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때문에 극장 문 닫는다고?
스트리밍 때문에 극장 문 닫는다고?
미국의 최근 조사 결과, 영화 보러 극장 찾는 사람들은 스트리밍 콘텐트 시청 시간도 가장 길었다 지난 수년간 스트리밍의 도래로 영화관에 조종이 울릴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넷플릭스 그리고 아마존닷컴의 프라임 비디오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소비자의 한정된 자유시간을 갈수록 더 많이 차지해 결국에는 영화관들이 견뎌내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된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다.
이제 보니 전혀 근거 없는 논리였다. 최근의 데이터를 보면 스트리밍 비디오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은 영화관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냈다. 미국극장주협회(NATO)가 회계 컨설팅 업체 언스트&영의 계량경제·통계 그룹에 조사를 의뢰했다. 영화관을 찾지 않고 집에서 스트리밍 콘텐트를 시청하는 사람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려는 목적이었다. 영화 팬들이 거실 소파에 앉아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결과가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는 사람들은 스트리밍 콘텐트 시청 시간도 가장 길었다.
미국 거주자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앞서 12개월 동안 최소 한 번 이상 영화관을 찾은 사람이 80%에 달했다. 그중 한 달 동안 9편 이상 영화를 관람한 과반수 응답자는 스트리밍 콘텐트도 매주 8시간 이상 시청했다. 놀라운 결과가 한 가지 더 있다. 앞서 12개월 동안 영화관을 전혀 찾지 않은 응답자 중 절반 가까이가 스트리밍 콘텐트도 시청하지 않았다. 이는 영화관 방문과 스트리밍 시청 간의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다는 증거다.
극장주들과 넷플릭스 간에 공개적인 설전이 오래 지속돼 왔다. 2013년 NATO의 존 피티언 회장이 영화를 극장과 온라인 플랫폼에 같은 날 출시하는 넷플릭스의 관행을 지적했다. “정기회원제 영화 서비스와 저가 대여 서비스로 DVD 시장이 붕괴됐는데 요즘 (넷플릭스콘텐트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가 영화관도 망하게 하려 한다. 넷플릭스의 동시발매(day-and-date release)로 혜택 보는 업체는 넷플릭스뿐이다.”2014년 미국의 4대 극장 체인 AMC·리걸·카마이크·시네마크가 모두 넷플릭스의 첫 자체제작 영화 ‘와호장룡 2’의 상영을 거부했다. 넷플릭스의 동시발매 정책 때문이었다. AMC는 나중에 한 발 물러나 파트너 아이맥스(IMAX)를 배려해 일부 스크린에 영화를 올렸다. 대형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체인 아이맥스도 다음해 마찬가지로 넷플릭스의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 상영을 거부했다.
넷플릭스는 해외에서도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해 칸영화제 관계자들은 넷플릭스를 비롯한 기타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영화를 극장에서 먼저 상영하지 않으면 출품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2017년 넷플릭스의 자체 제작 영화 ‘옥자’와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The Meyerowitz Stories)’가 영화제에서 상영된 뒤 프랑스 극장주들이 항의시위를 벌인 다음의 일이다. 그에 앞서 프랑스 의회는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된 뒤 3년간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에 따라 상황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넷플릭스는 칸영화제를 보이콧했다.
아마존은 대작 영화들을 영화관에 출시하면서 영화관들이 요구한 극장 개봉 이후 스트리밍 출시까지 90일간의 기존 유예기간을 따르는 방법으로 그런 논란을 상당 부분 피해갔다. 아마존은 2017년 ‘맨체스터 바이더 씨’로 2개 부문의 트로피를 받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최초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됐다.
전 세계 가입자 수가 1억3700만 명에 달하는 넷플릭스는 영화관 체인보다 자사 회원들의 요구사항에 더 관심이 많다. 하지만 이해만 맞아떨어진다면 전략을 조정할 의사가 있는 듯하다. 넷플릭스는 오래 전부터 자체제작 영화에 대한 아카데미상을 탐내왔다. 최근 화제작 여러 편을 자신들의 스트리밍 플랫폼에 올리기 앞서 극장에서 개봉함으로써 오래 지켜온 동시발매 관행을 탈피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코엔 형제 감독의 ‘카우보이의 노래’, 앤디 서키스 감독의 ‘모글리:정글의 전설’, 수잔 비에르 감독의 ‘버드 박스’ 모두 제한적으로 극장에서 상영한 뒤 넷플릭스 가입자들에게 출시됐다.
