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국내 M&A 큰장 섰다…2016년 4분기 이후 최대
블룸버그리그테이블 집계
신세계·네이버·한화 등 대기업 인수전 참여 활발
국경 간 거래도 올해 M&A의 특징
국내 인수·합병(M&A) 업계에는 올해 예년보다 큰 장(場)이 섰다. 거래 건수뿐 아니라 거래 금액도 조 단위의 ‘메가딜’이 수두룩했다. 특히 한동안 국내외 사모펀드(PEF)들이 주름잡던 기업 인수전에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열기를 더했다. 현금이 쌓인 대기업들은 매물이 넘치는 시장에서 M&A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4일 블룸버그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거래 건수는 총 1922건, 거래 규모는 약 855억 달러(101조4885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3분기(6~9월)에는 331억 달러(39조2897억원) 규모, 714건이 성사되면서 2016년 4분기(358억 달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수 기업의 업종은 제조업이 21.86%로 1위를 차지했고, 금융이 21.22%로 뒤를 이었다.
올해 M&A 시장의 특징은 대기업들의 활발한 인수전 참여다. 상반기에는 신세계가 가장 공격적인 M&A에 나섰다. 신세계 이마트는 이커머스 패션 플랫폼 더블유컨셉코리아를 인수한 데 이어 3조4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투입해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갔다. 그동안 신세계가 스타필드, 트레이더스 등 자체 투자로 신사업을 진행해 왔던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콘텐트 강자의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5월 세계 최대 웹소설 사이트 왓패드를 인수하고,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미국 LA에 설립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지난 5월 1조원을 넘게 투자해 북미 웹툰 사이트 타파스와 웹소설 사이트 래디쉬를 인수했다.
이와 더불어 조 단위의 국경간 거래(크로스보더 딜)도 여러 건 성사됐다. 전 세계 1억명이 사용하는 영상 메신저 ‘아자르’로 유명한 토종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는 지난 2월 미국 나스닥 상장사 매치 그룹에 지분 100%를 넘겼다. 매각 금액은 17억2500만 달러(약 1조9330억원)에 달하는 빅딜이었다.
8월 초에는 한화솔루션이 유럽의 신재생 에너지 관련 기업인 RES 프랑스를 약 1조원에 인수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 관계자는 “해당 거래는 정부 주도하에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한화그룹이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 분야를 확장해 나가며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는 전략적인 M&A 활동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DL그룹(옛 대림그룹)의 DL케미칼이 미국의 최대 석유화학사 크레이튼의 지분 100%를 인수한 거래 역시 올해의 대표적인 크로스보더 딜이다. DL그룹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라 이목을 더 끌었다. DL케미칼은 지난 9월 27일 이사회를 열고 크레이튼 지분 100%를 주당 46.5달러, 총액 16억 달러(약 1조88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크레이튼은 폴리머 사업의 주력제품인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로 미국과 유럽 시장의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크레이튼 인수로 DL그룹은 글로벌 석유화학 선도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법무법인 리그테이블 순위로는 거래 규모 시장점유율 기준 23.37%를 기록한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1위, 그 뒤를 법무법인 광장(18.87%), 법무법인 태평양(8.87%) 뒤따랐다. 거래 건수로는 법무법인 광장이 114건으로 가장 많았고,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세종이 96건으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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