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금리'에 허덕인 보험사… 기준금리 인상에 웃을까
26일 금통위, 기준금리 인상 유력…시점이 문제
제로금리 여파로 수익률 부침 겪어온 보험사
금리상승, 실적 호재로 연결… RBC하락은 부담
최근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보험사 실적에 청신호가 켜질지 관심이 쏠린다. 금리 인상시 보험사들의 핵심 투자처인 채권투자 수익률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중시되는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할 수 있어 보험사들의 대응 전략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산되고 경기 회복세가 진행되며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가 고조된다. 이에 오는 26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금융사 및 채권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지난 6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회복세에 따라 연내 금리 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 1.25%에서 0.75%로 하락했고 두달 후인 5월에는 0.50%까지 떨어졌다. 이후 변동없이 0.50%의 기준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이다.
보험사는 기준금리 변동에 예민한 금융사 중 하나다. 국내 보험사의 경우 보험료를 국고채 및 회사채에 투자한 운용수익률로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로 국고채 금리가 꾸준히 하락해 수익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진 후 생명·손해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0.4~0.7%포인트 하락했다. 생·손보사의 지난해 3월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각각 3.48%, 3.58%였지만 올 3월에는 3.06%, 2.84%까지 떨어졌다. 2019년부터 기준금리가 하락세를 탔고 지난해 0%대로 떨어지자 운용자산이익률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저금리기조는 보험사의 보유계약 가치 하락까지 불러온다. 보유계약가치는 보유계약에서 발생한 미래 이익을 뜻한다. 보유한 계약에서 들어오는 수입보험료를 굴려 수익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금리가 하락하면 자산이익률 하락으로 보유계약가치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러면 보험사가 준비해야 하는 보증준비금 부담이 커져 순익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 하락은 채권 평가익 증가로 이어져 매각에 따른 이익을 발생하게 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이는 보유계약가치를 하락시킨다. 이를 상쇄하려면 수익성이 더 높은 장기보험 신계약이 필요한데 이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생·손보사들은 주가 상승 및 변액보증준비금 부담 감소,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 하락,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기저효과 등의 요인으로 실적이 지난해 대비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은 신규 채권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어 보험사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보험사들이 주로 투자하는 10년물 국고채 금리도 상승세다. 지난해 6월 1.3%대까지 하락했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더니 이달 24일 기준, 1.90%까지 상승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최소 2% 수준이 돼야 보험사가 의미있는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며 "금리인상으로 국고채 금리가 2%대까지 상승한다면 투자수익률 상승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RBC비율 감소는 부담이다. RBC는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 값이다.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얼마나 되는냐를 측정한 것이다.
2023년 도입이 예정된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을 앞두고 보험사들은 경쟁적으로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을 늘리고 있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보험사가 쌓아야 할 자본이 더 요구된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RBC비율 하락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금리가 오르면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 발행시 이자비용도 늘어나 이익에 악영향을 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 금리 상승은 투자수익을 늘릴 수 있어도 가용자본 증가 등 우려되는 점도 있다"며 "금리가 올라도 저금리 기조는 여전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변액보험 같은 특별계정, 장기적으로 금리 민감도가 낮은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로금리에 허덕인 보험사
한은은 지난 6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회복세에 따라 연내 금리 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 1.25%에서 0.75%로 하락했고 두달 후인 5월에는 0.50%까지 떨어졌다. 이후 변동없이 0.50%의 기준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이다.
보험사는 기준금리 변동에 예민한 금융사 중 하나다. 국내 보험사의 경우 보험료를 국고채 및 회사채에 투자한 운용수익률로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로 국고채 금리가 꾸준히 하락해 수익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진 후 생명·손해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0.4~0.7%포인트 하락했다. 생·손보사의 지난해 3월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각각 3.48%, 3.58%였지만 올 3월에는 3.06%, 2.84%까지 떨어졌다. 2019년부터 기준금리가 하락세를 탔고 지난해 0%대로 떨어지자 운용자산이익률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저금리기조는 보험사의 보유계약 가치 하락까지 불러온다. 보유계약가치는 보유계약에서 발생한 미래 이익을 뜻한다. 보유한 계약에서 들어오는 수입보험료를 굴려 수익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금리가 하락하면 자산이익률 하락으로 보유계약가치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러면 보험사가 준비해야 하는 보증준비금 부담이 커져 순익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 하락은 채권 평가익 증가로 이어져 매각에 따른 이익을 발생하게 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이는 보유계약가치를 하락시킨다. 이를 상쇄하려면 수익성이 더 높은 장기보험 신계약이 필요한데 이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실적에는 호재, RBC 하락은 부담
보험사들이 주로 투자하는 10년물 국고채 금리도 상승세다. 지난해 6월 1.3%대까지 하락했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더니 이달 24일 기준, 1.90%까지 상승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최소 2% 수준이 돼야 보험사가 의미있는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며 "금리인상으로 국고채 금리가 2%대까지 상승한다면 투자수익률 상승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RBC비율 감소는 부담이다. RBC는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 값이다.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얼마나 되는냐를 측정한 것이다.
2023년 도입이 예정된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을 앞두고 보험사들은 경쟁적으로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을 늘리고 있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보험사가 쌓아야 할 자본이 더 요구된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RBC비율 하락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금리가 오르면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 발행시 이자비용도 늘어나 이익에 악영향을 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 금리 상승은 투자수익을 늘릴 수 있어도 가용자본 증가 등 우려되는 점도 있다"며 "금리가 올라도 저금리 기조는 여전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변액보험 같은 특별계정, 장기적으로 금리 민감도가 낮은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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