설문조사 결과, 그리고 일부 영화를 스트리밍으로 출시하기 전에 극장에서 개봉하려는 넷플릭스의 유연한 입장변화로 영화관들과 넷플릭스 간의 냉랭한 관계에 온기가 돌기 시작할지 모른다.
- 대니 베나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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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보니 전혀 근거 없는 논리였다. 최근의 데이터를 보면 스트리밍 비디오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은 영화관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냈다. 미국극장주협회(NATO)가 회계 컨설팅 업체 언스트&영의 계량경제·통계 그룹에 조사를 의뢰했다. 영화관을 찾지 않고 집에서 스트리밍 콘텐트를 시청하는 사람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려는 목적이었다. 영화 팬들이 거실 소파에 앉아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결과가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는 사람들은 스트리밍 콘텐트 시청 시간도 가장 길었다.
미국 거주자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앞서 12개월 동안 최소 한 번 이상 영화관을 찾은 사람이 80%에 달했다. 그중 한 달 동안 9편 이상 영화를 관람한 과반수 응답자는 스트리밍 콘텐트도 매주 8시간 이상 시청했다. 놀라운 결과가 한 가지 더 있다. 앞서 12개월 동안 영화관을 전혀 찾지 않은 응답자 중 절반 가까이가 스트리밍 콘텐트도 시청하지 않았다. 이는 영화관 방문과 스트리밍 시청 간의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다는 증거다.
극장주들과 넷플릭스 간에 공개적인 설전이 오래 지속돼 왔다. 2013년 NATO의 존 피티언 회장이 영화를 극장과 온라인 플랫폼에 같은 날 출시하는 넷플릭스의 관행을 지적했다. “정기회원제 영화 서비스와 저가 대여 서비스로 DVD 시장이 붕괴됐는데 요즘 (넷플릭스콘텐트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가 영화관도 망하게 하려 한다. 넷플릭스의 동시발매(day-and-date release)로 혜택 보는 업체는 넷플릭스뿐이다.”2014년 미국의 4대 극장 체인 AMC·리걸·카마이크·시네마크가 모두 넷플릭스의 첫 자체제작 영화 ‘와호장룡 2’의 상영을 거부했다. 넷플릭스의 동시발매 정책 때문이었다. AMC는 나중에 한 발 물러나 파트너 아이맥스(IMAX)를 배려해 일부 스크린에 영화를 올렸다. 대형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체인 아이맥스도 다음해 마찬가지로 넷플릭스의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 상영을 거부했다.
넷플릭스는 해외에서도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해 칸영화제 관계자들은 넷플릭스를 비롯한 기타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영화를 극장에서 먼저 상영하지 않으면 출품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2017년 넷플릭스의 자체 제작 영화 ‘옥자’와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The Meyerowitz Stories)’가 영화제에서 상영된 뒤 프랑스 극장주들이 항의시위를 벌인 다음의 일이다. 그에 앞서 프랑스 의회는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된 뒤 3년간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에 따라 상황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넷플릭스는 칸영화제를 보이콧했다.
아마존은 대작 영화들을 영화관에 출시하면서 영화관들이 요구한 극장 개봉 이후 스트리밍 출시까지 90일간의 기존 유예기간을 따르는 방법으로 그런 논란을 상당 부분 피해갔다. 아마존은 2017년 ‘맨체스터 바이더 씨’로 2개 부문의 트로피를 받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최초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됐다.
전 세계 가입자 수가 1억3700만 명에 달하는 넷플릭스는 영화관 체인보다 자사 회원들의 요구사항에 더 관심이 많다. 하지만 이해만 맞아떨어진다면 전략을 조정할 의사가 있는 듯하다. 넷플릭스는 오래 전부터 자체제작 영화에 대한 아카데미상을 탐내왔다. 최근 화제작 여러 편을 자신들의 스트리밍 플랫폼에 올리기 앞서 극장에서 개봉함으로써 오래 지켜온 동시발매 관행을 탈피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코엔 형제 감독의 ‘카우보이의 노래’, 앤디 서키스 감독의 ‘모글리:정글의 전설’, 수잔 비에르 감독의 ‘버드 박스’ 모두 제한적으로 극장에서 상영한 뒤 넷플릭스 가입자들에게 출시됐다.
설문조사 결과, 그리고 일부 영화를 스트리밍으로 출시하기 전에 극장에서 개봉하려는 넷플릭스의 유연한 입장변화로 영화관들과 넷플릭스 간의 냉랭한 관계에 온기가 돌기 시작할지 모른다.
- 대니 베나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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