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이팅’의 진실과 오해
‘클린 이팅’의 진실과 오해
몸매 자랑하는 스타 블로거들이 극단 다이어트 홍보하지만 그대로 따르다간 건강 해칠 수도… 영양 균형 잡힌 풍성한 식단이 최고 온라인 블로거들은 건강한 생활방식과 튼튼한 몸을 얘기할 때 흔히 ‘클린 이팅(clean eating)’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소셜미디어에서 널리 사용되는 용어지만 여전히 그 의미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클린 이팅을 지향하는 생활방식의 잠재적 혜택을 과학적으로 조사한 연구도 없다.
클린 이팅 운동을 주도하는 온라인 저명인사들은 대개 다음과 같은 핵심 원칙을 내세운다. 가공식품을 입에 대지 않고, 소금 섭취를 줄이며, 채소를 더 많이 먹고, 통곡류를 선택하며, 정제 설탕을 피하고, 술을 절제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글루텐·유제품·콩류도 섭취하지 않아야 하며 생식을 해야 클린 이팅이라고 말한다. 철저한 클린 이팅을 원한다면 채식주의도 철저히 따라야 한다. 이처럼 클린 이팅은 의미가 보통 넓은 게 아니다.
특히 유명 블로거들이 이런 추세의 진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클린 이팅 블로거인 ‘푸드베이브’는 시사주간지 타임이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3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클린 이팅에는 실질적으로 체중 감량과 질병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안과 일치하는 원칙도 있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통곡류를 고수하며, 가공식품을 지양하는 것이 그 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주장에 불과한 것도 많다. 유제품·글루텐이 없는 식단 같은 섭식제한이 영양학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사실은 거듭 확인됐다. 또 무(無)글루텐 식단의 도입이 오히려 글루텐 민감성 장질환(셀리악병) 환자에게서 우울증과 불안 같은 심리적 고통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아직도 아침 식사를 햄버거로 떼우는 사람이 있고 비만이 유행병이 된 상황에서 영양 전문가와 의사들이 클린 이팅에 반대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일부 클린 이팅은 선정적인 홍보에 불과하다. 그런 개념은 일상적인 필수 식품을 아무런 과학적 증거 없이 무조건 먹어선 안 되는 것으로 몰아붙일 뿐 아니라 사회생활에 필요한 생활방식을 극히 제한한다. 아울러 클린 이팅이라고 하면 나머지 섭식은 ‘더티 이팅(dirty eating)’이라는 뜻도 있다. 클린 이팅을 따르려고 애쓰는 사람은 식단에서 ‘더티한(깨끗하지 못한)’ 식품을 100% 제거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벽에 부닥쳐 죄책감을 갖고 좌절할 가능성이 크다. 의료 전문가들은 바로 그런 점을 우려해 클린 이팅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다. 자신의 오랜 질병을 고쳤다고 주장하는 클린 이팅 블로거도 있다. 그들이 클린 이팅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증상은 주로 원인을 찾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운 만성피로증 같은 것이다. 그런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은 해결책을 찾으려고 필사적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비과학적인 ‘해결책’이라도 돈 받고 팔려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유명 블로거 딜리셔슬리 엘라는 유제품과 글루텐이 없는 완전 채식 다이어트를 통해 자신이 체위성기립빈맥증후군(POTS, 누웠다 일어날 때 심장과 뇌의 혈액 공급이 줄어 혈액을 보충하기 위해 심장박동이 평소보다 수십회 빨라지고 어지럽거나 심하면 실신까지 하는 증상)과 소화불량, 두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믿는다.
그러나 POTS는 음식과 관련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 다만 혈압을 올리기 위해 소금 섭취를 약간 늘리는 것이 권고된다(소금을 너무 적게 섭취하면 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 사실 엘라의 상태가 크게 나아진 이유는 나이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 POTS 환자 중 80%의 경우 19~24세에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엘라는 2011년 19세에 POTS 진단을 받았다.
그렇다면 클린 이팅의 도움을 받은 것은 엘라의 소화장애일지 모른다. 그녀의 클린 이팅 식단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발효성 탄수화물이나 포드맵(FODMAP,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는 당 성분)이 극히 적은 식품으로 구성됐다. 클린 이팅 블로거 중 다수는 자신의 생활방식을 따르면 몸매가 자신처럼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몸매를 보기 좋도록 가꾸는 게 직업이다. 직장에 다니고 바쁘게 살아가는 보통사람으로선 점심식사로 카페에서 샌드위치도 사먹지 않고 매끼 정성스럽게 유기농으로 조리하며 하루 2시간씩 운동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들의 생활방식을 본보기로 삼으려 했다가는 ‘오르지 못할 나무’라며 좌절할 가능성이 크다. 블로거들이 말하는 생활방식은 결코 현실적이지 않다.
