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씨젠 코로나19 진단시약 사용승인에 ‘활짝’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의 코로나19 진단시약 제품(AllplexTM 2019-nCoV Assay)의 긴급 사용을 승인하면서, 천종윤 씨젠 대표가 주목받고 있다. 씨젠에 따르면 이 진단시약 제품은 3개의 목표유전자(E, RdRp, N) 모두를 검출해내는 특징이 있다. 또한 한 개의 튜브로 검사가 가능해 대량 검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씨젠은 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인공지능(AI) 시약개발시스템을 활용해 코로나19 진단시약을 개발했다.

씨젠의 진단시약 기술과 자동화된 검사시스템은 국내 코로나19 전염을 막는데도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실제 씨젠의 관계회사이자 국내 최대 검사기관인 씨젠의료 재단은 하루 최대 1만5000건의 코로나19 검사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씨젠은 자사 검사 시스템이 코로나19 검진의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 60여개 이상의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씨젠의 분자진단 기술력은 이미 해외에서 인정받은 상태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82% 이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매출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씨젠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5년 651억원, 2016년 737억원, 2017년 877억원, 2018년 1023억원, 2019년 1220억원 등으로 증가세다.

2000년에 씨젠을 설립한 천 대표는 분자진단 분야만을 고집한 ‘장인정신’의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분자진단은 소변, 혈액 등을 통해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는 체외진단 기법 중 하나다. 유전자 정보가 들어 있는 DNA, RNA에서 일어나는 분자 수준 변화를 수치·영상으로 검출해 진단하는 기법이다. 천종윤 대표는 “우리 진단시약을 미국에 공급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코로나19의 수많은 변이까지도 함께 검출할 수 있는 보다 강화된 성능의 제품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에 압수수색 ‘곤혹’

신라젠 주주·임원의 미공개 정보 이용을 통한 주식 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문은상 신라젠 대표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서정식)는 4월 21일 문은상 대표의 자택과 개인 사무실, 신라젠 서울사무소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문은상 대표와 주주·임원들은 항암 치료제로 알려진 ‘펙사벡’의 임상 실험 중단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주가 하락 전에 주식을 매도해 시세 차익을 남긴 의혹을 받고 있다.

2016년 12월에 코스닥에 입성한 신라젠은 이듬해 하반기에 펙사벡 임상 시험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신라젠 주가도 요동쳤다. 2017년 11월 24일에 15만2300원까지 치솟아 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미국에서 펙사벡 임상 시험 중단 권고 발표가 나오자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해 10월 4일에는 주가가 7820원까지 폭락했다. 신라젠 주가는 4월 23일 종가 기준으로 1만2550원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신라젠 주식을 대량 사들인 뒤 수천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문 대표가 신라젠 상장 전인 2014년에 곽병학·이용한 전 대표와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신라젠으로부터 400억원 투자를 유치하고, 유치한 돈을 신라젠이 발행한 전환사채(CB) 및 신주인권부사채(BW)를 사들이는데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4월 20일 신라젠 홈페이지에 호소문을 올려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모든 자료에 일체의 허위 사실이 없고, 신고 및 허가 취득을 통해 적법하고 투명한 과정으로 성장했다”며 “일부 언론에서 대주주의 부당이익으로 거론하고 있는 수천억원은 국세청의 요구에 따라 이미 국가에 세금으로 납부한 상태로, 개인의 사적 이익으로 취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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