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STYLE] 모자 전성시대

[STYLE] 모자 전성시대

최근 전 세계가 남성 패션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남성들을 사로잡기 위한 콜렉션은 더욱 풍성해지고, 남성들을 위한 전용 매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 남성들의 패션 지수를 높이기 위한 발빠른 행보가 넘쳐나고 있는 지금, 진정한 패션 피플로 거듭나는 노하우를 공개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멋쟁이들의 스타일 교집합, 모자다.
남성 패션에서 모자는 여성의 헤어스타일에 비견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평범한 옷에 스타일리시한 숨결과 개성을 불어넣는다.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모자는 신사들의 품위와 격식을 지키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기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의 걸인을 방불케 하는 그런지(grunge) 스타일에 반전을 일으키는 키 아이템 또한 모자다. 이쯤 되니 모자가 남성 패션의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지금부터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모자의 최근 동향을 소개한다. 어떤 모자를 어떻게 쓰고, 어떤 의상과 매치해야 할지 궁금하다면 다양한 콜렉션과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한 스타일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패션 피플들이 애정하는 모자
세계 최대 남성복 박람회인 피티 워모에서 만난 패션 피플들. 바이어, 패션기자 등 남성복 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은 런웨이보다 더 화려한 스트리트 패션을 선보인다. 수트를 기본으로 모자, 행커치프, 머플러, 양말, 구두까지 가히 스타일링의 교과서라 할 만하다.
남성 패션 트렌드의 한 부류를 이끄는 새로운 무리가 있으니 바로 콜렉션에 모여드는 패션 피플, 일명 ‘패피’다. 그들은 밀라노 콜렉션과 파리 콜렉션, 뉴욕 패션위크는 물론 세계 최대 남성복 페어인 피티 워모(pitti uomo)에도 어김없이 나타나 남성 패션의 새로운 붐을 일으킨다. 올해도 감각적인 캐주얼 룩에서부터 숨 막힐 듯 완벽한 슈트 룩에 이르기까지 패션 피플들은 거리를 런웨이 삼아 궁극의 패션 스타일을 선보였다.

전 세계 패션 마니아의 동공을 확대시킨 그들의 스타일에는 ‘모자’라는 교집합이 있었다. 뜨거웠던 지난 여름, 콜렉션에 참가한 패션 피플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너도나도 파나마(panama, 밀짚모자의 일종)를 착용했다. 풍부한 컬러감의 세미 정장에는 컬러풀한 파나마로 포인트를 주어 스타일을 연출하고, 정장에는 흰색이나 크림색을 매치해 청량감 있는 포멀 웨어를 완성했다. 또 단조로운 블랙 컬러 코디네이션에는 검은 띠를 두른 크림색 파나마로 포인트를 주어 감각적인 블랙 룩을 연출했다. 흰색과 크림색에서부터 시크한 매력의 검은색, 그리고 스타일에 재미를 더하는 연두색과 보라색에 이르기까지 패션 피플들이 선보인 다채로운 파나마 콜렉션은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한편 이번 겨울 시즌에는 페도라(fedora)를 중심으로 보울러(bowller), 플랫캡(flatcap), 비니(beanie) 등 보온과 멋을 겸비한 모자가 멋쟁이들의 간택을 받았다.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에서부터 캐주얼한 티셔츠와 코트를 매치한 룩까지 다양한 스타일에 페도라를 매치해 댄디한 멋을 더했다. 체크 패턴의 모직 팬츠와 블레이저를 매치하고 보타이로 포인트를 살려 컬러 매치의 정수를 보여준 패션 피플의 룩은 베이지 컬러의 플랫캡으로 세련되게 마무리했다. 또 맥시 코트(maxi coat)와 부츠, 플랫캡에 이르는 패션 아이템의 매치 플레이가 돋보이는 룩도 눈길을 끌었다.
 콜렉션을 빛낸 모자들
2017 F/W 에르메네질도 제냐 콜렉션에 등장한 베이스볼 캡
최근 모자 트렌드는 남성 콜렉션의 캣워크에서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버킷 햇(bucket hat), 스냅백(snapback), 사파리 모자, 베이스볼 캡 등 다양한 모자들이 런웨이를 장식했다. 그중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일명 ‘야구 모자’라 불리는 베이스볼 캡이다. 루이비통·에르메스·몽클레어·발렌시아가 등의 패션 하우스에서는 야구단의 마크 대신 패션 하우스의 로고를 달고 대거 출전했고, 에르메네질도 제냐, 카민스키 XY 등에서는 로고를 제외해 보다 심플하고 고급스러움을 더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버버리와 구찌에서는 고유의 패턴을 담은 스타일을 선보여 남성 패셔니스타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베이스볼 캡은 공식처럼 여겨지는 캐주얼 룩과 매치하면 고급스러운 매력을 뽐낼 수 있다. 콜렉션의 런웨이를 빛낸 모델과 같이 슈트에 연출하면 패션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셔츠 대신 티셔츠를 선택하는 센스와 버튼을 여는 여유로움이 필요하다. 시크한 트렌치코트에 매치하면 파리지앵이 부럽지 않은 세련된 스타일도 가능하다.
 모자의 또 다른 활약상
모자를 이용해 자신의 단점을 해결한 매튜 본 감독.
모자는 신체적인 단점을 보완하는데 더 없이 좋은 아이템이다. 패션 디자이너 샘 램버트는 160㎝가 조금 넘는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감각적인 패션 스타일을 연출해 전 세계 패션 마니아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몸에 꼭 맞는 슈트를 즐겨 입고 다양한 컬러를 믹스&매치하는 램버트의 스타일에는 언제나 모자, 그중에서도 페도라가 함께한다. 모자는 시선을 위로 올려 ‘I’자 실루엣을 연출해 극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샘 램버트가 선호하는 페도라 같이 크라운이 높은 모자는 그 효과를 배가시킨다.

