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내비게이션] 오피스텔 기웃기웃 VS 그래도 아파트 당신의 선택은?
[부동산 내비게이션] 오피스텔 기웃기웃 VS 그래도 아파트 당신의 선택은?
자금줄 막혔지만 시세 파워 여전… 주택 대안으로 인기몰이 수익은 글쎄 지난해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양극으로 치달았다. 같은 시장 안에서도 지역 편차가 컸다. 날뛰는 주택시장을 잡기 위해 처방한 규제는 규제를 낳고 그 규제가 또 다른 규제를 낳았지만 그럴수록 시장은 일파만파로 요동쳤다. 상처투성이로 얼룩진 시장은 럭비공처럼 예상 밖으로 튕겨나갔다. 이젠 젓가락 아닌 핀셋으로 옥석을 가려야 할 때다. 지난해 아파트 시장에선 정부가 쏟아낸 초강력 규제들이 사다리를 걷어차고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주는 역설을 낳았다. 규제 봇물은 집값 상승을 부추겼고 상대적으로 전세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 시대의 일몰을 예고했다. 세 부담을 늘리고 대출 문턱을 높인 규제는 다주택 투자수요를 억눌렀다. 하지만 자산가들이 똘똘한 한 채에, 지방 원정 투자에, 매매 대신 자녀 증여에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지난해 하반기는 8·12, 10·1, 12·16로 이어지는 고강도 부동산대책의 연속이었다.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를 잡으려고 꺼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주택 공급 부족과 아파트값 과열 양상을 빚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아파트값이 대출 기준인 9억원과 15억원을 향해 치닫도록 부채질했다. 집값 억제가 집값 급등의 스프링이 된 셈이다. 이 덕(?)에 지난해 대전 유성구(16.1%)를 비롯해 대전 중구(15.5%), 서울 광진구(14.1%), 대전 서구(14%), 서울 송파구(12.6%), 서울 금천구(12.1%), 경기 과천(11.3%) 등지에선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규제가 느슨한 지방에선 투기수요가, 서울에선 불패 심리가 기승을 부렸다.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던 금천구 아파트 값도 신안산선 착공을 지렛대 삼아 하반기부터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해 9·12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비교해보면 금천구 독산동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1차 전용 59㎡는 3개월 만에 약 8000만원이,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힐스테이트 전용 84㎡도 3개월만에 약 9000만원이 각각 급상승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2016년 6월 75%로 고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해 지난해 12월 56%까지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전세가율이 하락했다고 전셋값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매매가는 큰 폭으로 올랐는데 전셋값은 보합세여서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경제만랩의 오대열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아파트 매매가가 꺾이지 않자 향후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매수가 더 많이 따라붙으면서 매매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전세가율 하락세 속에서 대출 규제 강화, 임대사업 세제혜택 축소, 다주택자 보유세·종부세 인상, 양도세 감면 거주요건 강화까지 시행됐다. 이는 투기수요를 줄이고 전셋값을 안정시켰지만 한편으론 세입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는 부작용도 낳았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이런 추세가 올해도 계속된다면 다주택자는 세 부담을 줄이는 방안에, 무주택자는 전셋값이 안정돼도 내 집을 마련하는 방안에 각각 초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처럼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오피스텔로 주택수요가 몰리고 있다. 오피스텔은 지난해 매매가가 꾸준히 올랐지만 상승폭이 둔화된 점이 주택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인이 됐다. 요즘 오피스텔은 전용 59~84㎡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와 면적으로 설계된 점도 매력으로 작용한다. 일부 오피스텔은 교육·쇼핑 시설과 근접해 학군 수요도 끊이지 않는다. 서울 영등포가 대표적이다. 공장과 주거 시설이 혼재된 준공업지역이지만 여의도와 가산·구로 디지털단지의 배후주거지 역할을 하는데다 학군이 발달한 목동과도 가까워 영등포 오피스텔은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등포 문래동 SK리더스뷰 전용 138㎡국토부 실거래가가 지난해 6월 7억9700만원에서 12월 9억15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조사한 서울 오피스텔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평균 매매가는 약 2억5515만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대비 3.4% 상승한 수준이다. 평균 전셋 값도 1억9748만원으로 전년보다 약 3.3% 오르며 전세가율을 79%까지 끌어올렸다. 국토부 조사 결과 매매가지수는 지난해 12월 102%를(100을 초과할수록 매매가 상승 비중이 높다) 기록했다. 이는 상승세로 돌아선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상승폭도 매달 커지고 있다.
특히 주거용으로 많이 쓰이는 중대형 오피스텔의 매매가지 수의 급등이 두드러졌다. 이는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가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정부가 아파트 대출을 규제하자 밑천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된 신혼부부·1인가구 같은 젊은 실수요가 오피스텔로 눈을 돌렸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부동산 규제 대책에 포함되지 않아 많게는 시세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다. 매수해도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면서 언제든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점도 젊은 세대의 마음을 붙잡았다.