특히 그들은 흔히 클린 이팅을 실천하기 전에 우울증을 앓았지만 식단을 바꾼 뒤로 나았다고 주장한다. 그 점도 이해하기 힘들다. 우울증을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많이 함유된 식품(치즈·우유·바나나·두유·땅콩·달걀·육류 등)으로 치료하는 것에 관한 연구는 많다. 트립토판은 뇌에서 세로토닌으로 전환돼 기분을 좋게 해준다. 물론 트립토판 섭취를 늘리면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된다거나 우울증 증상이 완화된다는 것을 확실히 입증한 연구는 아직 없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클린 이팅의 식단에 트립토판 같은 필수 아미노산이 별로 들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클린 이팅의 식단보다는 체중을 줄이고 몸매를 개선함으로써 대중의 부러움을 사고 주목 받는 것으로 일시적으로 자긍심이 높아져 우울증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클린 이팅 운동의 또 다른 SNS 스타는 클린 이팅 앨리스(23)다. 앨리스는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탄수화물 섭취량이 아주 적다. 그녀는 클린 이팅 식단과 운동이 건강과 행복도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주장한다(몸무게가 16㎏ 줄었고 체지방 비율이 30%에서 15%로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녀의 알려진 체지방 비율이 걱정스럽다. 여성의 경우 최저 필수 지방이 10∼13%다. 면역체계와 건강한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는 데만 그 정도가 필요하다. 스포츠 선수들은 체지방 비율이 20% 정도이고 건강한 사람의 표준 체지방 비율은 약 25%다. 따라서 그녀가 자신을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본보기로 내세우는 것은 큰 잘못이다. 클린 이팅 운동의 원로에 속하는 헴슬리 시스터스는 사람들에게 음식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방법과 위장 건강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들은 식단에서 글루텐과 곡물, 정제 설탕을 완전히 없앤다(자연 당분도 최소한으로 줄인다). 그러나 셀리악병 환자를 제외한 대다수 사람은 글루텐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대부분 설탕도 잘 흡수돼 소화에 지장을 주지 않고 곡물은 장내 유익균 번식을 촉진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풍부하게 제공한다. 위장 건강에 가장 좋은 것은 균형 잡힌 풍성한 식단이다. 블로거 다수는 클린 이팅이 젊은 외모를 유지해준다고 주장한다. 물론 과일과 채소에 함유된 항산화물질이 피부의 조기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증거는 있다.
그러나 피부를 온전히 유지하려면 질 좋은 단백질도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극단적인 클린 이팅은 항산화물질의 혜택을 쉽게 손상할 수 있다. 해독 다이어트가 대유행이다. 클린 이팅 주창자들은 전부 나름대로의 해독 다이어트 비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 몸에선 간과 신장이 자연적으로 해독 작용을 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에겐 해독 다이어트가 필요하지 않다. 첨가물을 많이 넣어 가공한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아주 제한이 많은 다이어트를 상당 기간 하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클린 이팅 운동가는 체내의 과도한 산성화를 막기 위해 알칼리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위산은 산도가 아주 강하다. 축전지에 사용되는 전지산에 버금갈 정도다. 따라서 우리가 먹는 모든 것은 즉시 아주 산도가 높은 위장 환경에 들어간다. 그곳에선 pH가 철저히 통제된다. 우리는 식단으로 체내 pH를 조절할 수 없으며, 사실 그럴 필요도 없다. 아주 극단적인 클린 이팅을 하는 사람도 많다. 프릴리 더 바나나 걸은 하루 식단이 바나나 15개, 과일 40조각, 감자 2㎏으로 구성되는 생채식 다이어트를 홍보한다. 그녀는 그런 다이어트로 과체중, 우울증, IBS, 만성 피로증, 소화불량, 여드름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런 다이어트의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칼륨을 권장량의 6.5배나 섭취한다는 사실은 절대 간과할 수 없다. 혈액 속의 칼륨 과잉을 일으키는 수준보다 30%나 많이 섭취하면 심장박동의 위험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섭취하는 식이섬유의 양 때문에 음식에서 어떤 영양소라도 흡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배변 상태가 정상적이라면 그건 의학적 기적에 가깝다.
