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 등판으로 숨통 틔인 롯데손보…재무리스크 떨쳐낼까
올 상반기 RBC 200% 육박, 실적도 상승세
손해율 큰 자동차·일반보험 줄이고 장기보험 집중
MZ세대 공략 혁신 장기인보험 출시하며 승부수
롯데손해보험이 대주주 교체 이후 체질개선에 성공한 모습을 보이며 각종 경영지표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향후 이명재 롯데손보 대표가 퇴직연금의 수익성 하락 등 여전히 상존한 재무 리스크를 떨쳐내고, 내실 다지기에 성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각종 지표 상승세, '선택과 집중' 통했다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지난해 초 금융감독원 권고치인 150%대까지 추락했었다. 하지만 꾸준한 재무건전성 개선 노력으로 RBC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9월 말 기준으로 200%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적자에 빠졌던 순이익도 상승세다. 2019년과 2020년 잇따라 적자를 기록했던 롯데손보는 올 상반기(잠정) 매출(원수보험료)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조1482억원, 768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5%, 21.2% 증가했다.
올 상반기 롯데손보의 RBC비율 상승과 실적 개선에는 본사 사옥 매각분, 롯데렌탈 지분 처분 등 일회성 요인이 존재한다. 다만 롯데손보의 선택과 집중 전략도 주효했다. 이미 롯데손보는 2019년 대주주 변경 이후(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로 대주주 변경) 손해율이 치솟던 일반보험, 자동차보험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 판매를 적극 늘려왔다. 이후 올 4월 취임한 이 대표는 이러한 체질개선에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롯데손보의 보종별 원수보험료를 살펴보면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058억원, 102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5.2%, 25% 줄었다.
반면 장기보장보험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상반기 7146억원에서 올 상반기 8448억원으로 18.2% 상승했다. 특히 장기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2019년부터 연 평균 11%씩 성장 중이다.
손해율도 줄었다. 올 상반기 기준,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각각 70.76%, 87.37%를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41%포인트, 3.05%포인트 감소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 이후 보험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해 온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과 RBC비율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달 롯데손보가 출시한 ‘렛점프(let:jump) 종합건강보험’도 장기보장성보험 강화 전략의 일환이다. 이 상품은 고객이 가입한 보장금액을 계약기간 중에 직접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신개념 서비스를 탑재했다.
젊었을 때 보장액을 낮춰 보험료를 적게 내다가 건강 악화가 찾아올 수 있는 50세가 되기 전 보장액을 늘릴 수 있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위험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가입자들이 대거 보장액을 높이면 상품 운영에 문제가 생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상품을 잘 팔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롯데손보가 이 상품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장기인보험 집중을 위해 미래의 고객인 MZ세대 가입자를 대거 유치해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퇴직연금 적립액↓…장기보험으로 메꿀까
향후 핵심 과제 중 하나는 퇴직연금 관련 수익성 하락을 어떻게 메꾸느냐가 될 수 있다. 롯데손보는 퇴직연금 사업을 통해 매년 수백억~수천억원대 이자 수익을 내왔지만 최근 적립액이 하락세다.
올 상반기 롯데손보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6조827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7조6090억원) 대비 7814억원(10.3%) 감소했다. 롯데계열사 퇴직연금 적립액은 2조52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 늘었지만 비계열사 적립액이 4조3067억원으로 16% 줄었다. 적립액이 줄어들면 그만큼 굴리는 자본이 감소해 이자수익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사옥 매각과 지분 처분 등으로 겨우 200%대 RBC비율을 맞춘 롯데손보 입장에서는 퇴직연금 사업을 마냥 확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퇴직연금 자산을 늘리게 되면 RBC비율이 하락할 수 있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을 감안하면 무작정 퇴직연금 사업 비중을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렛점프보험 같은 혁신성 보험 상품 출시로 장기인보험 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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