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포드, 6조원대 블루오벌에스케이 설립
LG에너지솔루션-GM, 테네시주 배터리 공장 설립키로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경제 동맹이 복원되면서,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의 협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이 자국 시장을 활용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 배터리 동맹이 중국의 성장세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 마지막 일정으로 미국 조지아주(州)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상호 투자 촉진, 공동 기술 개발도 논의했다”며 “미국이 배터리 생산 시설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반도체, 미래차 분야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미국과 굳게 손을 잡고 있다”며 “양국 국민 모두가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사실상 전기차 배터리 분야와 관련해 한‧미 경제 동맹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방문, 시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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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LG, 美 배터리 공장에 12조원 ‘투자’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한‧미 정상회담 전에 이미 미국 현지 배터리 공장 건설 등에 약 12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완성차업체인 포드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인 ‘블루오벌에스케이’를 설립한다. 양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202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 연간 약 6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등을 생산하고, 이후 생산 확대 여부 등에 대해 추가 검토한다. 60GWh는 약 100kwh(킬로와트시)의 배터리가 필요한 전기 픽업트럭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 측은 연간 생산량 60GWh의 규모의 배터리 생산을 위해 약 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의 합작법인 투자 6조원을 비롯해 현재 건설 중인 조지아 배터리 1‧2 공장(3조원) 등 총 9조원을 미국에 투자하게 됐다. 향후 시장 확대 등을 감안해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라 미국과의 배터리 공조에만 1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양사의 합작법인 설립은 SK이노베이션과 포드간의 협력을 넘어,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전기차 산업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과 성장에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지난달 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 미국의 완성차업체인 GM과 전기차 배터리 제2 합작공장을 설립한다. 양사는 합작법인(얼티엄 셀즈)을 통해 이번 합작공장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오는 2024년 상반기까지 연간 생산량 35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장은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 지역에 구축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측은 미국 오하이오주에 35GWh 규모의 배터리 제1 합작공장을 건설 중으로, 이번 제2 합작공장을 포함하면 2024년까지 연간 생산량 70GWh 이상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게 된다. 이는 1회 충전 시 500㎞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를 100만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최고의 파트너인 GM과 함께 전기차 확대에 적극 나서 미국 그린 뉴딜 정책 성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배터리 생산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부터 제품 개발 및 원재료 조달까지 미국 내에서 차별화된 안정적인 공급망 체계를 갖추는 데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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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배터리 패권 견제 ‘속도’
배터리업계 등에선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 양국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견제하는 구도가 그려질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은 주요 미래 산업인 전기차 배터리 분야와 관련해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고, 한국의 경우 다소 폐쇄적인 중국 시장보단 미국을 배터리 거점으로 활용해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용이한 상황이다.
실제 시장 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을 보면, 중국 배터리업체인 CATL의 사용량은 15.1GWh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321% 급증한 규모다. 중국 CATL의 올해 1분기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31.5%로, LG에너지솔루션(20.5%)을 앞섰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24.6%, CATL 17.0% 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배터리업체가 자국 시장을 등에 업고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호근 대덕대(자동차학과) 교수는 “그간 국내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이 미국 현지에 배터리 관련 투자를 이어간 것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며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배터리 패권을 견제하기 위한 한국과 미국의 공조가 더욱 굳건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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