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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코리아가 먼저 만난 CEO 9인

포브스코리아가 먼저 만난 CEO 9인

포브스코리아는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CEO들을 앞서 조명해왔다. 인터뷰 당시 경제산업계의 떠오르는 신예거나 과감한 도전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들은 어느새 한국 산업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되어 있다. 각 분야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성공한 리더로 포브스코리아의 표지를 장식한 주인공들을 담아봤다.
 2012년 12월호 | 카톡으로 수익 내는 파트너 3년 내 100만 만든다


'국민톡' 신화창조 l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카카오 신화가 자리매김하고 있을 2012년 말, 포브스코리아는 김범수(51)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만났다. 당시 엄청난 열풍을 몰고 온 플랫폼은 다름 아닌 모바일게임 '애니팡'. 이용자 수가 2000만 명을 넘기며 단숨에 10대에서 40~50대까지 남녀노소가 즐기는 '국민 게임'으로 등극했다. 지인과 점수를 비교하는 경쟁 유도가 주요 전략이었다.

카카오톡이 성공한 비결에 대해 김범수 의장은 '타이밍'과 '속도'라고 강조했다. 2009년 미국에서 아이폰이 출시되며 모바일 메신저에 주목했고 예견은 정확했다. 카카오 전신인 '아이위랩'을 창업해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카카오의 수익 전략은 '유통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콘텐트를 담아내는 것이었다.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카카오의 신화는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천문학적 수익을 거둬들인 카카오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합병하면서 규모를 크게 확장했다. 지난 2분기 기준 카카오 매출은 4684억 원으로 '다음'과 합병한 2014년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카카오 계열사는 80개에 육박한다. 인공지능 시장도 곧 열릴 예정이다. 카카오는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아이(I)'를 앞세워 생활 영역을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모든 스마트폰에 카카오톡이 깔린 것처럼 자동차·TV·스피커 등 모든 전자제품에 카카오 아이를 적용하는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2014년 4월호 | 의약품업계 최초 1조 매출 열다


약품업계 120년 새 역사 쓰다 l 조선혜 지오영 회장


국내 의약품업계 120년 만에 처음이었다. 2013년 12월 약품유통업체 지오영은 설립 11년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제약업체나 유통업체든 약업계의 화두는 매출 1조원이었다. 이 정도 규모의 경제가 이뤄져야 제약업체는 연구개발(R&D)이 활성화되고, 유통업체는 혁신적인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사 출신 여성 CEO가 이끈 업체의 성공신화는 의약품 유통업계를 뒤흔들었다.

조선혜(62) 회장은 포브스아시아가 선정한 '2014 아시아 파워 여성 기업인'에 이름을 올렸다. 숙명여대 약대를 졸업한 조 회장은 지방공사 인천병원의 약제과장으로 일하다 1991년 성창약품을 인수하면서 경영자로 변신했다. 지오영의 경쟁력은 국내 모든 약품을 구비하고, 배송이 빠르다는 점이었다. 인수합병을 통한 지역 영업망 확보와 물류센터 구축 덕분이다. 지오영은 전국 2만1000개 약국 중 50%에 해당하는 1만여 개의 약국과 50여 개 병원에 약품을 공급했다.

지오영그룹은 지난해 3조 매출시대를 열었다. 조 회장은 내년 초에 있을 한국의약품유통업회 선거에 차기 회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500대 기업 내 여성 최고령 CEO기도 한 조선혜 회장의 행보에 여전히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2015년 1월호 | 축산업계의 나폴레옹 배에 오르다


수익구조 다변화 l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치맥(치킨과 맥주)은 역시 한국. 치킨 한류 바람이 불면서 닭고기 사업으로 큼직한 이슈를 몰고 다니는 경제계 인물이 있었다. 김홍국(60) 하림그룹 회장이다.

하림은 국내 닭고기 시장 31.6%를 점유한 국내 최대 닭고기 전문 업체다. 한 해 3억1300만여 마리의 닭을 생산했다.

사실 닭고기 부문은 하림 사업의 일부에 불과하다. 닭고기 부문 매출은 전체의 4분의 1에 못 미친다.

