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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최태원 SK 회장에게 온 편지 “가스전 개발 멈춰달라”

호주 환경연구소와 환경단체 공개 서한 송부
‘바로사-칼디타 가스전 온실가스 배출 많을 듯’
개발 추진 지속 시 호주 기후위기 심화 우려

SK E&S가 개발 예정인 호주 바로사-칼디타 가스전 전경. [사진 SK E&S]
 
호주 환경연구소와 환경단체가 SK그룹 최태원 회장에게 액화천연가스(LNG) 가스전 투자를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이 철회를 요구하는 사업은 SK그룹의 에너지 자회사 SK E&S가 지난 3월 투자를 확정한 호주 바로사-칼디타(Barossa-Caldita) 해상 가스전으로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 및 기후위기 심화가 우려된다는 판단에서다.
 
20일 국내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호주 현지 환경연구소 주빌리연구소와 노던테리토리주 환경센터 등 27개 환경단체가 호주 바로사-칼디타 가스전 개발 사업 철회 요구를 담은 공개 서한을 SK그룹으로 송부했다. 서한을 받는 수신인에는 최태원 SK 회장을 포함 SK그룹 경영진 15명이 올랐다.  
 
바로사-칼디타 가스전은 석탄화력발전소의 LNG발전 전환 등 국내 LNG 수요 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SK그룹 전략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 3월 SK E&S가 사업 주체로 참여, 2025년까지 향후 5년간 가스전 개발에 총 투자비 37억 달러(약 4조원)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빌리연구소 등 환경단체는 서한에서 우선 SK그룹의 바로사-칼디타 가스전 개발 추진은 전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바로사-칼디타 가스전은 기후위기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 집약도가 높은 가스전”이라며 “이미 산불 등 기후위기의 피해가 심각한 현실이 된 호주 상황에 SK그룹이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전했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바로사-칼디타 가스전에 매장된 천연가스에 불순물로 섞인 이산화탄소의 비율이 18%에 달해 온실가스 배출집약도(1t의 LNG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가 1.47tCO2/tLNG에 달해, 호주 내 다른 가스전의 평균집약도인 0.7tCO2/tLNG의 2배 수준이며,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사업을 주도하던 미국 에저지 기업 코노코필립스 역시 이산화탄소 배출 과다로 사업 추진을 접을 것으로 알려졌다. 코노코필립스가 호주 해안석유환경청에 제출한 탄소배출 전망 자료에 따르면 바로사-칼디타 가스전 사업은 연간 370만t의 LNG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만 약 540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빌리연구소는 “생산과정에서 LNG 생산량의 1.5배에 달하는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이라며 “생산된 LNG가 최종 소비되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안하면 이 사업을 통해 연간 1500만t 이상의 온실가스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 E&S는 탄소포집 및 저장(CCS) 기술을 활용, LNG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인근 해상 폐가스전에 저장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연구소는 이에 대한 비판도 서한에 담았다. CCS 기술의 기술적, 경제적 실현 가능성이 검증조차 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주빌리연구소 등 환경단체는 서한에서 “SK E&S가 협력사와 계획 중인 호주 내륙 소재 ‘뭄바’ 유전의 CCS사업은 매우 초기단계에 불과해 기술적, 경제적 실현 가능성도 검증되지 않았다”며 “계획에 따르더라도 저감가능한이산화탄소 양이 가스전 배출량의 30%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빌리연구소 등 환경단체는 SK그룹의 RE100 선언 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석유·석탄 투자 중단 및 탄소배출 3분의 2 감축이라는 선도적인 경영 목표를 제시했음에도 해외에선 가스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SK그룹 및 SK E&S가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바로사-깔디따 가스전에 대한 투자를 철회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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