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DOWN |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참치 신화’ 무너지나…승계 리스크에 휘청
경영승계 둘러싼 잡음으로 파면 위기…경영권 분쟁
‘기업가치 훼손’이유…사조산업 소액주주 연대 반기
참치명가에서 연매출 3조원대의 종합식품기업으로. 올해로 창립 50돌을 맞은 사조그룹의 수장, 주진우 회장이 파면 위기에 처했다. 수년간 주요 계열사 실적이 낙제점을 받은 데다 ‘꼼수 승계’를 위한 오너 일가의 방만 경영이 도마에 오르면서다.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사조산업의 소액주주들이 반기를 들면서 때 아닌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사조산업 주주총회에서는 ▲정관변경 ▲주진우 회장 이사 해임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3명 해임 ▲소액주주 측 감사위원 및 사외이사 신규선임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재계 시선은 일반 주주가 ‘3%룰’을 통해 주 회장 측을 이길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3%룰이 적용되는 감사위원 선임 및 해임 건은 해볼만 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분율을 사측과 엇비슷한 수준까지 확보했기 때문. 여기에 사조산업 주요 주주 중 하나인 국민연금 선택만 받는다면 3%룰 적용 안건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 회장 측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부인 윤성애씨가 장내 매수를 통해 사조산업 주식 1만3358주를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늘렸고 소액주주들의 경영참여를 막기 위해 정관 변경도 추진하는 모습이다.
소액주주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선 것은 그간 사조산업이 주주가치 제고와 상관없는 경영을 펼쳤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사조산업이 주 회장 아들인 주지홍 사조산업 상무의 부를 위해 회사가 손해를 보는 인수합병을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 사조산업이 최대주주인 골프장 캐슬렉스 서울과 주 상무의 개인회사 격인 부실회사 캐슬렉스 제주 합병 시도 등 회사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실적 부침도 계속되고 있다. 사조해표, 사조오양, 사조씨푸드 등 3개 상장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실적 반등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매출 효자 역할을 하던 통조림 매출까지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참치명가 명성에도 흠집이 나고 있다는 평가다. 주 회장이 공든 탑을 잘 지켜낼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