하림을 주목한 이유는 사료·돼지고기·홈쇼핑 사업으로의 확장을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한 것 때문이다. 당시 김 회장은 벌크선사 부문 국내 1위 해운사인 팬오션을 인수하면서 또 화제를 모았다. 팬오션을 통해 사료 생산에 필요한 곡물을 자체 운송하기 위해서다.

하림그룹은 최근 동남아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아세안 최대 경제권인 인도네시아의 사료 및 종계(병아리용 계란 생산) 시장에 진출하기로 하면서다. 하림그룹의 계열사인 팜스코는 10월 11일 인도네시아 축산기업 수자야그룹의 사료 및 종계 사업 부문을 최종 인수해 현지 경영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림그룹의 종횡무진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2016년 6월호 | "지속가능한 기업 만드는 것이 재산보다 더 중요하다"


한국 34위 부자 l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


한국에서 처음 '벤처 얼라이언스(연합)'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 이상혁(45) 옐로 모바일 대표는 지난해 6월호 포브스코리아 표지를 장식했다. 그해 4월 포브스의 '한국 50대 부자 조사'에서 34위에 오른 그가 포브스코리아와의 인터뷰로 1년 만에 언론에 등장했다.

포브스가 추산한 기업 가치는 무려 40억 달러(약 4조6980억원)이다. 당시 옐로모바일 지분 26%를 보유한 이 대표의 자산은 1조2000억원 정도로 포브스가 발표한 '한국의 50대 부자' 중 34위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당시 옐로모바일의 목표는 기업공개(IPO)였다. 하지만 강조했던 상장의 꿈은 현재 미뤄진 상태다. 상반기 실적 악화로 몸값 높이기에 주력하기로 전략을 수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4428억원, 영업손실은 280억원으로 아직 수익성 측면에서는 취약하다. 옐로모바일은 금융 신사업 쪽으로 영향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최근 옐로모바일은 핀테크로 영역을 넓혀 데일리 금융그룹의 지분을 52%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올랐다.
 2009년 12월호 | "빵 굽는 냄새로 고소한 세상 엽니다"


블루 리더십 어워드 사회공헌부문 l 허영인 SPC그룹 회장


블루 리더십 어워드는 포브스코리아가 세계적인 주류회사 디아지오와 함께 2009년 제정한 상이다. 경영·예술·스포츠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리더가 대상이다. SPC그룹은 1945년 삼립식품 창업주인 고(故) 허창성 회장이 황해도 옹진에서 문을 연 상미당(賞美堂)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1988년 시작한 파리바게뜨 가맹점 사업은 당시 태극당·고려당에 비해 후발 주자였다. 허영인(68) 회장은 크루와상(croissant), 바게트(baguette) 등 프랑스풍 고급 이미지를 제품과 인테리어에 접목시켰다.

인터뷰 이후 약 8년의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파리바게뜨의 성장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지난해엔 미국 뉴욕의 명물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 Shackㆍ쉑쉑버거)을 들여와 매출 비중이 올 1분기 처음으로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성장세가 가파르다. 현재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중심으로 현재 57개 매장을 운영하는 중이다. 하지만 최근 SPC는 파리바게뜨 사태로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정의당은 지난 6월 파리바게뜨가 불법 파견과 임금 꺾기 등 노동관계법 다수를 위반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2012년 8월호 | 명품 전기자전거 만들어 세계시장 제패하겠다


전기자전거 토마(TOMA) 출시한 자전거광 l 구자열 LS전선 회장


구자열(64) LS전선 회장은 오랫동안 자전거 사업 진출을 고민해왔다. '토마(TOMA)'. LS네트웍스가 2012년 8월에 출시한 전기자전거 이름이다. 전기자전거 출시에 맞춰 포브스코리아는 당시 구자열 LS전선 회장(현 LS그룹 회장)을 만났다.

구 회장이 자전거 사업에 몰두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자전거 라이딩은 구 회장의 오랜 취미다. 2002년 그는 동양인 최초의 트랜스알프스(자전거를 타고 해발 3000m대 알프스 산맥 봉우리를 18개나 넘어야 하는 죽음의 랠리) 완주자가 됐다. 최근 LS용산타워 2층에는 '두바쿠 바이시클 갤러리'라는 이름의 자전거 박물관을 지었다. 지난해에는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을 맡았을 정도니 그의 자전거 사랑은 알만하다.

