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고점? 코웃음 치는 시장…수도권 상승률 역대 최대치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 4주 연속 최대치 기록 경신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 1년 전으로 회귀
정부, 금리인상 시작으로 대대적인 집값 잡기 나서나
수도권 집값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고점론’이 무색할 만큼 수도권 집값 변동률은 매주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달 말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금리 인상과 함께 대출을 옥죄는 새 금융대책이 나올 경우 부동산 시장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수도권 집값 오르고 매수 의지도 더 강해져
수도권 집값 변동률 0.39%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5월 이후 9년 2개월 만에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3~4주 0.36% 상승한 데 이어, 지난주 0.37%, 이번 주 0.39%로 4주 연속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서울에서는 규제 완화가 기대되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신분당선 등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수도권 중저가 단지를 위주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잠시 떨어졌던 주택매매 소비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3.1포인트 오른 146.3이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1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국의 가구와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부동산시장에 대한 가격 및 거래 동향을 물어 산출한 지표다. 0에서 200 사잇값으로 표현되고 ▶하강(95 미만) ▶보합(95 이상 115 미만) ▶상승(115 이상) 등 3단계로 세분화된다.
수도권의 주택매매시장 심리지수는 ‘2·4 주택 공급 대책’ 발표 이후 2월 143.0, 3월 135.5, 4월 133.1까지 떨어졌으나 5월 139.5로 반등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서울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7월보다 4.1포인트 오른 145.7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8월, 정부의 ‘8·4 주택 공급 대책’ 발표 직전 수치인 155.5에 가까워지는 양상이다.
‘금리·대출·공급’ 3각 편대로 집값 꺾을까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사전청약 물량은 소형평형이 주류를 이뤄 중형 크기 이상의 주택매수 수요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며 “사전 청약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한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 청약으로 인한 매수수요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얘기다.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이달 말께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첫 신호탄은 ‘기준 금리 인상’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금통위는 이 자리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은은 2개월 가까이 관련 보고서를 통해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일각에서는 통상 0.25% 포인트씩 올리던 인상수준을 0.50%포인트로 높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함께 정부도 후속대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실수요자 수요에 부응하도록 민영주택과 2·4 공급 대책 물량에 대한 사전청약 확대방안을 검토해 8월 중 확정,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홍 부총리는 경기 남양주 군부대 이전부지를 개발해 주택 3200가구를 새로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아울러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이달 말 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고강도 금융대책을 꺼낼 가능성도 높다. 고 후보자는 금융위원장 임명 이후 “가계부채를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7월 금통위원 시절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고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며 금융안정에 가중치를 둬야 한다”며 금리 인상을 주장한 바 있다.
다양한 정부 정책에도 ‘백약이 무효’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이번엔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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