우리 누구나 영양 전문가가 될 수 있으며 그럴 듯한 영양사로 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단기 교습도 많다. 또 건강에 좋다고 권장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해 놓은 규정도 없다. 그에 따라 전혀 자격이 없는 분야에서 권위 있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요즘처럼 ‘좋아요’나 ‘열람 건수’ ‘팔로어’에 자신의 가치가 달려 있는 세계에선 더욱 그럴 가능성이 크다.
클린 이팅의 열기가 뜨거운 상황에서 그들이 ‘더티’하다고 말하는 식품을 먹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상당한 죄책감에 시달릴 수 있다. 그런 수치심을 불식하려는 생각에서 사람들은 ‘오소렉시아(orthorexia, 건강식품 강박증)’ 같은 정신건강 문제에 시달릴 수도 있다.
식이장애 병원 리커버의 에미 길모어 원장은 최근 영국 BBC 방송 다큐멘터리에서 클린 이팅 블로거 중 다수가 그 병원에서 치료 받았다고 밝혔다. 의료·섭식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겉으로 건강해 보이는 젊은 여성의 비디오를 열심히 보고 따르는 대신 과학적으로 근거 있고 우리 몸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의 균형을 맞춰주는 건강한 식습관을 개발하는 게 훨씬 낫다.
전문적인 조언을 원한다면 인기 블로거보다는 학위를 받았거나 공인 등록된 영양사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조언이 과학적으로 확실한 근거가 있다는 것을 보장할 수 있다.
- 소피 메들린
[ 필자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영양·식이학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클린 이팅 운동을 주도하는 온라인 저명인사들은 대개 다음과 같은 핵심 원칙을 내세운다. 가공식품을 입에 대지 않고, 소금 섭취를 줄이며, 채소를 더 많이 먹고, 통곡류를 선택하며, 정제 설탕을 피하고, 술을 절제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글루텐·유제품·콩류도 섭취하지 않아야 하며 생식을 해야 클린 이팅이라고 말한다. 철저한 클린 이팅을 원한다면 채식주의도 철저히 따라야 한다. 이처럼 클린 이팅은 의미가 보통 넓은 게 아니다.
특히 유명 블로거들이 이런 추세의 진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클린 이팅 블로거인 ‘푸드베이브’는 시사주간지 타임이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3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클린 이팅에는 실질적으로 체중 감량과 질병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안과 일치하는 원칙도 있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통곡류를 고수하며, 가공식품을 지양하는 것이 그 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주장에 불과한 것도 많다. 유제품·글루텐이 없는 식단 같은 섭식제한이 영양학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사실은 거듭 확인됐다. 또 무(無)글루텐 식단의 도입이 오히려 글루텐 민감성 장질환(셀리악병) 환자에게서 우울증과 불안 같은 심리적 고통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아직도 아침 식사를 햄버거로 떼우는 사람이 있고 비만이 유행병이 된 상황에서 영양 전문가와 의사들이 클린 이팅에 반대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일부 클린 이팅은 선정적인 홍보에 불과하다. 그런 개념은 일상적인 필수 식품을 아무런 과학적 증거 없이 무조건 먹어선 안 되는 것으로 몰아붙일 뿐 아니라 사회생활에 필요한 생활방식을 극히 제한한다. 아울러 클린 이팅이라고 하면 나머지 섭식은 ‘더티 이팅(dirty eating)’이라는 뜻도 있다. 클린 이팅을 따르려고 애쓰는 사람은 식단에서 ‘더티한(깨끗하지 못한)’ 식품을 100% 제거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벽에 부닥쳐 죄책감을 갖고 좌절할 가능성이 크다. 의료 전문가들은 바로 그런 점을 우려해 클린 이팅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다.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유명 블로거 딜리셔슬리 엘라는 유제품과 글루텐이 없는 완전 채식 다이어트를 통해 자신이 체위성기립빈맥증후군(POTS, 누웠다 일어날 때 심장과 뇌의 혈액 공급이 줄어 혈액을 보충하기 위해 심장박동이 평소보다 수십회 빨라지고 어지럽거나 심하면 실신까지 하는 증상)과 소화불량, 두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믿는다.
그러나 POTS는 음식과 관련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 다만 혈압을 올리기 위해 소금 섭취를 약간 늘리는 것이 권고된다(소금을 너무 적게 섭취하면 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 사실 엘라의 상태가 크게 나아진 이유는 나이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 POTS 환자 중 80%의 경우 19~24세에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엘라는 2011년 19세에 POTS 진단을 받았다.
