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지'로 뜨는 리모델링, 1군 건설사 간 프리미엄 경쟁 치열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 본격 시작…층고·벽식구조 등 한계도 뚜렷
1군 건설사가 대거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들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단 리모델링 단지들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프리미엄 브랜드는 수도권 주요 정비사업 단지에만 적용됐다. 그러나 최근 공동주택 리모델링이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고급화 바람이 여기까지 미친 셈이다.
3일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용산구 이촌1동(동부이촌동) 최대 규모 단지인 한가람아파트 앞에 현대건설 ‘디에이치(THE H)’ 현수막이 걸렸다. 현대건설은 이에 앞서 인접한 강촌아파트 앞에도 디에이치 마크가 프린팅된 현수막을 설치한 바 있다. 이 일대 단지 중 프리미엄 브랜드 현수막을 건 업체로는 최초다.
국립중앙박물관 및 용산민족공원 부지와 인접한 이촌1동 소재 총 5000세대 5개 단지들은 IMF금융위기가 본격화한 1998년에서 2000년 사이 지어졌다. 특히 3종 주거지역에 속한 이 공원라인 아파트들은 용적률이 법적 상한인 300%를 훌쩍 넘는 데다 대지지분율 또한 낮아 사실상 재건축이 어렵다. 따라서 이곳은 분당신도시만큼이나 리모델링이 적극 추진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수도권 유망지역에 이처럼 리모델링 연한(15년)을 채운 중층·고층 단지가 늘면서 리모델링 시장이 흥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고급화를 표방한 리모델링 단지들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나 둘 등장하고 있었다. 대치동 래미안 하이스턴, 청담동 래미안 로이뷰, 청담 아이파크가 대표적이다. 이들 단지는 지하주차장을 신규 설치하고 1층 필로티구조를 도입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 개선에 성공했다. 외관을 고급 석재로 마감하고 내부 조경을 최고급으로 꾸미는 방식으로 해당 리모델링 단지에 고급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6~2017년부터 본격 도입된 1군 프리미엄 브랜드가 적용된 단지는 현재까지 전무하다. 첫 프리미엄 브랜드 리모델링 단지로 가장 유력한 곳은 권리변동계획 동의를 마치고 이주를 앞둔 이촌동 현대아파트(현대맨션)다. 현대아파트 조합은 최근 시공사를 포스코건설에서 롯데건설로 변경하면서 신규 단지명을 ‘이촌 르엘(LE EL)’로 정한 상태다.
당장은 별 다른 움직임이 없지만 DL이앤씨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워 이촌동 리모델링 수주에 도전하리란 관축도 나온다. DL이앤씨는 처음 5개 단지들이 통합리모델링을 추진할 당시 설명회에서 아크로(ACRO)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적이 있기 때문이다. 강남, 서초뿐 아니라 한남동에서 불붙은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이 또다시 재현될 분위기다.
물론 최신 고급화 트렌드에 비춰보면 아파트 리모델링에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고급화 단지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층고가 대표적이다. 기존에 층고가 낮은 구축아파트에 현행 건축법을 반영해 스프링클러 등을 설치하면 천장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층고는 2.9~3.3m에 달한다. 수직증축 및 내력벽 철거 이슈는 정부 허가로 가능해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층고 문제만큼은 리모델링 아파트가 벗어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로 꼽힌다. 지난해 말에는 개포우성9차 조합원 일부가 층고 및 창호 크기 문제를 제기하면서 조합장이 사퇴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촌동 소재 한 부동산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특정 단지 앞에 현수막을 건다고 해서 반드시 그 단지를 노린다는 뜻이 아니라 재건축·리모델링이 많은 이촌동 동네 전체에 홍보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촌동 리모델링은 대부분 초기 단계인데다 당장 리모델링 성공 사례도 많지 않아 앞으로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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