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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영의 초저금리 시대 자산 증식법] 베트남 펀드 수익률 운용사·펀드별 천차만별

[조재영의 초저금리 시대 자산 증식법] 베트남 펀드 수익률 운용사·펀드별 천차만별

운용능력, 과거 수익률, 운용원칙 등 꼼꼼히 따져야… 성장성 높지만 환율 변동성도 커
베트남 다낭·호치민·하노이로 관광을 다녀오는 여행객이 늘어나는 만큼이나, 국내 투자자들의 베트남 펀드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말 3000억원이었던 베트남 펀드 투자 규모는 올 5월 말 기준으로 3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3년 반 동안 10배로 증가했다. 마치 과거 중국 펀드 광풍이 불던 때와 비슷한 흐름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 가운데 중국, 글로벌 펀드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베트남 펀드의 규모가 빠르게 늘다 보니 현재 16개의 증권회사와 자산운용사가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법인 및 현지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펀드에 돈이 몰리는 건 국내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서다. 국내 경제는 미·중 무역전쟁, 세계 경제 둔화, 반도체 경기 부진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2.5%에서 2.0%로 낮췄다. 저성장·저금리가 이어지고 코스피는 박스권으로 회귀하면서 여러모로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다.

베트남은 다른 아시아 신흥국 대비 눈부신 경제 성장세로 투자자를 매혹시키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베트남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4~2017년 매년 6%를 넘었다. 지난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7.08%로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이런 성장에 주식시장도 호황이다. 베트남 주가지수인 VN지수는 지난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0% 넘게 상승했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는 베트남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6.5%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끄는 가장 큰 힘은 베트남의 인구구조다. 베트남의 인구는 곧 1억 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평균 연령이 30세다. 24세 이하의 인구도 전체 인구의 40%가 넘는다.
 원·동은 환헤지 불가능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도 증시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베트남은 1988년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허용했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베트남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액은 358억8000만 달러(약 38조4095억원)로 2016년보다 44.4% 증가했다. 베트남은 지난 2013년 이후 매년 200억 달러가 넘는 투자액을 외국인으로부터 유치했다. 특히 한국은 1988년부터 2017년까지 총 577억 달러를 베트남에 투자했다. 누적액 기준으로 1위 투자국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중국을 대신할 수 있는 생산기지로서 매력이 높아지고 것도 인기 요인이다. 일본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의 대체 국가 역할을 하며 최근 1년간 국내총생산(GDP)의 약 7.9%를 벌어들였다고 분석했다.

베트남의 주식시장은 하노이와 호치민 두 도시에 설립돼 있다. 베트남 경제 수도인 호치민의 증권거래소의 규모는 150조원, 하노이 증권거래소는 10조원 규모다. 2017년부터는 한국의 KOSPI200지수와 같이 VN3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지수선물도 거래되고 있다. 베트남은 작은 중국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다. 신흥국 금융위기, 미·중 무역전쟁 등 ‘살아있는 위험 요소’들이 언제 베트남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어서다.

베트남 펀드에 투자하기 전 유의할 점도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인덱스에 따르면 베트남 주식시장은 선진시장도 신흥시장도 아닌 프론티어시장(Frontier Market)에 속해 있다. 이 말은 베트남 주식시장이 안전성이나 성숙도가 일정 수준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시아 국가들을 기준으로 예를 들면, 일본·홍콩·싱가포르 주식시장은 MSCI선진시장에, 한국·인도·중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파키스탄·필리핀·대만·태국 등의 증시는 MSCI신흥시장에 속한다. MSCI프론티어 시장에는 베트남을 포함해 방글라데시·스리랑카 등이 포함돼 있다. 이렇듯 베트남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선진시장이나 신흥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일부에서는 베트남 주식시장이 MSCI신흥시장에 편입된 후 베트남에 투자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두번째는 환율에 대한 우려다. 베트남의 통화단위는 ‘동’인데, 원·달러는 환헤지(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애기 위해 현재 수준의 환율로 수출이나 수입, 투자에 따른 거래액을 고정시키는 것)가 가능하지만, 원·동은 헤지가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 원화와 베트남 동 거래 시장이 없어서다. 베트남은 정부에서 환율을 통제하는 ‘변동 관리 환율제’를 시행하고 있어 다른 신흥국과 달리 통화가치의 변동성이 크진 않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발생했을 때에는 통화가치의 하락폭은 커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투자 비중 전체 자산 10~20% 적당
세번째는 베트남 펀드라고 해서 모두 높은 수익률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베트남펀드는 VN30지수와 같은 인덱스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도 있지만, 대부분 각 펀드매니저가 유망 주식을 선택해 투자하는 액티브펀드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때문에 다른 해외 펀드에 비해 각 운용사별로 또 각 펀드별로 수익률의 차이가 꽤 큰 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월 25일 기준으로 19개 베트남 펀드 가운데 수익률 1위는 삼성아세안플러스베트남증권 펀드로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3%다. 2년 수익률은 9.2%다. 그 다음은 한화베트남레전드증권 펀드로 연초 이후, 2년 수익률은 각각 10%, 17%다. 반면 KB베트남포커스증권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0.2%에 그친다. 2년 수익률도 -5.8%다.

수익률 차이는 각 회사의 리서치 능력이나 주식운용능력의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펀드운용사의 운용능력, 과거 수익률, 운용원칙, 현지증권사와의 협력 정도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베트남 펀드에 투자할 자금의 경우 가급적이면 단기 자금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일시금의 금액보다는 적립식으로, 투자 비중은 전체 자산의 10~20% 정도가 적당하다.



※ 필자는 현재 금융교육컨설팅회사 웰스에듀(Wealthedu)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삼성생명 FP센터 팀장, NH투자증권 PB강남센터 부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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