만약 당신이 머리숱이 적어 고민이라면 영화 <킹스맨> 을 연출한 매튜 본 감독의 사례를 참고하길 바란다. 과거 모자를 벗은 사진 속 그의 스타일은 듬성듬성한 헤어스타일로 인해 옷을 차려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멋져 보이지 않았다. 매튜 본은 자신의 그런 문제점을 ‘모자’로 스마트하게 해결했다. 블랙 앤 화이트 캐주얼 룩에 블랙 베이스볼 캡을 착용해 세련된 느낌을 살린 것이다. 최근 개봉한 <킹스맨> 후속편 시사회에서도 블랙 컬러 피코트(pea coat)에 동일한 컬러의 보울러를 착용해 스타일리시한 패션 감각을 겸비한 감독으로 등극한 것은 물론 전직 수퍼 모델이었던 아내 클라우디아 쉬퍼의 옆자리에 당당히 설 수 있었다. 이처럼 모자는 아킬레스건을 장점으로 탈바꿈시키고, 스타일의 반전을 꾀할 수 있는 패션의 블루칩이다. 올겨울, 트렌드 전도사인 모자로 패션 피플의 반열에 올라서길 기대해본다.

- 김미조 패션 프리랜서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공동 사냥한 게임 아이템 ‘먹튀’ 소용없다…”게임사가 압수해도 정당” 판결 나와

287억 바나나 '꿀꺽'한 코인 사업가..."훨씬 맛있네"

3AI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소송 이어져…캐나다 언론사 오픈AI 상대로 소송

4'땡큐, 스트레이 키즈' 56% 급등 JYP...1년 전 '박진영' 발언 재소환

5더 혹독해질 생존 전쟁에서 살길 찾아야

6기름값 언제 떨어지나…다음 주 휘발유 상승폭 더 커질 듯

7‘트럼프 보편관세’ 시행되면 현대차·기아 총영업이익 19% 감소

8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놓친 것

9‘NEW 이마트’ 대박 났지만...빠른 확장 쉽지 않은 이유

실시간 뉴스

1공동 사냥한 게임 아이템 ‘먹튀’ 소용없다…”게임사가 압수해도 정당” 판결 나와

287억 바나나 '꿀꺽'한 코인 사업가..."훨씬 맛있네"

3AI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소송 이어져…캐나다 언론사 오픈AI 상대로 소송

4'땡큐, 스트레이 키즈' 56% 급등 JYP...1년 전 '박진영' 발언 재소환

5더 혹독해질 생존 전쟁에서 살길 찾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