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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대리점 직원 '휴대폰 명의도용', 카드사 4곳 중 2곳 뚫렸다

알뜰폰 대리점 직원들, 명의 도용해 4개 카드사에 발급 신청…수천만원 피해
금감원, 원인 파악 위해 비대면 카드발급 현황 조사 나서

 
  
알뜰폰 대리점 직원들이 고객 명의를 도용해 대포폰을 발급한 후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수천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신용카드 발급이 늘어나면서 타인 명의를 도용해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뜰폰 대리점에서 고객의 명의를 도용해 대포폰을 발급한 후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수천만원을 결제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알뜰폰 대리점 직원들은 네 군데 카드사에 카드발급 신청을 했는데 그 중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로부터 카드를 발급받는데 성공했다. 다른 카드사들인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보유한 기존 고객정보와 다른 점 등을 이유로 카드 발급을 거절했다.
 
네 곳 카드사 모두는 금융당국이 내린 비대면 카드 발급 관련 가이드라인 자체는 준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통상적으로 비대면 카드 발급은 ▲휴대폰 인증(통신사 및 주민번호앞자리) ▲본인명의 계좌 인증 ▲신분증 인증 등의 절차를 거친다. 다만 이번 사건에선 해당 명의 고객이 신규발급이었는지, 재발급이었는지가 각 카드사들의 최종 검증 정확도를 높였다는 게 업계 공통된 설명이다. 
 

“본인인증수단 휴대폰, 제3자 발급용이…근본 원인일 수 있어”

비대면 명의도용과 관련해선 신용카드 발급 뿐 아니라 카드대출 범죄도 발생하고 있어 명의도용 재발 방지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범죄는 1금융권도 사정권이다.  
 
지난 7월 대구에서는 주민등록증 정보와 범용공인인증서를 이용해 알뜰폰을 개통한 후 비대면으로 은행에서 계좌를 발급하고, 두 곳의 카드사를 통해 대출을 받는 등 총 1억7500여만원을 가로채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은행·카드·보험 등 금융업계 내부에선 비대면 금융거래의 제도적 개선도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지나치게 용이한 휴대폰 개설의 문제점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본인 인증수단으로 휴대폰이 자리 잡았는데, 특히 알뜰폰의 경우 제3자가 개설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어 악용되기 쉽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본인을 나타내는 중추적 도구인 휴대폰, 알뜰폰이 타인에 의해 쉽게 개설되는 것이 근본적 원인일 수 있다”며 “개인정보를 모두 탈취한 사람이 ‘코어’가 된 휴대폰으로 인증을 다 해버리면 금융기관에서도 검증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 “청구유예 후 대책 마련에 힘쓸 것”

해당 사건은 현재 경찰 조사 중이며, 카드사들은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피해 고객의 귀책사유가 없다는 것이 확인될 시 보상하는 한편 이후 재발방지 대책마련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부정적 사용이 입증되면 통상적으로 결제금액을 청구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당사는 현재 70여 개의 리스크 팩터를 추출해 전산으로 걸러내고 있고, 인공지능과 숙련된 리스크 담당 전문인력이 합쳐진 일종의 하이브리드 형태로 심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추후 새로운 명의도용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필터링 업그레이드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결제 청구 유예 후 경찰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중”이라며 “고객의 귀책사유가 없다면 구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카드업계를 대상으로 비대면 카드발급 현황 조사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원인을 파악 중이다”며 “제도적 결함인지, 운영과정에서의 문제인지, 업무처리의 미흡인지 등을 파악하고 이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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