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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가족경영 호텔

유럽의 가족경영 호텔

스페인 ‘마르베야 클럽’ 호텔의 여름 테라스.
현행법상 에어비앤비 등 주택 공유 사업을 하려면 지방자치단체에 '도시 민박업 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서울 시내에서 에어비앤비 등 '도시 민박업'을 하겠다고 등록한 주택은 851가구다. 지난해 말 732가구에서 반년 새 16.2% 증가했다. 그러나 실제로 주택 공유 사업에 뛰어든 집주인은 이보다 훨씬 많다. 에어비앤비코리아에 등록된 한국 주택만 해도 2013년 2000여 곳에서 올해 5월 기준 1만6000곳으로 2년 반 새 800% 급증했다.

에어비앤비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191개국 34000개 도시에서 2백만 개가 넘는 숙소를 거느리고 있다. 주택 공유라는 새로운 형태의 숙박업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지만, 50년이 넘도록 한 가문이 운영하며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분위기를 계승하는 가족 경영 호텔은 사라지지 않았다.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익숙하고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꿋꿋이 그 명성을 유지한다.

뉴스위크 니컬러스 포크스 기자는 스페인의 가족 경영 호텔 ‘마르베야 클럽’의 역사에 관한 책을 쓰고, 스위스 가족경영 호텔 ‘그슈타드 팰리스’에 관한 책에 기고할 정도로 가족 경영 호텔에 깊은 애착을 자부한다. 그는 마르베야 클럽의 창시자인 알폰소 데 호헨로헤 랑겐부르그 왕자를 프로스페로(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에 나오는 추방된 공작으로 마술에 능통했다)에 비유했다. 알폰소 왕자는 수도승의 방 같은 단순한 객실과 욕조, 머리판에 그림이 그려진 침대 몇 개에 본인의 엄청난 매력을 더해 매혹적인 공간을 만들어냈다.

포크스는 프로스페로의 섬처럼 세상과 단절된 마르베야 클럽의 탄생에 동화 같은 사연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60여 년 전 젊고 잘생긴 알폰소 왕자가 가문의 궁이 있는 스페인 코스타 델 솔 해안 지방으로 내려갔다. 그는 길가에 작은 호텔을 지었다. 그가 미국을 여행할 때 본 모텔과 비슷한 형태였다. 호텔은 말라가와 지브롤터 해협의 중간 지점에 있다. 바퀴 자국이 깊이 팬 도로에는 자동차보다 당나귀가 더 많았다. 1960년대에는 슬림 애런즈(상류층의 바캉스를 주제로 한 사진을 많이 찍은 미국 사진가)의 사진에 등장하는 상류층 인사 대다수가 마르베야 클럽에서 여름을 보냈다.

호텔의 현대화는 중요하다. 하지만 뉴스위크에 따르면 가족 경영 호텔은 시설 향상이 호텔 본연의 매력과 친숙함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지도록 심혈을 기울인다. 대형 체인 호텔들이 시장조사나 마케팅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갑작스럽게 변화를 줌으로써 본래의 개성을 잃고, 오래된 고객을 멀어지게 하는 것과 다르게 말이다.

포크스는 이 호텔을 운영하는 샤문 일가도 시설을 확충하고 현대화했다고 말했다. 바와 레스토랑, 스파, 피트니스 센터, 키즈 클럽, 골프 코스, 승마 클럽, 고급 상점, 부동산 사무소 등을 신설하고 와이파이도 설치했다. 하지만 이 모든 변화는 고객이 이 호텔에서 느끼던 본연의 매력, 인간적인 유대감을 변함없이 느낄 수 있도록 점진적이고 섬세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포크스는 마르베야 클럽 말고도 이러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가족 경영 호텔들도 소개한다. 에트커 가문이 소유하는 프랑스 프로방스 남동부 산악지대의 ‘샤토 생-마르탱’, 파리의 ‘르 브리스톨’, 앙티브의 ‘호텔 뒤 카프-에덴-로크’, 셰르츠 가문이 1938년부터 운영해온 스위스의 ‘그슈타드 팰리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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