그렇다면 클린 이팅의 도움을 받은 것은 엘라의 소화장애일지 모른다. 그녀의 클린 이팅 식단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발효성 탄수화물이나 포드맵(FODMAP,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는 당 성분)이 극히 적은 식품으로 구성됐다.
행복감을 높여준다?
특히 그들은 흔히 클린 이팅을 실천하기 전에 우울증을 앓았지만 식단을 바꾼 뒤로 나았다고 주장한다. 그 점도 이해하기 힘들다. 우울증을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많이 함유된 식품(치즈·우유·바나나·두유·땅콩·달걀·육류 등)으로 치료하는 것에 관한 연구는 많다. 트립토판은 뇌에서 세로토닌으로 전환돼 기분을 좋게 해준다. 물론 트립토판 섭취를 늘리면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된다거나 우울증 증상이 완화된다는 것을 확실히 입증한 연구는 아직 없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클린 이팅의 식단에 트립토판 같은 필수 아미노산이 별로 들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클린 이팅의 식단보다는 체중을 줄이고 몸매를 개선함으로써 대중의 부러움을 사고 주목 받는 것으로 일시적으로 자긍심이 높아져 우울증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체중 감량 효과 있다?
그러나 그녀의 알려진 체지방 비율이 걱정스럽다. 여성의 경우 최저 필수 지방이 10∼13%다. 면역체계와 건강한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는 데만 그 정도가 필요하다. 스포츠 선수들은 체지방 비율이 20% 정도이고 건강한 사람의 표준 체지방 비율은 약 25%다. 따라서 그녀가 자신을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본보기로 내세우는 것은 큰 잘못이다.
위장 건강에 좋다?
노화를 방지한다?
그러나 피부를 온전히 유지하려면 질 좋은 단백질도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극단적인 클린 이팅은 항산화물질의 혜택을 쉽게 손상할 수 있다.
몸을 해독한다?
일부 클린 이팅 운동가는 체내의 과도한 산성화를 막기 위해 알칼리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위산은 산도가 아주 강하다. 축전지에 사용되는 전지산에 버금갈 정도다. 따라서 우리가 먹는 모든 것은 즉시 아주 산도가 높은 위장 환경에 들어간다. 그곳에선 pH가 철저히 통제된다. 우리는 식단으로 체내 pH를 조절할 수 없으며, 사실 그럴 필요도 없다.
전반적으로 건강을 증진한다?
그러나 그런 다이어트의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칼륨을 권장량의 6.5배나 섭취한다는 사실은 절대 간과할 수 없다. 혈액 속의 칼륨 과잉을 일으키는 수준보다 30%나 많이 섭취하면 심장박동의 위험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섭취하는 식이섬유의 양 때문에 음식에서 어떤 영양소라도 흡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배변 상태가 정상적이라면 그건 의학적 기적에 가깝다.
우리 누구나 영양 전문가가 될 수 있으며 그럴 듯한 영양사로 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단기 교습도 많다. 또 건강에 좋다고 권장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해 놓은 규정도 없다. 그에 따라 전혀 자격이 없는 분야에서 권위 있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요즘처럼 ‘좋아요’나 ‘열람 건수’ ‘팔로어’에 자신의 가치가 달려 있는 세계에선 더욱 그럴 가능성이 크다.
클린 이팅의 열기가 뜨거운 상황에서 그들이 ‘더티’하다고 말하는 식품을 먹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상당한 죄책감에 시달릴 수 있다. 그런 수치심을 불식하려는 생각에서 사람들은 ‘오소렉시아(orthorexia, 건강식품 강박증)’ 같은 정신건강 문제에 시달릴 수도 있다.
식이장애 병원 리커버의 에미 길모어 원장은 최근 영국 BBC 방송 다큐멘터리에서 클린 이팅 블로거 중 다수가 그 병원에서 치료 받았다고 밝혔다. 의료·섭식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겉으로 건강해 보이는 젊은 여성의 비디오를 열심히 보고 따르는 대신 과학적으로 근거 있고 우리 몸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의 균형을 맞춰주는 건강한 식습관을 개발하는 게 훨씬 낫다.
전문적인 조언을 원한다면 인기 블로거보다는 학위를 받았거나 공인 등록된 영양사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조언이 과학적으로 확실한 근거가 있다는 것을 보장할 수 있다.
- 소피 메들린
[ 필자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영양·식이학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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