하지만 ‘묻지마 투자’로 오피스텔을 매수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났지만 시장상황이 썩 좋지 않아서다. KB국민은행리브온 자료를 보면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올해 1월말 기준 서울 4.5%, 경기 5%, 인천 5.9% 정도까지 떨어졌다. 2010년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줄곧 하락세다. 가장 큰 원인으로 업계에선 공급과잉을 지적한다.
이상혁 더케이컨설팅그룹 상업용부동산 센터장은 “정부 규제와 집값 급등의 여파로 오피스텔이 당장은 주택시장의 틈새나 아파트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으나, 공급물량이 많고 시장이 유동적인데다 세금도 비싸고 환금성도 떨어진다”며 “실거주와 투자로 목적을 구분해 그에 맞는 면적과 입지를 선별·운용하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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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안정, 투기 억제됐지만 내 집 마련 기회 박탈
지난해 하반기는 8·12, 10·1, 12·16로 이어지는 고강도 부동산대책의 연속이었다.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를 잡으려고 꺼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주택 공급 부족과 아파트값 과열 양상을 빚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아파트값이 대출 기준인 9억원과 15억원을 향해 치닫도록 부채질했다. 집값 억제가 집값 급등의 스프링이 된 셈이다. 이 덕(?)에 지난해 대전 유성구(16.1%)를 비롯해 대전 중구(15.5%), 서울 광진구(14.1%), 대전 서구(14%), 서울 송파구(12.6%), 서울 금천구(12.1%), 경기 과천(11.3%) 등지에선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규제가 느슨한 지방에선 투기수요가, 서울에선 불패 심리가 기승을 부렸다.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던 금천구 아파트 값도 신안산선 착공을 지렛대 삼아 하반기부터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해 9·12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비교해보면 금천구 독산동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1차 전용 59㎡는 3개월 만에 약 8000만원이,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힐스테이트 전용 84㎡도 3개월만에 약 9000만원이 각각 급상승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2016년 6월 75%로 고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해 지난해 12월 56%까지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전세가율이 하락했다고 전셋값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매매가는 큰 폭으로 올랐는데 전셋값은 보합세여서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경제만랩의 오대열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아파트 매매가가 꺾이지 않자 향후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매수가 더 많이 따라붙으면서 매매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전세가율 하락세 속에서 대출 규제 강화, 임대사업 세제혜택 축소, 다주택자 보유세·종부세 인상, 양도세 감면 거주요건 강화까지 시행됐다. 이는 투기수요를 줄이고 전셋값을 안정시켰지만 한편으론 세입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는 부작용도 낳았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이런 추세가 올해도 계속된다면 다주택자는 세 부담을 줄이는 방안에, 무주택자는 전셋값이 안정돼도 내 집을 마련하는 방안에 각각 초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밑천 없는 수요 몰리고 갈 곳 잃은 투자 ‘눈독’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조사한 서울 오피스텔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평균 매매가는 약 2억5515만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대비 3.4% 상승한 수준이다. 평균 전셋 값도 1억9748만원으로 전년보다 약 3.3% 오르며 전세가율을 79%까지 끌어올렸다. 국토부 조사 결과 매매가지수는 지난해 12월 102%를(100을 초과할수록 매매가 상승 비중이 높다) 기록했다. 이는 상승세로 돌아선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상승폭도 매달 커지고 있다.
특히 주거용으로 많이 쓰이는 중대형 오피스텔의 매매가지 수의 급등이 두드러졌다. 이는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가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정부가 아파트 대출을 규제하자 밑천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된 신혼부부·1인가구 같은 젊은 실수요가 오피스텔로 눈을 돌렸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부동산 규제 대책에 포함되지 않아 많게는 시세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다. 매수해도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면서 언제든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점도 젊은 세대의 마음을 붙잡았다.
하지만 ‘묻지마 투자’로 오피스텔을 매수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났지만 시장상황이 썩 좋지 않아서다. KB국민은행리브온 자료를 보면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올해 1월말 기준 서울 4.5%, 경기 5%, 인천 5.9% 정도까지 떨어졌다. 2010년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줄곧 하락세다. 가장 큰 원인으로 업계에선 공급과잉을 지적한다.
이상혁 더케이컨설팅그룹 상업용부동산 센터장은 “정부 규제와 집값 급등의 여파로 오피스텔이 당장은 주택시장의 틈새나 아파트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으나, 공급물량이 많고 시장이 유동적인데다 세금도 비싸고 환금성도 떨어진다”며 “실거주와 투자로 목적을 구분해 그에 맞는 면적과 입지를 선별·운용하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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