LS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자열 회장은 2013년 LS전선 경영을 사촌인 구자엽 회장에게 넘겼다. 구 회장은 꾸준히 '현장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구 회장은 그동안 수익성이 낮았던 계열사들의 실적을 개선하는 동시에 신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2016년 LS전선아시아 상장으로 현금 540억원을 확보했고 2017년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을 진행해 3000억원대 현금을 추가로 얻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2013년 6월호 | 건설 영토를 넓히다


건설 불황 속 나홀로 호황 l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는 시점에 아이에스동서 매출만 나홀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아파트 브랜드 '에일린의 뜰'로 잘 알려진 아이에스동서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건설·제조 겸영 기업이었다. 불황의 건설사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힌 기업이다.

권혁운(67) 회장이 이끄는 아이에스동서의 성장 핵심은 사업다각화였다. 2008년 동서산업, 2010년 삼홍테크·대한조선(아이에스해운), 2011년 한국렌탈 등을 인수합병(M&A)하면서 건설·제조·물류·렌탈 서비스를 고루 갖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권 회장을 '코스피(KOSPI)의 작은 워런버핏'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2013년 6월호 포브스코리아는 '특히 부동산 경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7~2008년에는 보유 용지를 매각하며 현금을 확보하고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진 뒤 헐값에 나오는 토지를 매입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권 회장의 '감'을 높이 산다'고 했다. 권 회장은 인터뷰에서 평소 부동산 흐름을 파악하려고 현장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최근 아이에스동서의 호황은 계속되고 있다. 아이에스건설은 2016년 매출 기준으로 올해 1000대 기업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아이에스동서는 현재 매립지를 개발한 부산 용호동에 69층 4개 동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W를 건설 중이다.
 2006년 6월호 | 아시아의 美로 세상을 바꾼다


한국을 이끄는 기업 200 l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업계에서 고공 행진을 거듭했다. 중국 및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아모레퍼시픽 제품은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06년 한국을 이끄는 기업으로 표지에 실렸다. 서경배(54) 회장은 '2015 포브스아시아 올해의 기업인'에 선출됐다.

2011년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서 회장은 한국 부호 2위로 올라갔다. 자산은 2년 사이 무려 372%나 상승해 92억 달러를 기록했다.

유커 매출에 힘입어 설화수는 2015년 국내 화장품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넘었다. 또 라네즈·설화수·마몽드·에뛰드·이니스프리 등 5대 글로벌 챔피언 뷰티브랜드를 정하고 중국과 아시아시장에서 브랜드를 키우는데 집중해왔다.

하지만 국내 경기 침체와 사드 보복 여파로 최근 수익이 급감함에 따라 성장세 회복이 시급해졌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출은 2016년 같은 기간보다 17.8%, 영업이익은 57.9% 감소했다. 2017년 8월 아모레퍼시픽의 편집숍 '아리따움'의 불공정거래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
 2011년 11월호 | "Born again the Rich"


The Richest People In America l 장도원 포에버21 회장


포브스코리아는 '아메리칸 드림은 이뤄졌다'고 표현했다. 무일푼으로 20대에 미국으로 건너간 장도원(58)·장진숙(54) 부부는 패스트 패션브랜드 포에버21의 성공으로 이민 30여년 만에 36억 달러(약 4조1400억원)의 재산을 모았다. 포에버21은 스웨덴의 H&M, 스페인의 자라, 일본의 유니클로에 맞서는 미국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유행에 민감한 10대와 20대 등 젊은 층을 공략해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는 2008년 10월 서울 명동에 1호점을 오픈했고, 2011년 신사동 가로수길에 2호점을 열었다. 장도원 회장은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자 가운데서도 상위권인 88위를 차지했다. 그해 처음 400대 부자에 진입한 18명 중 최고 순위였다.

안타깝게도 현재 포에버21의 순자산은 반토막이다. 지난해 64억 달러에서 올해는 34억 달러로 무려 46.9%나 급감했다. 의류업계 불황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포에버21은 멕시 칸 패스트푸드점인 타코벨과 협업을 체결했다. 다음달 11일부터 타코벨 체인점에서 포에버21이 만든 후드티, 풀오버 스웨터, 보디슈트, 스웨트셔츠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포에버21의 아메리칸 드림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오를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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