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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코치③핀트]"자산관리앱, 기술의 차이가 서비스 경쟁력 가를 것"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
국내 최초 모바일 간편투자앱 '핀트' 론칭 2년
"금융상품이 아닌 투자자가 성장할 '금융서비스' 만들고 싶었다"

인공지능(AI)이 컴퓨터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주식∙채권 등을 사고 팔며 자산을 관리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성장세가 매섭다. '지금 투자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요즘, 금융시장에서 최소한의 리스크 방어막이 필요한 2030에게 로보어드바이저 투자는 꼭 필요한 서비스로 꼽힌다. [이코노미스트]가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기업의 대표를 만났다. 세번째는 핀트(Fint)다. [편집자]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 [사진 핀트]
 
핀트(Fint)는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최초의 로보어드바이저 모바일 간편투자앱이다. 쉽게 말해 인간 자산관리사가 아닌 로봇이 내 자산을 알아서 분산투자해준다는 얘기다. 방식도 간단하다. 고객은 휴대폰으로 자산을 입금하고 투자성향만 선택하면 된다. 앱 내에서 언제든 수익률 체크가 가능하고 자금 인출도 할 수 있다. 이렇게 쉬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쉽다.  
 
핀트 서비스가 올 4월, 정확히 출시 2주년을 맞았다. 쉬운 서비스 때문이었을까. 그동안 핀트의 문을 두드린 가입자만 44만명, 누적 투자일임 계약수는 10만건을 넘어서며 국내를 대표하는 모바일간편투자 서비스로 성장했다. 단순 지표를 넘어 '일상을 바꾸는 투자'란 슬로건처럼 핀트는 고객들의 투자 일상을 바꿔놓았을까.
 

핀트의 2년 어땠나

 
두 돌을 맞은 핀트는 지난해 유독 성장세가 가팔랐다. 2019년 12월 말, 2만명 수준이던 가입자가 지난해 말에는 31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가입자 70% 이상이 지난해 가입한 셈이다.
 
지난해 성장세가 돋보인다. 증시 호황 영향이 있다고 보나
투자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포트폴리오와 같은 분산 투자보다는 직접 주식 투자를 선호하게 돼 꼭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투자 자체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인 것 같다. 흥미로운 점은 정작 증시가 횡보하거나 하락세일 때 고객 가입률이 더 높고 투자금 유입도 많다는 점이다. 피로도가 높아진 고객들이 투자일임 서비스를 찾아 ‘어느정도 맡겨 놓고 쉬자’라는 수요가 있는 것 같다.
 
가입자 10명 중 8명이 2030이다.(2021년 4월 기준, 2030 가입자 비중 79%)
서비스 초기부터 주 타깃을 2030으로 잡았다. 4050을 타깃으로 했다면 지금보다 투자일임 자산(AUM)을 늘리기에는 수월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고객과 함께 꾸준히 성장한다’는 철학을 두고 2030세대를 주 타깃으로 했다. 관심은 늘었지만 여전히 투자가 어렵고 복잡한 2030이 우리 서비스를 찾으며 고객이 크게 증가한 것 같다.
 
핀트 출시 후 2년이 지났다. 고객의 반응은 어떤가
금융상품은 출시만 하면 끝이지만 간편투자는 고객의 반응을 살피며 꾸준히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서비스 관점'으로 봐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고객 반응은 만족스럽다. 기존 고객이 투자금을 더 확대한다거나 앱 사용시간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을 보면 '고객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구나'를 체감한다. 외부 투자자들 역시 이 부분을 높게 평가했고 임직원들도 고객의 반응에서 가장 큰 원동력을 얻고 있다.
 
 
 
핀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직원 대다수는 네이버, 엔씨소프트, 삼성전자 등에서 빅테크 서비스를 만들어왔던 핵심 인력들이다. 또 프린스턴대,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외 유수의 대학 이공계 출신들로 구성돼 있다. 다 고객, 다 계좌 독립 운영이 가능하며 계좌 별로 모두 다른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 '프레퍼스'(PREFACE)와 최적의 자산배분 투자 포트폴리오를 찾아내는 로보어드바이저 엔진 '아이작'(ISAAC)도 그들의 손에서 탄생했다. 정 대표는 기술이 담보되지 않고서는 금융혁신도 이뤄내기 힘들다고 생각해 기술인재를 대거 영입했다.
 
'AI 투자자문'이 아닌 'AI 투자일임'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투자자문은 투자행위에 대한 최종선택을 고객이 직접해야 한다. 이때 고객이 처한 상황에 따라 주문시점이 달라질 수도 있고, 이에 따른 결과(수익률) 차이도 클 수 있다. 또 소액투자자나 목돈으로 큰 수익률을 내고 싶은 사람, 그리고 투자금을 조금씩 찾아서 써야 하는 사람 등 각자의 투자 니즈가 모두 달라 투자자문으로는 동일한 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퀄리티 컨트롤'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해주겠다는 얘기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보면 AI투자일임이 더 어려운 서비스 아닌가
그렇다. 투자자문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주는 것으로 끝나지만 투자일임은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최적의 시기에 매매까지 전부 대신해줘야 한다.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핀테크업체들이 꾸준히 등장하며 기술력 경쟁도 치열하다. 금융서비스 측면에서 '기술의 우위'가 서비스 차별화를 만들 것이라고 보나
기술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술의 본질은 ‘고객이 그 기술을 느낄 수 있는 가’에 있다. 예를 들어 핀트 앱 내 고객 활동량을 체크해 우리가 그들이 원하는 니즈를 알아냈어도 그 서비스를 실현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적절한 시점에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기술이다. 단순히 뛰어난 AI기술력을 가지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만으로 ‘기술적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 기술적으로 알아내고, 그것을 적시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기술적 우위가 만드는 서비스 차별화’라고 생각한다.  
 

금융라이프, 고객의 일상 속으로

 
고객들이 간편투자앱을 선택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역시 수익률 아닌가. 핀트는 수익률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느낌이다
단기간 모객이 목표였다면 수익률 마케팅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수익률을 보고 유입된 고객은 결국 수익률 때문에 이탈한다. 사실 타사 대비 우리 수익률 역시 높은 수준이나 수익률로 서비스를 재단하는 순간 핀트는 금융투자상품이 된다. 수익률을 강조하기 보다는 진정한 서비스의 가치를 알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높은 수익률을 강조하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지 않나
‘투자는 수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도구 중 하나다’라는 가치를 전달하고 싶다. 고객의 일상 속에서 투자와 소비, 저축까지 이어지는 금융라이프가 핀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식되면 수익적인 부분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사실 수익구조는 이미 다른 핀테크 서비스 대비 탄탄한 편이다. 자본주의 속성상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실물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을 전제할 때, 단기적으로 고객을 모으는 것보다 고객과 함께 꾸준히 성장하겠다는 접근이면 결국 핀트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향후 계획은
올해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집중 준비할 예정이다. 특히 핀트카드와 핀트페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핀트카드는 이르면 다가올 여름에 만날 수 있다.
 
☞[미니프로필]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 
서울대 전기공학 졸업, 서울대 MBA, 한국기업투자, 엔씨소프트 재직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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