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잃을 수 있는 위협으로부터 자신 보호하기 위한 방어 기제로 작용 뇌는 죽음을 연관시키는 정보를 입수하면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 사진:GETTY IMAGES BANK우리 뇌는 자기 죽음에 관한 생각을 곱씹지 않도록 프로그램됐다고 과학자들은 믿는다. 학술지 뉴로이미지에 발표된 논문의 저자들은 영국 신문 가디언에 “뇌는 죽음에 관한 정보를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일어날 가능성이 더 큰 일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그들에 따르면 우리가 죽을 가능성에 직면하면 뇌 활동이 변한다.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이런 ‘방어 기제’를 조사하기 위해 피험자에게 여러 얼굴이 나타나는 화면을 주시하도록 요청한 뒤 그들의 뇌 활동을 관찰했다. 그중 절반 정도에서 얼굴 이미지 옆에는 ‘매장’ 또는 ‘장례’ 등 죽음에 관한 단어가 나타났다. 화면에는 각 피험자 자신의 얼굴과 한 낯선 사람의 얼굴이 반복해서 나왔고 마지막에선 전혀 다른 사람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 마지막 얼굴을 봤을 때 피험자들의 뇌에는 놀랐을 때 나타나는 신호가 생성됐다. 그 이미지가 예상한 얼굴과 달랐기 때문이다. 또 자신의 얼굴 곁에 죽음과 관련된 단어가 나타나자 피험자의 뇌에서 예측과 연관된 부위의 활동이 약해졌다. 연구팀은 뇌가 자신과 죽음이 연관되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이스라엘 바르일란대학의 야이르 도르-지데르만 연구원은 가디언과 가진 인터뷰에서 “뇌는 죽음이 자신과 연관됐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이런 원시적인 방어 기제를 갖고 있다. 뇌가 자신과 죽음을 연관시키는 정보를 입수하면 뭔가가 우리에게 그런 정보는 신빙성이 없으니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우리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인식은 우리 몸의 생명 작용에 배치된다. 우리 몸은 우리를 계속 살아 있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바르일란대학의 아비 골드스타인 심리학과 부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우리 뇌가 자신에 관한 예측을 멈추거나 죽음이라는 정보를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 관한 것으로 분류함으로써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의식적인 생각이나 실존적 위협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죽음이라는 인간의 불가피성을 뇌가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관한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연구팀은 자원자들에게 통제된 실험 환경에서 강력한 환각제 디메틸트립타민(DMT)을 제공했다. 남미에 서식하는 루스바냐라는 식물의 줄기에서 추출하는 아야와스카의 주성분이다. 실험 결과 환각은 임사체험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죽음에 가까이 갔거나 실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믿는 사람들이 돌이키는 심리적인 상황을 말한다. 그 논문의 주 저자였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크리스토퍼 티머만 박사 과정 연구원은 당시 뉴스위크에 “의식의 한계와 임사체험이 뇌 활동과 어떻게 일치하는지 좀 더 정확히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고 말했다.
-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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