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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톡톡] 전기차 배터리 가격만 2000만원…'배터리 보험' 필요할까

당국, 운전자 경제적 부담 줄이고자 '배터리 가액 전액 보상' 보험 도입
감가상각된 비용도 보장…연 보험료 6000원 수준
갱신시점 따라 가입 제한될 수 있어 주의

 
 
[연합뉴스]
 
#.직장인 김모씨(40)는 최근 자신의 전기차(연식 4년) 주행 중 교통사고로 배터리 경고신호가 켜져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수리 결과, 배터리팩이 크게 파손돼 교환해야 한다는 수리기사의 얘기를 들은 김씨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배터리 가액만 2000만원에 달하는 데 보험(자기차량손해담보) 처리를 해도 본인 부담 비용이 50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보험사가 감가상각 비용을 제외하고 보험 처리를 해줬다"며 "배터리 가액 전체를 보장하는 보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도로 위 전기차가 늘면서 배터리 보험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다. 그동안 자기차량손해담보 보험을 통해 배터리 가액을 보상받을 수 있었지만 차량 연식에 따라 감가상각된 비용은 운전자 본인이 부담해왔다.  
 
하지만 최근 보험사들이 배터리 가액 전체를 보상하는 특약을 내놓고 있어 전기차 운전자들의 경제적인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때 특약 가입의 경우 보험사별 차량 연식에 따라 제한이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배터리 가액 전액 보상 보험 나왔다…보험료는?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2015년 5712대에서 지난해 13만4962대로 연평균 453%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국내외로 친환경 정책이슈가 활성화되고 있어 도로를 주행하는 전기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차량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사고도 증가할 수 있다. 그러면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 수리 및 교체와 관련, 운전자들의 고민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차종과 주행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배터리 가액은 1400만~2500만원대까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사고로 배터리팩이 파손되면 내연기관 차보다 수리비용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단순 수리로 해결되면 다행이지만 교체라도 해야 되면 운전자들은 비용 때문에 난감할 수밖에 없다.
 
배터리 수리 및 교체의 경우 자동차보험 특약인 자기차량손해담보로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그동안 보험사의 개별 약관은 손해액 산정 시 엔진 등 중요한 부품을 새 부품으로 교환할 경우에만 감가상각 금액을 공제할 수 있게 했다. 배터리는 약관상 중요한 부품에 해당되지 않아 교체 시 가입자가 감가상각 비용을 부담해왔다는 얘기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관련 규정을 손보면서 지난 8월부터 보험사들은 자기차량 사고 시 배터리 교체비용을 전액 보상하는 배터리 특약을 도입하고 있다.
 
[자료 금융감독원]
 
국내에서 전기차 관련 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는 4곳이다. 지난달 말 삼성화재가 개인용 전기차 보험(11월1일부터 판매)을 내놓으면서 '배터리신가보상 특약'을 포함시켰고 현대해상도 '전기차 배터리 신품가액 보상 특약'을 판매 중이다. DB손보와 KB손보도 '배터리 전손 보상 특약'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각사별로 신차 등록기간에 따라 배터리 보험 가입에 제한이 있다. 삼성화재는 신차 등록 후 3년 이내 차량만 배터리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DB손보와 KB손보는 배터리 보험 가입이 가능한 신차 등록기간을 2년으로 제한했다. 현대해상만 등록기간 제한이 없다.  
 
국내 개인용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된 것은 2016년 이후부터다. 이때 차량을 구매한 운전자는 신차 등록 후 6년이 지나 배터리 보험에 가입하려면 선택지가 현대해상밖에 없다는 얘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신차 등록기간에 따라 가입 제한을 둔 것은 아직 배터리 보험 관련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아 손해율 측정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교체 관련 데이터가 더 쌓이면 이 기간은 더 늘어나거나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대해상 측은 "배터리 보험 가입 관련, 등록기간 제한은 없지만 보험료율 조정으로 리스크를 대비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배터리 특약(보험) 보험료는 어느정도일까. 금융감독원과 국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배터리 특약 보험료는 신차가 2750원, 등록 후 2년이 된 차량은 1만760원, 5년이면 1만6130원이라고 명시돼 있다. 다만 이는 보험사별로 차이가 있어 가입 시 확인이 필요하다. KB손보의 경우 신차 기준 배터리 보험료는 6000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갱신시점 따라 가입 제한, "내 보험기간 확인해야"

전기차 관련 보험은 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배터리 특약 말고도 전기 충전 중 사고로 인한 상해, 전기차 견인거리 보장, 차량 운반비용 지원 등 다양하다.  
 
다만 특약 형태로 가입하는 것이어서 기존 자동차보험 갱신 시점에 가입할 수 있다. 현재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담보에 가입돼 있어도 전기차 특약을 추가 가입할 수 없다는 얘기다. 자동차보험 갱신시점이 2021년 8월인 A가입자가 전기차 관련 특약에 가입하려면 내년 8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에 일부 보험소비자들은 타회사 자동차보험에 중복가입한 후 기존 보험을 해약하는 방법으로 전기차 특약에 가입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험 가입 전 자신의 갱신시점과 함께 가입할 특약의 보험료를 제대로 파악한 후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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