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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면적이 유럽의 약 3배라고?

아프리카 면적이 유럽의 약 3배라고?

대륙과 국가의 실제 크기 반영한 진짜 ‘정확한’ 지도 영국 과학자가 만들어
세계지도를 생각해보라. 떠오르는 이미지는 메르카토르 도법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구형의 입체인 지구를 2차원 평면에 투영하는 1500년대 도법이다. 지금 우리가 보는 세계지도 대부분이 거기서 나왔을 정도로 표준화됐다.

그러나 메르카토르 도법은 대륙이나 국가의 진정한 크기를 정확히 반영하지 않는다. 3차원의 입체 물체를 2차원 평면에 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르카토르 도법은 지구를 원기둥의 중심에 넣고, 지구 중심에서 전구를 켰을 때 원기둥 표면에 투영되는 그림자를 지도로 제작하는 방법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경선 간격의 확대율에 따라 위선 간격의 확대율을 조정한 비투시 도법을 말한다. 경위선이 수직 교차하며, 방위가 정확해 등각 항로가 직선으로 표시돼 선박의 항해도로 이용된다. 또한 지도의 모양이 반듯해 세계 지도 작성에 많이 이용된다. 그러나 적도 부분은 정확한 반면, 고위도로 갈수록 면적이 확대되고 극이 표시되지 않아 분포도로서는 정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적도 부근에서 극지방으로 갈수록 크기가 왜곡된다.

그런 단점을 보완하고 대륙과 국가의 크기를 좀 더 정확하게 나타내기 위해 영국 기상청의 기후과학자 닐 케이는 메르카토르 도법에서 각 대륙과 국가를 실제 크기로 변형시켜 시각화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둥근 입체형의 지구를 2차원 평면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정확하게 나타냈다는 평을 받는 이미지다. 이 ‘지도’를 보면 놀랍게도 세계에서 가장 땅덩이가 큰 러시아와 그다음으로 큰 캐나다, 그리고 미국 등 북반구의 여러 국가가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크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케이는 SNS 레딧에 이와 관련해 올린 글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각 국가를 크기대로 구체에 투사해 내추럴 어스 지도에 표시된 곳의 중앙에 위치시켰다. 극지방에 가까운 나라들은 수작업으로 조정했다. 그 결과를 평면에 펼쳐 놓으면 서로 맞물리지 않고 틈이 벌어진다.”

이처럼 시각화된 지도는 메르카토르 도법을 따를 경우 극지방에 가까울수록 적도 부근보다 땅 크기가 실제보다 훨씬 커진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예를 들어 메르카토르 도법에선 남극 대륙이 가장 큰 대륙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는 면적이 다섯 번째로 큰 대륙이다. 또 메르카토르 도법에선 알래스카가 브라질 크기와 맞먹지만 브라질은 알래스카보다 거의 5배나 크다. 더구나 그린란드는 아프리카 대륙보다 커 보이지만 실제로 아프리카는 그린란드보다 14배나 크다. 아프리카의 경우 메르카토르 도법에선 유럽과 크기가 비슷해 보이나 실제의 아프리카는 유럽의 거의 3배에 이른다.

메르카토르 도법은 1569년 네덜란드 지도학자 헤르 하르뒤스 메르카토르가 처음 선보였다. 이 도법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항해를 위한 표준 지도로 자리 잡았다. 앞서 설명했듯이 항해사가 직선으로 항로를 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메르카토르 도법은 항해에서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메르카토르 도법에선 유럽과 북미가 아프리카와 남미에 비해 실제보다 훨씬 크게 표시된다는 사실로 인해 ‘유럽 중심주의’의 발상이라는 비난에 오랫동안 시달렸다. 그런 개념이 ‘백인 예외주의’의 허구적인 믿음을 강요하고, 식민주의 역사에 뿌리를 둔 세계관을 드러낸다는 비판이었다.

그런 비판과 함께 메르카토르 도법에서 실제로 나타나는 왜곡 때문에 골-피터스 도법을 비롯한 여러 다른 지도가 등장했다. 그러나 그 각각의 지도는 나름대로 결함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교육계와 비즈니스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골-피터스 도법은 각 국가와 대륙의 상대적 면적은 비교적 정확한 반면 형태는 많이 왜곡된다. 적도 부근에선 늘어지고 극지방으로 갈수록 찌부러지기 때문이다.

- 아리스토스 조지우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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