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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부동산 생태 지도 바꾼다

인공지능이 부동산 생태 지도 바꾼다

폭증하는 관련 데이터 바탕으로 머신러닝 등이 투자기회 예측·분석하고 위험 조기 발견해
대다수 전통 투자자는 LA의 부자 동네 같은 명백한 기회로 간주되는 시장으로 몰린다. / 사진:QI HENG-XINHUA-NEWSIS
우리는 흔히 인공지능이 자율주행차의 기능향상에 사용된다고 알고 있지만 머신러닝(기계의 자율적인 학습과 성능향상 과정)과 함께 투자운용 업계에도 혁명을 일으킨다. 이미 소액투자 시장에는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알고리즘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부상하며 고액의 금융 어드바이저를 대체하는 추세가 단적인 예다. 웰스프런트(Wealthfront)와 베터먼트 같은 업체들이 개인 투자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수단으로 인공지능의 광범위한 도입에 앞장섰다. 최근에는 슈왑이 자체 버전을 선보이며 로보 투자를 주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인공지능의 혜택은 주식과 채권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같은 도구와 전략들이 대안 투자 세계에서도 갈수록 더 많이 사용되며 종종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전향적인 사고방식의 펀드 매니저들이 부동산 평가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런 기술들이 업계에 일으키는 변화의 출발점은 항상 똑같다. 미가공 데이터의 보급이다.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먼저 표준화된 척도, 그 뒤 맞춤 분석기법 그리고 궁극적으로 투자결정에 이르는 최적화 과정을 수립한다.

지난 10여 년 사이 부동산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질로(Zillow)와 레드핀 같은 사이트를 통해 전례 없이 많은 정보가 부동산 투자자에게 보급됐다. 그러나 소유자가 거주하는 통상적인 담보대출 주택 외에는 아직 표준화된 척도가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매물을 비교해 저평가된 기회를 찾아내기가 힘들고 번거롭다. 데이터는 많지만 그만큼 체계화되지 않아 부동산 투자 업계에선 다른 전통적인 투자자산보다 훨씬 빨리 인공지능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부동산 투자를 제대로 하려면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실상 가진 도구래야 엑셀 프로그램이 전부인 대다수 전통 투자자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가격에 거품이 끼면서 명백한 기회로 간주되는 시장(로스앤젤레스 같은 상당수 부자 동네)에 투자가 몰리고 덜 알려진 상품(예컨대 종종 근거 없는 고액의 위험 프리미엄이 따르는 부동산담보대출증권 시장)은 외면당한다. 거기에 머신러닝이 경이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펀드 매니저들은 요즘 머신러닝으로 개발된 예측분석기법을 이용해 투자기회를 모색한다. 상당수 차입 투자자에게는 가치하락 위험을 피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펀드 매니저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그들에게 위험투자의 조기경보 시스템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대출 받아 개보수한 주택이 계획대로 팔리지 않으면 투자자는 대출 연장을 신청한다. 펀드 운용사들은 그런 요청이 밀려들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대신 각 동네와 지역 주택 매물의 매수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지 추적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아직 투자열기가 살아 있는 시장으로 대출지역을 선제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 사전에 채무불이행을 예측할 수 있는 펀드는 채무 구조조정을 통해 원금을 회복할 수 있어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그뿐 아니라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차입자의 부실해진 투자기회도 추가로 같은 방법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사람들의 많은 우려와 경계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은 투자자산 운 용과 부동산 업계를 재편한다. / 사진:PIXABAY
지난 3~5년 사이 핀테크의 부상으로 과거 접근할 수 없던 다수 대안 투자자산의 빗장이 풀렸다. 브리지론(일시적으로 빌려 쓰는 급전), 생명보험금 지급, 무역금융 같은 시장이 서서히 더 많은 투자자 포트폴리오에 포함되고 있다(이 같은 투자자산은 규제 상의 이유로 대체로 공인 투자자에게로 국한된다).

신시장에는 종종 정리되지 않고 체계화되지 않은 데이터가 상당히 많다. 그에 따라 유가증권 인수가 어렵고 유동성이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이들 비교적 개발되지 않은 투자자산에서 매력적인 수익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관투자자들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이용해 불투명한 투자 자산 중 어디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찾아낼 수 있다. 그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투자자산을 고객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 있다.

개별적인 투자기회를 넘어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면 인공지능이 특히 흥미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고향에 소유한 임대주택 사업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면 전국 각지에 융자를 통한 임대주택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어떨까? 경험 많은 투자 전문가라 하더라도 직접 그런 포트폴리오를 빈틈없이 구성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인공지능은 개별 부동산 투자기회의 평가에 요구되는 수많은 요인을 모니터하고 그 방대한 데이터 집합을 이용해 위험분산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이 같은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 단순히 다수의 차입투자에 그치지 않고 유가·실업률 또는 경제성장 같은 요인으로 모두 다르게 움직이는 시장 전반에 걸쳐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된다. 그런 다음 한 걸음 더 나아가 계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면서 환경 변화에 따라 그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다.

사람들의 많은 우려와 경계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은 투자자산 운용과 부동산 업계를 재편하고 있다. 요즘 주식거래는 상당부분 자동화됐다. 로보 어드바이저들은 과거 우리가 지불하던 수수료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정교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한다. 다음엔 부동산 투자를 필두로 하는 대안 투자자산의 차례다. 미래가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사상 어느 때보다 적은 비용으로 정교한 솔루션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 레이 스텀



※ [필자는 투자자의 부동산 포트폴리오 관리를 돕는 알파플로(AlphaFlow)의 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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