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승배 트러스트부동산 대표] 서비스 질 높이고 수수료 낮춰
[공승배 트러스트부동산 대표] 서비스 질 높이고 수수료 낮춰
공승배(46) 트러스트부동산 대표는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그야말로 잘 나가는 변호사였다. 1995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이듬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2년 법무관으로 재직할 당시 국내 변호사 중 처음으로 미국 재무분석사(CFA) 자격증을 땄다. 법무법인 광장과 화우를 거쳐 2007년 ‘법무법인 현’을 설립했다. 설립 후 단기간에 지적재산권과 기업 자문, 인수·합병(M&A) 분야 전문 로펌으로 자리잡았다. 중소 로펌이었지만 2014년과 2015년 두 해 연속 지적재산권과 증권·금융 분야 관련 사건을 대형 로펌인 김앤장과 광장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맡았다.
그랬던 그가 돌연 부동산중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부동산 수수료와 전문적인 법률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다. 공 대표는 “지금까지 수 차례 공인중개사를 통해 부동산 거래를 했지만 중개보수에 비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부 공인중개사가 허위 매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영업행태로 소비자와 소송하는 경우도 종종 봤다”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부동산 중개사고는 지난 2008년 143건에서 2012년에는 260건으로 늘었다. 부동산 중개사고 유형으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의무 위반이 34.6%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소유권의 사칭이나 대리권 흠결, 위·변조 여부를 판단하지 못해 일어난 중개사고가 32.4%, 공인중개사의 전문 지식 부족이 17.8% 등의 순이었다. 공 대표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집은 사실상 전 재산인데 그걸 거래할 때 당연히 전문성을 갖춘 법률 자문은 물론 제대로 된 중개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회사를 차리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지난해 1월 로펌 대표직을 그만두고 창업 준비에 나섰다. 1년 간의 준비 끝에 지난 1월 4명의 변호사와 2명의 법무 스태프, 6명의 정보기술(IT) 인력으로 구성된 트러스트 부동산을 설립했다. 온라인에서 아파트 매물을 무료로 소개하고, 오프라인에서는 변호사들이 매물 현장 확인, 권리 분석, 거래 계약서 작성 등의 법률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온·오프라인(O2O) 연계 서비스다. 국내 첫 부동산 O2O 서비스를 선보인 공 대표를 지난 7월 13일 서초동에서 만났다.
공 대표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에 두 가지를 꼽았다. 가장 먼저 아내의 반대였다. 그는 “지금도 잘살고 있는데 왜 경험도 없는 일에 뛰어드냐며 펄쩍 뛰면서 반대를 심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 일을 잘 키우면 세상에 정말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며 한 달을 설득해 어렵게 아내의 승낙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어려웠던 것은 팀 꾸리기였다. 공 대표는 “변호사들을 설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회사의 또 하나의 주축이 되는 IT 인력을 뽑는 데 힘들었다”며 “그들 입장에서는 스타트업이다 보니 뜻을 모으기가 어려워 팀 꾸리는 시간만 수 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고생 끝에 지금의 회사를 만들었다. 그가 생각한 부동산 중개 서비스의 문제점도 개선했다. 바로 부동산 수수료다. 이곳에서는 온라인 매물 알선은 무료다. 변호사들이 제공하는 법률 서비스에 대해서만 45만원(매매가 2억5000만원 미만)과 99만원(2억5000만원 이상)을 정액으로 받는다. 10억원짜리 집을 사고 팔 때 공인중개사에게 내야 할 중개보수는 400만원(0.4% 기준)이지만 트러스트에서는 99만원으로 거래를 끝낼 수 있다.
공 대표는 “허위 매물 문제도 해결했다”고 자평했다. 트러스트 부동산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모든 매물은 변호사들이 직접 의뢰를 받아 촬영하고 확인하기 때문이다. 매물로 올라온 집은 변호사와 스태프가 2인 1조가 돼 아파트 매물을 현장 확인하고 3차원(3D) 카메라로 찍어 올린다. 그는 “5성급 해외 호텔의 온라인 객실 안내 서비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업무 시간이나 주말 시간을 쪼개 바쁜 소비자들이 직접 방문하지 않고 집 구석구석을 둘러 볼 수 있다. 현재 회사 홈페이지에 매물로 800여건이 등록돼 있다. 공 대표는 “지금까지 매물로 등록된 물건 중 거래된 건수는 10건 정도에 불과하지만 입소문을 타고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는 아파트만 거래가 되지만 앞으로 빌라나 주택까지 서비스를 확대하면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 대표의 목표는 일본의 미쓰이부동산(부동산 개발, 임대, 자산관리, 중개 컨설팅 등을 모두 제공하는 일본의 종합 부동산 회사)처럼 부동산 관련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세상의 모든 매물을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소비자에게 찾아줄 것”이라며 “그런 뜻에서 회사 로고도 머리를 360도를 회전해 주변의 모든 물체를 볼 수 있고 곤충 중에서 가장 빨리 나는 잠자리를 본떠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그는 지난 1월 한국공인중개사협회로부터 무등록중개행위, 중개대상물의 표시·광고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공인중개사협회 측은 공 대표가 공인중개사가 아니면서 서비스 이름에 부동산이라는 명칭을 쓰고, 부동산 거래를 중개해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아 중개업을 한 것은 현행 공인중개사법 제9조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검찰도 지난 7월 19일 공 대표가 ‘변호사의 부동산 중개 영업은 불법’이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대해 공 대표는“공인중개사법을 보면 보수를 받고 중개 행위를 하는 것만을 규제하고 있다”며 “중개 행위를 하더라도 보수를 받지 않으면 공인중개사법의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법률사무에 대해서만 보수를 받았기 때문에 공인중개사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재판을 통해 회사의 입장을 상세하게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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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그가 돌연 부동산중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부동산 수수료와 전문적인 법률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다. 공 대표는 “지금까지 수 차례 공인중개사를 통해 부동산 거래를 했지만 중개보수에 비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부 공인중개사가 허위 매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영업행태로 소비자와 소송하는 경우도 종종 봤다”고 말했다.
