과거 기록을 뛰어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역사에서 최초의 불명예다. 애플은 휴대전화 수익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애플 워치를 선보이고 자동차를 개발 중이라는 루머도 나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매출증가세를 유지할 만한 또 다른 블록버스터 제품은 없는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애플을 둘러싸고 새로운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애플은 지금껏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꾸준하게 실적을 올리는 업체로 손꼽혀 왔다.
설상가상으로 애플의 시가총액은 쪼그라들고 판매규모 2위 지역인 중국시장의 상공에 짙은 먹구름이 깔리고 있다. 두 말할 필요 없이 애플 CEO 팀 쿡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가라앉히려면 해결해야 할 숙제가 아주 많다.
그렇다고 쿡 CEO가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애플은 고도성장 기업에서 다음 먹거리를 찾을 때까지 수익 유지 방안을 모색하는 전환기에 있다. “지금 문제는 애플이 사업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느냐”라고 S&P 캐피털 IQ의 주식분석가 안젤로 지노는 말한다. “팀 쿡 CEO가 회사를 잘 관리하면서 여기저기서 매출신장 기회를 찾느냐, 아니면 다음 먹거리가 될 혁신제품을 찾느냐의 선택이다.”
애플은 애플 뮤직, 애플 TV, 그리고 애플 워치 같은 서비스와 제품을 통해 매출 다변화를 꾀하지만 당분간은 아이폰이 단연코 판매와 수익의 핵심 엔진이다. 최근 분기 애플의 아이폰 매출은 320억 달러 선으로 총 매출의 63%를 차지했다.
애플이 아이폰의 매출 탄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가라앉히려 애쓰는 동안 주가는 뚝뚝 떨어지고 있다. 근 1년 전(2월 23일)에 주가가 133달러로 최고점에 올랐다. 같은 달 시가총액은 7750억 달러에 육박해 7000억 달러 대를 돌파한 미국 최초의 상장기업이 됐다. 그 뒤 애플의 시가총액은 2000억 달러 넘게 증발했으며 1월 첫 주 애플의 종가는 2014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 선을 뚫고 내려갔다.
그와 같은 부진에 중국 시장에서 1월 4일과 7일 서킷브레이커(주가 급등락 때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제도)가 발동되는 주가 폭락 악재까지 겹쳤다. 거래중단 조치는 패닉으로 인한 투매를 막으려는 의도였지만 그 충격파가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중국 중앙은행은 연착륙을 유도하려 애쓴다”고 팰리세이즈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댄 베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말했다.
아이폰 6S와 6S 플러스의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수군거림 속에 1월 첫 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애플 공급망 전반에 걸쳐 주문축소와 판매감소 보고가 급증했다. 애플의 최대 아이폰 조립업체로 꼽히는 팍스콘은 12월 매출이 20% 감소했다. 일본경제신문(니케이)에 따르면 애플은 또한 판매업체들에 재고 정리 시간을 주기 위해 올해 1분기 중 부품주문을 30%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도 그와 같은 변화를 감지했다. 상당수가 올해 아이폰 판매 예상치를 2억1000만~2억180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애플의 2015 회계연도에 생산된 2억3100만 대에 비해 6~9% 감소한 수치다. 그 예측이 정확하다면 스마트폰 주력 모델의 판매대수가 처음으로 전년에 비해 감소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더 큰 흐름과 일치한다. 2015년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대수는 총 14억3000만 대로 판매 증가율이 2014년의 27.6%에서 9.8%로 크게 둔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중국 경제의 감속이 가장 큰 원인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판매업체들은 중국 내 기존 시장 파이를 놓고 땅뺏기 싸움을 벌어야 한다.
이를 모두 종합해 보면 단기적으론 모든 악재가 한꺼번에 집중돼 일으키는 퍼펙트 스톰을 이룬다. 애플에 관한 시각은 “중국에선 아이폰 6S 수요 부진 때문에 절반 채워진 물컵에서 절반 빈 물컵으로 바뀌었다”고 FBR 캐피털 마케츠의 선임 분석가 대니얼 아이브스는 말했다. 애플 워치 같은 신제품도 당초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만큼 시장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소문이 돌던 TV 스트리밍 서비스(앱 중심의 애플 TV와는 별개)는 어디서도 보이지 않는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러티지스의 팀 바자린 사장은 “향후 6개월 사이 애플의 시가총액이 2000억 달러 선을 탈환할 잠재력 있는 제품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플은 새로운 수입 다변화 방안을 다수 모색하고 있다. 소문이 무성한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의 전기 자동차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무리 빨라도 2019년까지는 선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증강현실과 인공지능 기반 얼굴인식 등과 같은 다른 기술도 탐구해 왔다. “애플의 혁신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바자린 사장은 덧붙였다.
단기적으로 애플의 아이폰 판매 증가에 도움이 될 만한 요인은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다. 고객이 사실상 애플의 스마트폰을 리스해 연간 단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특히 올 하반기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애플이 기존의 제품출시 트렌드를 따른다고 가정할 때 그쯤 해서 ‘아이폰 7’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이폰 7에 관해 알려진 정보는 아직 많지 않다. 그러나 초기의 소문은 무선 충전, 방수기능, 그리고 헤드폰 잭이 없어질 가능성에 집중된다.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확대도 애플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노 주식분석가는 시사한다.
성탄절 휴가가 낀 분기와 2016년 1분기의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경고가 애플 공급망의 판매업자들로부터 불거져 나왔다. 하지만 모두가 그것을 아이폰 판매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로 받아들인 건 아니다. “공급망에 근거한 투자 모델 수립은 실패한다”고 베루 CIO는 말했다. “애플은 다양한 공급자를 이용하면서도 비밀을 유지하는 데 상당히 능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다.”
