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큰 건설 자회사, ‘브랜드 힘’이 한 몫
도급순위·건축실적 성장세, 주택사업 수주실적 커져
현대엔지니어링, DL건설(옛 대림건설) 등 대형 종합건설사의 자회사들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자랑하고 있다.
11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모기업과 브랜드를 공유하는 등 대기업 ‘이름값’과 탄탄한 자금력이 이 같은 성장에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은 DL이앤씨 자회사 DL건설이다. DL건설은 1980년대 대림산업이 인수한 삼호주택에서 출발해 지난해 고려개발과 합병되며 대림건설로 사명을 변경한 뒤 지금에 이르렀다.
DL건설은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2021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12위로 올라섰다. 이는 지난해보다 5계단 높은 순위이다. 1년 전 30위에서 17위로 오른 것에 이어 다시 한 번 순위가 급등했다.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2%, 41.1% 증가한 5597억원, 653억원을 달성했다.
DL건설은 최근 도시정비사업을 비롯한 주택건축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모회사인 DL이앤씨와 ‘e편한세상’ 브랜드를 공유하며 높은 수주·분양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4월 충청북도 진천에 공급된 ‘e편한세상 진천 로얄하임’은 평균 3.31대1 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해당 단지는 진천군 최초 1군 브랜드 아파트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5월 공시된 수주현황에서도 이러한 점이 잘 나타난다. 철도·도로 등 토목위주인 관급공사의 계약 잔액이 1조 743억원인데 비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대거 포함된 민간공사 계약 잔액은 4조2065억원이다. 올해 신용등급 평가 또한 A-(안정적)으로 상향되며 더욱 원활한 자금조달 및 정비사업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주력이던 해외사업이 중단된 도중에도 국내사업에 힘쓰며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를 극복했다. 시공능력평가에선 DL이앤씨가 일시적인 기업분할 여파로 순위가 떨어지며 지난해 7위에서 6위로 1계단 올라섰으며, 특히 건축분야 시공능력평가액이 8조2126억원으로 지난해 평가액에 비해 약 8000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상대적인 약세를 보이던 아파트 및 상가시설 분야에서 10위권에 진입하면서 해당분야 기성액이 대폭 증가했다. 이는 국내 주택사업이 호황인데다 현대건설과 공유하고 있는 ‘힐스테이트’ 브랜드로 최근 몇 년간 7000세대 이상 주택공급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현대엔지니어링은 2019년부터 조직 내 주택사업팀과 도시정비사업팀을 늘리는 등 주택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1조4000억원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으며, 올해부터는 경기도 광명시 철산한신아파트를 시작으로 리모델링 사업에서만 5934억원 규모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달 7일에는 경기도 안산시 소재 팔곡일동1구역 재건축 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며 2년 연속 정비사업 1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같이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둔 현대엔지니어링 실적이 순항하면서 지배기업이자 대주주인 현대건설(지분율 38.62%) 또한 수혜를 볼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지분율 또한 11.72%로 높아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중요한 열쇠로 꼽히고 있다.
반면 계열분리 이후 실적이 대폭 하향세를 타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시티건설이다. 2019년 중흥건설그룹과 계열 분리한 시티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5단계 하락한 59위를 차지했다.
이는 계열분리 여파로 경영평가액과 신인도평가액이 반토막 난 데다, 최근 공공택지 입찰 단속 및 미분양 문제가 공사실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수도권 및 광역시에 공공택지 공급이 마무리된 상태에서 미분양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고 입지가 좋은 정비사업 수주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티건설 매출은 2019년 5415억원에서 지난해 2283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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