부동산 O2O 플랫폼 서비스
그렇게 지난해 1월 로펌 대표직을 그만두고 창업 준비에 나섰다. 1년 간의 준비 끝에 지난 1월 4명의 변호사와 2명의 법무 스태프, 6명의 정보기술(IT) 인력으로 구성된 트러스트 부동산을 설립했다. 온라인에서 아파트 매물을 무료로 소개하고, 오프라인에서는 변호사들이 매물 현장 확인, 권리 분석, 거래 계약서 작성 등의 법률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온·오프라인(O2O) 연계 서비스다. 국내 첫 부동산 O2O 서비스를 선보인 공 대표를 지난 7월 13일 서초동에서 만났다.
공 대표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에 두 가지를 꼽았다. 가장 먼저 아내의 반대였다. 그는 “지금도 잘살고 있는데 왜 경험도 없는 일에 뛰어드냐며 펄쩍 뛰면서 반대를 심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 일을 잘 키우면 세상에 정말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며 한 달을 설득해 어렵게 아내의 승낙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어려웠던 것은 팀 꾸리기였다. 공 대표는 “변호사들을 설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회사의 또 하나의 주축이 되는 IT 인력을 뽑는 데 힘들었다”며 “그들 입장에서는 스타트업이다 보니 뜻을 모으기가 어려워 팀 꾸리는 시간만 수 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고생 끝에 지금의 회사를 만들었다. 그가 생각한 부동산 중개 서비스의 문제점도 개선했다. 바로 부동산 수수료다. 이곳에서는 온라인 매물 알선은 무료다. 변호사들이 제공하는 법률 서비스에 대해서만 45만원(매매가 2억5000만원 미만)과 99만원(2억5000만원 이상)을 정액으로 받는다. 10억원짜리 집을 사고 팔 때 공인중개사에게 내야 할 중개보수는 400만원(0.4% 기준)이지만 트러스트에서는 99만원으로 거래를 끝낼 수 있다.
공 대표는 “허위 매물 문제도 해결했다”고 자평했다. 트러스트 부동산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모든 매물은 변호사들이 직접 의뢰를 받아 촬영하고 확인하기 때문이다. 매물로 올라온 집은 변호사와 스태프가 2인 1조가 돼 아파트 매물을 현장 확인하고 3차원(3D) 카메라로 찍어 올린다. 그는 “5성급 해외 호텔의 온라인 객실 안내 서비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업무 시간이나 주말 시간을 쪼개 바쁜 소비자들이 직접 방문하지 않고 집 구석구석을 둘러 볼 수 있다. 현재 회사 홈페이지에 매물로 800여건이 등록돼 있다. 공 대표는 “지금까지 매물로 등록된 물건 중 거래된 건수는 10건 정도에 불과하지만 입소문을 타고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는 아파트만 거래가 되지만 앞으로 빌라나 주택까지 서비스를 확대하면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동산 중개 영업 놓고 공인중개사협회와 마찰
한편, 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그는 지난 1월 한국공인중개사협회로부터 무등록중개행위, 중개대상물의 표시·광고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공인중개사협회 측은 공 대표가 공인중개사가 아니면서 서비스 이름에 부동산이라는 명칭을 쓰고, 부동산 거래를 중개해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아 중개업을 한 것은 현행 공인중개사법 제9조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검찰도 지난 7월 19일 공 대표가 ‘변호사의 부동산 중개 영업은 불법’이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대해 공 대표는“공인중개사법을 보면 보수를 받고 중개 행위를 하는 것만을 규제하고 있다”며 “중개 행위를 하더라도 보수를 받지 않으면 공인중개사법의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법률사무에 대해서만 보수를 받았기 때문에 공인중개사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재판을 통해 회사의 입장을 상세하게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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