성탄절이 포함된 분기 중 애플의 실적이 어땠는지 곧 발표된다. 1월 26일 시장이 마감된 뒤 실적을 공개하고 그것을 설명하는 전화회의가 이어진다.
- 루크 빌라파스 IB타임스 기자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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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애플의 시가총액은 쪼그라들고 판매규모 2위 지역인 중국시장의 상공에 짙은 먹구름이 깔리고 있다. 두 말할 필요 없이 애플 CEO 팀 쿡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가라앉히려면 해결해야 할 숙제가 아주 많다.
그렇다고 쿡 CEO가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애플은 고도성장 기업에서 다음 먹거리를 찾을 때까지 수익 유지 방안을 모색하는 전환기에 있다. “지금 문제는 애플이 사업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느냐”라고 S&P 캐피털 IQ의 주식분석가 안젤로 지노는 말한다. “팀 쿡 CEO가 회사를 잘 관리하면서 여기저기서 매출신장 기회를 찾느냐, 아니면 다음 먹거리가 될 혁신제품을 찾느냐의 선택이다.”
애플은 애플 뮤직, 애플 TV, 그리고 애플 워치 같은 서비스와 제품을 통해 매출 다변화를 꾀하지만 당분간은 아이폰이 단연코 판매와 수익의 핵심 엔진이다. 최근 분기 애플의 아이폰 매출은 320억 달러 선으로 총 매출의 63%를 차지했다.
애플이 아이폰의 매출 탄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가라앉히려 애쓰는 동안 주가는 뚝뚝 떨어지고 있다. 근 1년 전(2월 23일)에 주가가 133달러로 최고점에 올랐다. 같은 달 시가총액은 7750억 달러에 육박해 7000억 달러 대를 돌파한 미국 최초의 상장기업이 됐다. 그 뒤 애플의 시가총액은 2000억 달러 넘게 증발했으며 1월 첫 주 애플의 종가는 2014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 선을 뚫고 내려갔다.
그와 같은 부진에 중국 시장에서 1월 4일과 7일 서킷브레이커(주가 급등락 때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제도)가 발동되는 주가 폭락 악재까지 겹쳤다. 거래중단 조치는 패닉으로 인한 투매를 막으려는 의도였지만 그 충격파가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중국 중앙은행은 연착륙을 유도하려 애쓴다”고 팰리세이즈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댄 베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말했다.
아이폰 6S와 6S 플러스의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수군거림 속에 1월 첫 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애플 공급망 전반에 걸쳐 주문축소와 판매감소 보고가 급증했다. 애플의 최대 아이폰 조립업체로 꼽히는 팍스콘은 12월 매출이 20% 감소했다. 일본경제신문(니케이)에 따르면 애플은 또한 판매업체들에 재고 정리 시간을 주기 위해 올해 1분기 중 부품주문을 30%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도 그와 같은 변화를 감지했다. 상당수가 올해 아이폰 판매 예상치를 2억1000만~2억180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애플의 2015 회계연도에 생산된 2억3100만 대에 비해 6~9% 감소한 수치다. 그 예측이 정확하다면 스마트폰 주력 모델의 판매대수가 처음으로 전년에 비해 감소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더 큰 흐름과 일치한다. 2015년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대수는 총 14억3000만 대로 판매 증가율이 2014년의 27.6%에서 9.8%로 크게 둔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중국 경제의 감속이 가장 큰 원인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판매업체들은 중국 내 기존 시장 파이를 놓고 땅뺏기 싸움을 벌어야 한다.
이를 모두 종합해 보면 단기적으론 모든 악재가 한꺼번에 집중돼 일으키는 퍼펙트 스톰을 이룬다. 애플에 관한 시각은 “중국에선 아이폰 6S 수요 부진 때문에 절반 채워진 물컵에서 절반 빈 물컵으로 바뀌었다”고 FBR 캐피털 마케츠의 선임 분석가 대니얼 아이브스는 말했다. 애플 워치 같은 신제품도 당초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만큼 시장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소문이 돌던 TV 스트리밍 서비스(앱 중심의 애플 TV와는 별개)는 어디서도 보이지 않는다.
전기자동차도 2019년까지는 어렵다
하지만 애플은 새로운 수입 다변화 방안을 다수 모색하고 있다. 소문이 무성한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의 전기 자동차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무리 빨라도 2019년까지는 선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증강현실과 인공지능 기반 얼굴인식 등과 같은 다른 기술도 탐구해 왔다. “애플의 혁신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바자린 사장은 덧붙였다.
단기적으로 애플의 아이폰 판매 증가에 도움이 될 만한 요인은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다. 고객이 사실상 애플의 스마트폰을 리스해 연간 단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특히 올 하반기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애플이 기존의 제품출시 트렌드를 따른다고 가정할 때 그쯤 해서 ‘아이폰 7’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이폰 7에 관해 알려진 정보는 아직 많지 않다. 그러나 초기의 소문은 무선 충전, 방수기능, 그리고 헤드폰 잭이 없어질 가능성에 집중된다.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확대도 애플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노 주식분석가는 시사한다.
성탄절 휴가가 낀 분기와 2016년 1분기의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경고가 애플 공급망의 판매업자들로부터 불거져 나왔다. 하지만 모두가 그것을 아이폰 판매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로 받아들인 건 아니다. “공급망에 근거한 투자 모델 수립은 실패한다”고 베루 CIO는 말했다. “애플은 다양한 공급자를 이용하면서도 비밀을 유지하는 데 상당히 능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다.”
성탄절이 포함된 분기 중 애플의 실적이 어땠는지 곧 발표된다. 1월 26일 시장이 마감된 뒤 실적을 공개하고 그것을 설명하는 전화회의가 이어진다.
- 루크 빌라파스 IB타임스 기자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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