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출간될 여성 작가의 판타지 소설 중 기대를 모으는 작품 5편

요즘 주류 ‘괴짜 문화(geek culture)’에서는 페미니스트 혁명이 한창이다. 이런 현상은 만화책 슈퍼히어로의 세계에서 가장 두드러지지만 소수의 독자층이 즐기는 판타지 출판물의 세계에서도 나타난다. 인기 판타지 소설 ‘유리 왕좌(Throne of Glass)’ 시리즈의 작가 새라 매스는 “요즘 서점에 가면 여성 작가가 여성에 관해 쓴 판타지 소설이 상당히 많아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로빈 맥킨리, 머세이디즈 래키, 태모라 피어스 등 많은 여성 작가가 우리를 위해 길을 닦아 놓았다.”

이제 대중문화의 문턱에 들어선 여성 판타지 소설의 대모를 꼽으라면 지난 1월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작가 어슐러 K. 르 귄을 들 수 있다. 마법과 용, 우주선이 등장하는 그녀의 5부작 서사소설 ‘어스시(Earthsea)’는 수백만 권이 팔렸다.

르귄은 판타지 장르의 대가인 두 남성 작가 J.R.R. 톨킨과 필립 K. 딕에게 영감을 받았다. 열정적인 페미니스트였던 그녀는 판타지와 SF 소설의 여성 캐릭터 묘사 방식에 극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닐 게이먼과 스티븐 킹 같은 남성 작가들까지 그녀의 영향을 받았을 정도다.

판타지와 SF 소설은 페미니즘의 비옥한 토양으로 입증됐지만(마거릿 애트우드와 J. K. 롤링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문학계의 이중잣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예를 들어 리처드 모건의 2002년 SF 소설 ‘얼터드 카본’을 에로틱하거나 로맨틱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실제 내용은 그런데도 말이다. 비영리 페미니스트 기관 비다(Vida)의 에이미 킹 이사는 “만약 여성 작가가 그 책을 썼다면 칙릿(chick lit, 여성 독자를 겨냥한 여성 소설)으로 분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작가 다이애나 개벌든은 이 문제와 관련해 서점과 출판사, 비평가들을 비난했다. 그들이 자신의 소설 ‘아웃랜더’ 시리즈를 시간여행 모험이나 역사 소설 대신 로맨스로 분류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 결과 주류 출판사들이 개벌든과 같은 작가들의 책을 외면함으로써 문학계의 성(性)격차는 더 커진다.

“최근 들어 문학계의 이중잣대가 거론되는 건 다행한 일”이라고 킹 이사는 말했다. 그녀는 이런 현상을 긍정적인 진화로 본다. “우리는 큰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과정은 마치 대각선 등반처럼 느리지만 꾸준히 진행된다.”

개벌든 원작의 ‘아웃랜더’(스타즈)와 애트우드 원작의 ‘핸드메이즈 테일’(훌루) 등 인기 TV 시리즈는 강력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판타지 소설 시리즈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새라 매스 같은 작가들의 소설이 더 많은 독자를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매스의 ‘유리 왕좌’는 현재 훌루에서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게다가 아직 출판되지 않은 소설 중에도 드라마로 개발 중인 작품들이 있다.

뉴스위크가 올해 출판되는 여성 작가의 판타지 소설 수십 편 중 가장 기대되는 5편을 골라봤다.

- 리 쿠언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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